에피소드 2: 트롤 깨우기

Posted in Magic Story on 2021년 1월 13일

By Roy Graham, with contributions from Jenna Helland

Roy Graham is a writer from New York and graduate of the Rutgers-Camden MFA program. His nonfiction has been featured in Rolling Stone, Playboy, and Motherboard. His fiction has been featured in the anthology "The Night Bazaar: Eleven Haunting Tales of Forbidden Wishes and Dangerous Desires" and its sequel, "The Night Bazaar: Venice." He is currently a designer on the Magic: The Gathering Worldbuilding team.

카야는 코시마의 배 밑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채로 위로 지나가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였다; 배에는 노도, 방향타도 없었다. 그녀가 배에 오르자마자, 그것은 갑자기 휘청이며 부두로부터 멀어졌고, 그녀는 그제서야 알룬드가 배가 "그녀를 그녀가 가야 할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녀가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는 뜻을 담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렇다면, 가만히 누워 생각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었다.

Mistgate Pathway
Mistgate Pathway | Art by: Yeong-Hao Han

보통, 칼드하임의 세계들은 각각의 차원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았다—오히려, 그들 사이의 틈새는 카야가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차원 이동 능력으로는 건널 수 없었기에 더 절대적이었다. 이 세계의 신들에게조차도, 우주를 건너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잉가에 따르면, 예외가 있기는 했다. 이따금씩, 필멸자의 독창성이나 우연한 기회를 통해, 두 세계 사이의 일시적인 연결 고리—오멘패스라는 이름으로 부른다—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둠스카르—언제나 재앙을 초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천체의 충돌—를 두려워했다. 지난번에 브레타가르드가 걸어 다니는 시체와 유령들이 가득한 얼어붙은 대지인 카르펠과 충돌했던 때에는, 수많은 언데드들의 군단이 베스키르 요새로 쳐들어오고 나서야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기록된 역사 속에는 악마들의 세계인 이머수투름과 둠스카르로 연결되었던 적은 없지만, 그러한 일이 일어난 뒤의 결과는 상상하기 힘들었다—지난번에 악마 한 마리가 브레타가르드에 찾아왔을 때는, 그 악마가 너무나도 끔찍하게 난동을 부렸기에, 이후 그 당시를 회상하며 그 절기에 가장 황량하고 어두운 시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체적으로, 이는 그녀가 이제부터는 피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과 같은 종류의 사건인 것처럼 들렸다. 집중해, 카야. 아마도 다른 차원으로부터 온, 위험한 것이 확실한 괴물을 찾아야만 해. 그 정도면 바쁘게 있기엔 충분하지.

부드럽게 하는 소리가 나며 카야를 꿈도 꾸지 못하는 잠에서 깨웠고, 그녀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단검 자루로 손을 옮겼다.

잠깐. 그녀가 어디에 있다는 것인가?

그녀는 일어나 앉으며 등에 뻐근한 감각을 느끼고 얼굴을 찡그렸다. 배가 우주의 정제되지 않은 마법적인 에너지를 헤치며 항해할 수 있는 강력한 유물이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침대로써도 썩 좋은 물건이 되어 준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등 뒤에 깔린 수면 위로는 짙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물결이 뱃고물에 철썩이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삼키고 있었다. 앞쪽으로는, 배의 끝부분이 진흙과 뿌리가 뒤섞여 울퉁불퉁한 둑 위로 들려 올려져 있었다.

"여기서 내리란 거지?" 카야가 말했지만,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배에서 내리자 그녀의 신발이 곧장 축축하고 검은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녀가 해안 가장자리로 뻗어 나와 있는 굵은 뿌리들 중 하나에 배를 묶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을 때, 배는 마치 누가 밀기라도 한 것처럼 파도 속으로 휘청이며 물러났다. 한순간에, 배는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태워 줘서 고마워," 그녀가 중얼거렸다. 그 괴물이 다시 다른 세계로 건너간다면 그때는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뭐, 그런 일은 나중에 고민해도 상관없었다. 카야는 나뭇가지를 붙잡고 몸을 지탱하면서 둑을 기어 올라가 숲속으로 들어갔다.

카야는 오래된 장소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왔다. 당신의 전문 분야가 죽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인 경우, 삶은 당신을 꽤 다양한 고분들과 잊혀진 도시들로 안내해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아주, 아주 오래되었다고 느껴지는 야생지에 있었던 적은 없었다. 모든 나무들은 구부정한 할아버지 같았고, 가장 어린 나무들조차도 이미 인간으로 따지면 여러 생애를 살아 온 것처럼 보였다. 사방을 뒤덮고 있는 이끼 밑에 깔려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상태인 채로 방치되어 있는 부서진 석조물들이 여기저기에서 간간이 보였다. 모든 것이 잊혀진 시대의 유물인 것처럼, 시간의 최종적인 승리에 대한 패배를 인정한 것처럼 보였다. 한 시간 정도 걷자, 카야는 돌로 지어진 우뚝 솟은 아치길이 유일하게 온전한 구조물로써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에는 이제는 폐허가 된 요새의 웅장한 관문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임이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곳을 지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이 적어도 20피트(역주: 약 6미터)는 되어야 했던 것처럼 보였다.

숲은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는 동안, 카야는 알더가르드의 동굴 깊숙한 곳에서 보았던 그 은은하고 유기적으로 보이는 금속 광맥을 찾고 있었다. 대신 크고 으스스한 발자국이라도 좋아. 아니면 발톱 자국이라던가.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괴물이 이쪽으로 왔었다는 표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카야는 멈춰서서 쓰러진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가 멀리서 누군가가 희미하게 떠들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다시 일어났다. 이 차원의 밝고 빛나는 신들에게 감사해야겠군. 그들이 오멘패스탐색꾼들처럼 그녀를 환영해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그들이 누구이든 길 정도는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야는 무겁고 축 처진 나뭇가지를 밀어내고 이끼 낀 돌출부 아래로 몸을 숙여 가면서 그 소리를 따라갔다. 마침내, 그녀는 공터에 도착했다. 한쪽 끝에는 닳아서 희미해진 매듭 무늬와 비늘 모양의 버섯으로 덮여 있는 거대한 돌덩이가 있었다. 공터의 나머지 공간에는 낯설고 시끄러운 생물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몸을 숙이고 있었는데, 그 상태로도 그녀와 키가 비슷했으며, 이는 그들이 똑바로 일어서면 아마도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은 모두 녹색—일부는 연한 녹색, 일부는 더 짙은 녹색이었고, 일부는 흉측한 얼룩무늬였다—에 길고 검은 머리칼이 앙상한 몸집을 숄처럼 감싸고 있었고, 그들이 그녀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말할 때마다 입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무시무시한 엄니들이 서로 부딪혀 딸깍댔다. 트롤들이네. 아직까지 칼드하임에서 이들과 마주친 적은 없지만,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할 리는 만무했다. 그리고, 오멘패스탐색꾼들의 말을 믿는다면, 이 지역의 종은 성질이 고약한 무리였다.

고맙게도,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때때로 상대방을 후려치는 데 정신이 팔려서 그녀를 알아채지 못했다. 카야가 조심스럽게 그녀가 지나온 길을 따라 되돌아가고 있을 때, 어떤 형체가 거대한 돌덩어리 위로 걸어 나왔다. 트롤이 아니라, 금 원반이 매달려 짤랑거리는 후드를 덮어쓴 남자였다. 그의 허리띠에는 칼이 칼집에 꽂힌 채로 매달려 있었다.

돌 주변으로, 무리에서 가장 큰 덩치를 한 트롤 네 명이 어둠 속으로부터 걸어 나왔다. 그들은 녹슬고 몸에 맞지 않는 갑옷으로 몸을 덮고 있었고, 몽둥이와 조잡한 도끼, 부서진 칼 같은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도끼를 돌덩이에 두드리며 거칠고 그렁거리는 목소리로 무언가를 소리쳤다. 군중들이 웅성이던 소리가 잦아들었고, 후드를 쓴 남자가 두 팔을 벌려 그들을 향해 손짓했다.

"친구들," 그가 나지막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가진 수많은 이름들은 알고 있을 거야. 누군가는 나를 사기꾼이라고 부르고, 다른 이들은 나를 책략 위조범이라고 부르지. 나를 장난의 왕자라고, 또 거짓말의 신이라고 부른 적도 있어. 이 모두가 다 나 발키이고, 너희들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인 언어의 선물은 공짜로 주겠어. 내 말을 잘 듣고, 이해해. 지금부터 할 말은 아주 중요하니까."

Valki, God of Lies
Valki, God of Lies | Art by: Yongjae Choi

신이라고? 여기에? 최소한 이 자는 노인인 척은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카야는 생각했다, 그에게는 무언가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위대한 투쟁의 시기가 다가온다! 곧, 엄청난 탐욕과 사악함을 지닌 생물들로 가득 찬, 잔인하고 이상한 세계들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야만인들은 노트볼드의 숲을 풀 하나 남기지 않고 불태워 버릴 것이다! 그들은 자랑스러운 트롤 부족에게 칼을 겨눌 것이다!" 그가 받은 반응이라고는 침묵 속에서 이따금 신경질적으로 이빨을 달그락거리는 것이 전부였다. "이 사악한 침입자들은"—그는 마치 적당한 단어를 찾으려는 듯이 말을 잠깐 멈췄다—"그들은 너희들의 소굴에 있는 보물을 훔쳐내려고 하고 있다!"

그 말에, 군중이 분노에 차 소리를 지르며 폭발했다. 발키는 그 상황을 잠시 그대로 둔 뒤에, 손을 흔들어 트롤들을 조용히 시켰다. 조용해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크고 무장한 트롤들 중 한 명이 자신의 몽둥이로 맨 앞줄에 있는 트롤을 후려쳤고, 그러자 군중들이 다시 조용해졌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오직 하나뿐이다. 노트볼드의 부족들이 먼저 공격해야만 한다! 너희들은 사소한 경쟁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분열되어 있었다! 하나가 되어 공격하면, 아무것도 너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제서야 카야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발키는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주 미묘했으며, 알룬드로부터 흘러넘쳤던 광채와는 매우 달랐다. 놓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카야는 오랫동안 실체가 없는 적들을 사냥해 왔다. 그녀는 미묘한 에너지의 흐름을 감지해내는 데 익숙했다.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환영이었다. 그리고 카야는 자신이 보고 있는 환영을 만들어낸 자가 거짓말의 신일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용히, 카야는 주문을 만들어냈다. 화려한 주문은 아니었다—약간의 정화에, 가려진 베일 너머를 보는 게 전부였다. 바람을 약간 불어넣고 나면 . . .

그녀느 발키를 향해 부드럽게 숨을 불었고, 하얀 빛을 내뿜는 가루들이 그녀의 오므린 입술 사이로 빠져나왔다. 주문은 앞으로 나아가며 공기를 소용돌이치게 만들어, 트롤 군중의 갈기를 이리저리 날리는 폭풍으로 변화시켰다. 주문이 발키를 덮치자, 마치 발키가 그로부터 벗겨지는 것처럼 보였다. 거짓말의 신 대신, 붉은 살갗을 가진 남자가 두 개의 두드러진 뿔과 함께 매우 놀란 표정으로 그곳에 서 있었다. "누가 감히—? 모습을 드러내라!" 그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싫은데, 카야가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녀가 생각해서 취했던 행동들이 지금까지 어떤 결과를 초래했던가? 그녀는 몸을 숨기고 있던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아마도 그런 허술한 환영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안 그래?" 카야가 말했다. "멍청한 트롤들은 차이를 몰랐겠지만 말이야. 운이 안 좋았네, 티볼트."

Tibalt, Cosmic Impostor
Tibalt, Cosmic Impostor | Art by: Yongjae Choi

그의 입꼬리가 씩 웃는 것처럼 말려 올라갔다. 그 표정은 그의 분노를 전혀 누그러뜨려 주지 않는 것 같았다. "눈썰미 하나는 좋군. 우리가 아는 사이였던가?"

"아니. 하지만—사람들이 그러던데? 네 명성이 자자하거든." 오, 그녀는 악마 플레인즈워커에 대한 이야기를 차고 넘치게 들어 왔는데, 그중 어떤 이야기도 좋은 것이 아니었다.

"과찬이로군. 내가 누구에게 감사를 표하면 될까?"

"내 이름은 카야야."

"흠. 낯익은 이름이군. 내 기억이 맞다면, 좀도둑이었지. 살인자이기도 하고."

"너한테 듣기엔 꽤 대단한 비난인데. 여기서 뭘 하는 거지?"

티볼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똑같은 질문을 하지. 우리 플레인즈워커들은 원래가 참견쟁이들이잖아, 안 그래? 하지만 너도 알 수 있듯이, 난 네가 이렇게 무례하게 끼어들기 전부터 하던 일이 있었으니까, 실례가 아니라면—저 여자를 죽여!"

모여든 트롤들은 확실하지 않은 듯이 그녀와 티발트 사이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돌덩어리 옆에 있던 큰 트롤들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은 짐승처럼 성큼성큼 달리며 작은 트롤들을 하늘로 날려버리면서 군중 속을 황소처럼 뚫고 지나갔다. 제일 먼저 카야에게 도착한 트롤이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그녀를 향해 양손으로 붙잡은 도끼를 휘둘렀다. 도끼는 그녀의 몸 중 페이징 된 부분을 그대로 통과했고, 그 관성 때문에 그 트롤은 앞으로 고꾸라지며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두 번째 트롤은 녹슬고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검으로 그녀를 찔렀다. 그녀는 옆으로 비켜서서 칼을 피한 뒤 그를 세게 밀었다. 그 트롤이 그녀의 옆에 있던 나무에 부딪힌 바로 그때, 그녀는 그 트롤을 순간적으로 유령화시켰다. 그 트롤이 다시 페이징해 돌아왔을 때는, 보기 흉한 팔다리가 뒤엉켜서는 흉측한 나뭇가지처럼 그루터기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형상이 되어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남은 둘은 군중의 가장자리를 맴돌았고, 자신의 동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고 상황을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맞아," 카야가 말했다. "나라면 안 하겠어."

트롤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잠시 후, 두 트롤들은 모두 자신의 무기를 내려놓고 도망쳤다. 그녀가 고개를 쳐들자, 마침 티볼트가 뒤로 돌아 숲으로 뛰어드는 것이 보였다. 저 망할 녀석이 정말로 내가 쫓아가게 만들 건가 보네.

그녀는 뒤엉킨 나무들 사이로 그를 뒤쫓아갔다. 티볼트가 먼저 출발하기는 했지만, 그는 자유자재로 자신의 몸을 비실체화시킬 수 없었다. 그녀는 쓰러진 나무들과 무너진 돌 아치길을 페이징해 지나가면서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마침내, 그녀는 한쪽에는 이끼 낀 언덕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곧 쓰러질 것 같은 나무 구조물이 여럿 있는 공터에서 그를 따라잡았다. 그는 몸을 굽히고는 숨을 몰아쉬었다.

"넌 마치 악마처럼 달리는군!" 그가 씩씩거리는 채로 웃으며 말했다.

"이제 다 했어?" 카야가 말했다. "여기서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 트롤들을 건드려서 뭘 하려는 거지? 네가 얻는 이득이 뭐야?"

"이봐," 티발트가 그녀에게 자신의 날카로운 이빨들을 보이며 말했다. "혼돈은 그 자체로 보상이고, 대혼란만큼 날 미소짓게 해 주는 것도 없거든. 하지만 애초에 이게 너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네. 여긴 네 고향이 아니야. 이 사람들은 네 민족도 아니고."

그렇다, 그녀에게도 그 생각이 떠올랐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할 일이 있었다. "칼드하임에 괴물이 있어. 이 차원 바깥에서 온 무언가지. 넌 그거랑은 관계가 없을 거야, 맞아?"

티발트는 고개를 치켜세웠다. "괴물이라고? 아이고, 무서워서 몸이 다 떨리는군! 반드시 숨을 곳을 찾아야만 하겠어! 그냥 나를—"

"넌 아무 데도 못 가, 그리고 이번엔 널 도와줄 트롤 부하들도 없지. 있다고 날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오, 그건 당연히 아니지!" 티발트가 씩 웃으며 말했고, 그 모습은 카야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최소한, 하기 녀석들은 아니야. 넌 네가 그 녀석들을 빠르게 해치울 수 있다는 걸 증명했잖아. 하지만 그들의 사촌인 토르가가 나서면—뭐, 그 녀석들은 좀더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봐."

그는 입에 손가락 두 개를 댔고, 그런 뒤, 카야가 여태까지 들어봤던 것 중 가장 크고 날카로운 휘파람을 불었다. 그녀는 귀를 손으로 막고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숙였다. 소리가 사라진 후, 카야는 숲에서 트롤들의 대군이 쏟아져 나올 것에 대비하며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풀이 무성한 언덕들과 썩어 가는 나무들을 관통한 무너진 구조물들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네 덩치 큰 트롤 친구들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네," 카야가 말했다. "자 이제—"

발 밑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고, 티볼트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던 언덕이 약 1피트 정도 더 커졌다. 그의 입꼬리 또한 몇 인치는 더 위로 말려 올라갔다.

Card name not yet previewed
Art by: Simon Dominic

"사실," 티볼트가 말했다, "네 눈이 네 생각만큼 예리하지는 않았던 것 같군."

차례대로, 그것들은 검은 흙덩어리들을 흩뿌리며 지면으로부터 떨어져나왔다. 그녀의 한쪽에서는, 거대괴물이 땅을 박차고 솟구쳐 나와 나무조각들을 털어 내자 목조 구조물들이 거꾸로 부서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들은 거대했다—최소한 이십 피트는 되어 보였고, 몸을 따라 보이는 앙상한 산등성이는 전혀 지형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카야의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그것들의 주먹이었고, 각각이 대략 바윗돌의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것들의 길고 숱이 많은 머리카락에는 이끼와 풀이 자라나 있었고, 나무 구조물 아래에서 나타난 것들에는 판자와 대들보들이 원시적인 갑옷처럼 매달려 있었다. 그들의 지질학적인 얼굴 부분 깊숙한 곳에는 아주 작게 뚫려 있는 빨간 눈이 있었다. 그것들 중 하나가 몸을 일으키며 하품을 하자, 비틀려 있는 노란색 송곳니들이 가득한 입이 드러났다.

"저기, 토르가 트롤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일을 끔찍하게 싫어하지," 티볼트가 말했다. "그리고 일단 그렇게 되고 나면, 불운하게도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찢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단 말이야."

"미쳤어?!" 카야가 몸을 돌려 뒤에 있는 트롤들을 쳐다보며 쉭쉭 댔다. 그녀가 세어 보니 다 해서 여섯이었다. "저것들이 우리를 둘 다 죽일 거야!"

그녀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이내—마치 공기 자체가 날카로워지는 것 같은 새된 휘파람 소리가 났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티볼트가 검을 뽑아 들고 있었다. 그 검은 평범했지만 아주 놀라운 것이었다. 일종의 유리로 만들어진, 그 검은 형형색색으로 변화하는 빛을 내뿜고 있었고, 그녀는 이런 빛을 전에 단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바로 알룬드로부터 흘러넘치던 빛이었다.

티볼트 옆에는, 세계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것을 다르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 구멍은 공중에 매달려 있었고,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하고 울퉁불퉁했으며, 희미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유황 냄새가 나는 뜨거운 공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고, 카야는 눈물을 줄줄 흘리는 와중에도 검은 대지가 화산 폭발로 갈라지는 것을 언뜻 보았다.

티볼트는 칼을 치켜들고 그녀를 향해 씩 웃었다. "기적이라고 불러 줘. 행운을 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러면 내가 거짓말쟁이가 돼버리잖아, 그렇지 않아?"

그 말을 남기고, 그는 차원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의 등 뒤로, 구멍의 가장자리들이 모여든 뒤 사라졌다—카야를 트롤들 사이에 남겨 둔 채로.

그녀는 가능한 한 천천히 자신의 단검들을 칼집에서 꺼내 들었다. 아마도 여전히 싸우지 않고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었다. "내 말 좀 들어 봐—너희들을 깨운 놈 말인데, 그 녀석은 떠났어. 하지만 내가 설명을 할 수 있게 시간을 조금만 주면—"

트롤들 중 하나가 벌레를 짓눌러 죽이려는 것처럼 손바닥을 쩍 벌려 그녀를 향해 휘둘렀다. 카야가 페이징해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타격에서는 벗어났지만, 그 충격으로 카야의 이빨이 달그락거렸다. "좋아," 그녀가 말했다. "나도 시도는 했어."

그녀는 자신의 칼날 중 하나를 트롤의 팔에 잽싸게 찔러넣었다—아니, 그보다는, 그렇게 하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마치 바윗덩어리를 찌르려고 하는 것과 똑같은 감각이었다. 쨍그랑하고 부러지는 소리가 났고, 그녀는 자신이 톨바다부터 가지고 다니던 단검이 두 동강으로 부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트롤이 손을 들어 그녀를 후려쳐 공터 반대편으로 날려버리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카야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그렇게 심하게 얻어맞은 것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그녀는 남은 단도를 반대로 움켜쥐어, 칼날이 아래를 향하게 했다. "난 그 칼이 마음에 들었었다고."

그녀는 다른 트롤이 그녀를 짓뭉갤 수 있는 범위까지 뛰어들었다; 그 트롤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 그녀에게 휘둘렀고, 나무는 페이징한 그녀를 곧장 통과해 지나갔다. 그 반대편에서는 그녀가 트롤의 노출되어 있는 다리를 베었다. 그녀의 공격은 트롤의 두꺼운 가죽 표면을 가볍게 긁으며 아주 가늘게 긁힌 상처만을 남겼다. "제발 ," 그녀는 두 번째 트롤의 공격을 피하며 말했다.

그녀는 세 번째 트롤의 다리 사이로 몸을 굴려 그녀를 잡으려고 하는 트롤의 어설픈 시도를 간신히 피했다. 지저분하게 싸울 때네. 카야는 자신의 칼날을 유령의 에너지로 감싼 뒤 두 개의 거대한 척추뼈 사이에 찔러넣은 다음 손을 빼내는 것과 동시에 구체화시켰다. 타이밍을 맞추기가 까다로웠지만, 그에 대한 보상으로 단도가 척추 안에서 구체화되는 것과 동시에 깊은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트롤이 땅으로 쓰러졌다.

"다음은 누구지?" 그녀가 다른 트롤들에게 몸을 돌리며 말했다. 뭐, 그녀가 그 수법을 쓰면서 잠시 무장을 해제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처리하지 못할 일은 아무것도—

그녀의 왼쪽편에서 고통이 폭발하듯 밀려왔고, 이내 그녀는 땅바닥 위를 구르고 있었다. 그녀가 쓰러뜨린 트롤—당연하게도 그녀를 후려친 트롤이기도 했다—이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 트롤의 다리에 입혔던 찰과상이 닫혀 가는 것을 보았다. 낫기도 하네, 그녀는 계속해서 밀려드는 구토감을 견디며 생각했다. 왜 이 차원에 있는 것들은 죄다 낫는 거지?

다른 트롤들은 고함을 치며 자신의 주먹을 땅에 내리쳤고, 반원 모양을 그리며 넓게 펼쳐서 태양을 가렸다. 1 대 6. 그녀는 그보다 더 승산이 없던 싸움에서도 이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싸움에서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단검 한 개는 부러졌고, 하나는 성난 트롤 안에 심어져 있다. 카야는 갈비뼈의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도와줄까?" 그녀의 왼편에서 목소리가 들려 왔다.

Tyvar Kell
Tyvar Kell | Art by: Chris Rallis

빨간 머리를 길게 땋은 남자 한 명이 이곳의 아주 오래되고 뒤틀린 나무들 중 하나에 기대고 서 있었다. 카야는 그의 뾰족한 귀를 보고 그가 엘프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의 몸은 그녀가 보아 왔던 엘프들보다는 훨씬 더 근육질이었다. 그는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셔츠를 입고 있지 않았다. 목걸이와 팔찌 한 쌍에 매달려 있는 부적들이 전부였고, 팔찌 중 하나에는 황동으로 만든 칼이 붙어 있었다. 엘프들은 항상 젊어 보이긴 했지만, 그의 느긋하고 편안한 자세는 그를 더 젊어 보이게 만들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 서 있었던 거야?"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아볼 정도로는 있었지. 당신 잘못이라는 건 아니야! 토르가 트롤은 한 명도 상대하기 쉽지 않은데, 여섯 명이나 되잖아. 내가 여길 지나가고 있던 게 다행이지."

그녀는 그 말에 짜증이 났다. 잠깐이나마, 카야는 여전히 그녀를 곤죽으로 만들 작정으로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는 트롤들에게서 몸을 돌렸다. "다치기 전에 어서 몸을 피하는 게 좋을 거야, 애송이. 내 앞가림은 혼자서 할 수 있으니까."

"그건 어떨지 모르겠네. 따져 보면, 당신은 칼 두 개를 다 날려 먹었고, 난 아직도 내 비밀 무기를 가지고 있거든."

"네 손목에 있는 그거 말이야?"

"오, 아니. 이걸 말하는 거였지." 그는 작고 납작한 돌을 위로 던져올렸다. 그런 뒤, 돌을 잡아서, 그의 기다란 손가락 위로 굴러내려 가게 했다.

카야는 눈을 껌뻑였다. "그게 네 비밀 무기라고? 돌멩이가?"

그는 미소만을 짓고서는 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는 듯이 트롤들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이봐! 조심해!" 그녀가 소리쳤다. 멍청한 녀석—그녀가 이제는 둘 다를 구해내야만 하게 만들다니. 이제 그녀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를 페이징할 준비를 하며 그에게 다가갔지만, 따라잡아야 할 거리가 아주 멀었다.

트롤들은 한결같아 보였다. 그들은 새로이 나타난 이 상대 또한 기꺼이 둘로 갈라놓을 태세였다. 그가 더 가까이 다가가자, 트롤들 중 한 명이 진흙투성이인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로 주먹을 피했다.

그가 재빠르다는 것은 그녀도 인정할 수 있었다. 유령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더라도, 저 엘프를 붙잡는 일은 굼뜬 트롤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보였다. 트롤들이 그가 서 있던 자리를 내리치면 그는 춤추듯이 옆으로 비켜섰다. 트롤들이 양손으로 그를 붙잡으려 하면, 그는 순식간에 뒤로 덤블링을 하며 튕겨 나갔다. 마치 연기를 붙잡거나 번개를 병 속에 가두려고 하는 것 같았다. 여러 번, 카야는 그가 필요 이상으로 한 장소에 머무르면서 적으로부터 받는 공격을 멀찍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아깝게 빗맞히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저러는 거로군.

한편, 돌멩이를 쥐고 있던 손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팔과 손의 피부가 돌과 거의 똑같은 회색으로 변해 가면서 광택이 나며 단단해지고 있었다. 트롤들 중 한 명이 이 민첩한 엘프를 언덕 아래에 있는 바위 속으로 밀어 넣으려는 듯이 그를 밟으려 하자, 그는 갑자기 앞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팔에 있는 칼로 트롤을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의 새로운 돌이 된 손으로 그 생물의 한쪽 다리를 만졌을 뿐이었다.

갑자기, 엘프의 팔을 바꿔 놓은 것과 똑같은 변화가 트롤의 다리로부터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미 여기저기 구멍이 나 울퉁불퉁한 녹회색 가죽이 거친 돌로 바뀌었다. 바위는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며 상반신까지 물결처럼 번져나갔다. 돌의 물결이 자신의 얼굴로 밀어닥치기 전에 이 육중한 생물이 깜짝 놀라 엄니가 가득 들어찬 입을 벌리기에는 시간이 충분했고, 그곳에는 놀란 표정만이 얼어붙은 채로 남아 있었다.

나무를 들고 있던 트롤은 긴 호를 그리며 엘프에게 나무를 휘둘렀다. 그는 곧장 그 위로 뛰어올라, 자신의 몸을 채찍 같은 두 나뭇가지 사이에 매달린 뒤, 몸을 웅크려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그는 자신의 돌이 되어 회색인 손을 트롤의 팔꿈치에 가져다 댔다. 순식간에, 그 생물의 전신이 돌이 되어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공격을 피하고, 다른 트롤들을 돌로 만들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트롤들을 모두 물리치고 나서, 엘프는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서는 마치 자신이 직접 조각이라도 했다는 듯이 우뚝 솟은 조각상들을 자랑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는 스스로 매우 만족한 것처럼 보였고, 카야는 자신이 감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싫었다. "나쁘지 않네, 애송이."

그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부르는 것 좀 그만하지 않을래?"

"그럼 뭐라고 부르면 되지?"

"타이바르 켈. 스켐파르 엘프들의 왕자. 모든 세계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영웅. 당신의 개인적인 구세주이기도 하고."

"그럼, 타이바르네," 그녀가 눈을 굴리지 않으려 애쓰면서 말했다. "난 카야야. 도와준 건 고맙지만, 너처럼 위대한 영웅께서 이런 숲속에서 뭘 하고 있던 거지? 날 따라오고 있던 건 아니야?"

"당신이 아니었어. 발키였지."

"그자는 발키가 아니야," 카야가 자신의 칼이 부러진 장소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녀는 금속 부분을 칼집에 집어넣었고, 자루는 허리띠에 매달았다. "그자의 이름은 티볼트야." 그녀의 단검이 심어져 있는 트롤은 어느 트롤이었나? 지금으로선 구분하기 힘들었다—특히 다들 석상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한 손을 넣어 휘저어 가면서 탐색을 했다. 전부 돌로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나직이 욕설을 내뱉었다.

"맞아, 당신의 편리한 마법해제 덕분에 그 정보는 나도 수집했지. 그래도, 난 한동안 그를 의심하고 있었거든. 얼마 전에 그가 법정에 있는 내 형제를 만나러 온 적이 있어. 그가 해랄드에게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다녀간 이래로 엘프들은 전쟁을 준비해 오고 있어. 신들에 대항해 진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도 있지." 그녀가 몸을 돌리자, 그가 조금 전까지 보이던 허세와 으스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는 젊고, 걱정스러워 보였다—그는 순식간에 자세를 가다듬었지만, 그녀가 그 모습을 놓칠 만큼 빠르게는 아니었다. 티볼트가 그의 민족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었다면, 그가 이에 대해 걱정하는 일을 그녀가 나무랄 수는 없을 터였다.

"하지만 군대가 신들의 세계로 어떻게 건너가려고 하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그가 말을 마쳤다.

오, 세상에. "둠스카르야. 둠스카르가 일어날 거라고 알룬드가 말했어," 카야가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타이바르는 그의 뒤에 서 있는 트롤 조각상만큼이나 놀란 것처럼 보였다. "둠스카르라고? 그리고 당신은 그걸 알룬드 본인에게서 들었다고?"

"맞아. 좋은 사람이지. 나한테 배도 빌려줬고 말이야."

"그리고—이 티볼트란 사람 말인데. 그자는 당신의 적이야?"

"친구는 확실하게 아니지. 그자가 뭘 하려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쪽이 됐든 문제가 될 게 확실해."

"그러면 그의 뒤를 쫓아야 하겠네. 당신은 내 도움이 필요한 게 확실하고," 타이바르가 카야를 화나게 하는 일에 실패한 적이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태도로 말이지, 그녀는 생각했다, 이 애송이는 금방 죽어 버릴 거야. 그건 그녀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긴 했지만 말이다. "이봐, 난 다른 할 일이 있어. 내가 못생긴 뿔이 달린 머리를 기르는 악당들을 다 뒤쫓고 다닐 수도 없는 일이거든. 게다가, 난 그자를 어떻게 뒤쫓아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그자는 검을 사용해서 일종의 차원문을 만들어냈어."

"뭔가가 보였어? 그걸 통해서, 반대편에 있는 것 말이야," 타이바르가 말했다.

"그다지. 아주 잠깐뿐이었어," 카야가 생각해내려 애쓰며 말했다. "그래도, 불길이 보였던 건 기억나. 대지는 불타서 검게 그을린 것처럼 보였고."

"이머스투름이야," 타이바르가 말했다. 그 이름은 납덩이처럼 그녀의 배를 짓눌렀다. 그녀는 잉가가 그 장소에 대한 이야기들을 속삭이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악마들의 세계. 당황스럽게도, 타이바르는 그 소식에 신이 난 것처럼 보였다.

"뭐, 네 주변에 마법 보트라도 돌아다니지 않는 한에는—"

하지만 타이바르는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그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고, 카야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천천히, 주위에 있는 공기로부터, 마나의 물결이 꼬이고 뒤틀리면서 반짝이는 매듭들이 달려 있는 복잡한 패턴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카야는 자신이 이런 마법을 본 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알룬드가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문을 열었을 때는 거의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았다. 그 패턴이 우주의 빛나는 밤 풍경을 열어젖히자, 그녀는 공터에서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 기압이 내려간 것 같은 이상한 감각을 자신의 귀로 느꼈다. 타이바르가 마침내 눈을 떴다: 그들의 눈앞에 문이 세워져 있었다.

"이런 걸 하는 방법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카야가 그렇게 말하며 숨을 헉 들이쉬었다.

"스켐파르의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술의 전문가들이지. 나도 그런 전문가들 중에 하나라고 꼽을 수 있고,"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난 칼드하임의 모든 세계를 빠짐없이 가 봤어. 내 타고난 재능은 각각의 세계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지."

그녀는 한 걸음 다가섰고, 그러자 무언가가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 그가 목에 두른 부적 목걸이에 달려 있는 뼈와 보석, 그리고 비틀린 작은 금속 조각들 사이로, 검은 돌로 된 작은 팔면체가 보였다. 그 옆면을 뒤덮고 있는 것은, 세밀하고 정확한 에칭이었고, 그녀는 이전에 그 디자인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아니야.

"아," 그가 그녀의 시선을 알아채고는 말했다. 그는 그 모양난 작은 돌멩이를 불빛에 비췄다. "얼마든지 감상하라고. 이건 아무 서사시에도 등장하지 않는, 아주 멀리 떨어진 세계에서 발견했지. 그곳의 이름은—"

"젠디카르," 그녀가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이런 세상에. 넌 플레인즈워커였어."

그의 미소가 잘 모르겠다는 듯이 사그라들었다. "플레인즈워커라는 게 도대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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