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 영원히 침묵을 지켜라

Posted in Magic Story on 2021년 11월 19일

By K. Arsenault Rivera

K. Arsenault Rivera is the author of the Ascendant trilogy, as well as a writer on Batman: The Blind Cut and The Shadow Files of Morgan Knox. She's a lifelong Brooklynite who has never met a hobby she didn't like. To celebrate the release of her debut novel, she got a Magic: The Gathering tattoo.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은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을 만들려먼 우선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 과정만으로도 한 달의 대부분을 잡아먹을 수 있는데, 특히 유리 장인과 예술가가 함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대략적인 모양과 실루엣뿐만 아니라 눈을 현혹시키기 위해 여기저기 집어넣은 작은 파편들 또한 고려해야 한다. 천사의 날개에는 깃털이 몇 개나 있어야 하는가? 이무기의 머리에는 비늘이 몇 개나 있어야 하는가? 위험하게 반짝이는 송곳니는 얼마나 많이 있어야 하는가? 큰 그림과 세부 요소들을 모두 펼쳐놓고 계획해야 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무엇을 만들 것인지 이해해야 한다.

그런 뒤에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몇 주 혹은 몇 달의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깃털, 비늘, 송곳니 그 각각의 형태를 이루기 위해 특별하게 채색된 새로운 유리 조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타오르는 듯이 뜨겁게 달군 쇠를 사용해 조각에 금이 가지 않게 잘라낸다. 하나씩, 한 조각씩, 당신과 당신의 부하들의 세월을 흘려보내면서.

조각들을 모두 완벽하게 다듬고 잘라냈다고 해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홀로 서 있기에는 너무나도 약하다. 부분들을 결합해 전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이 아름다운 작업물을 깃털, 비늘, 송곳니, 모두 각자의 공간에 패널로 배치한다. 이것들을 철제 위에 올려놓으면, 마침내 작품이 완성된다.

운이 좋다면 누군가가 그곳을 통해 천사를 날려버릴 때까지 몇 세기 동안 유지될 수도 있다.

소린은 자신의 인생에서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들을 보아 왔다. 몇 개는 자신이 직접 주문해 만들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그 과정에 매료되었다. 그의 동반자와도 같은 건축물처럼 그것은 몇 세기에 걸친 작품이었고 그, 그리고 그와 비슷한 처지의 몇몇만이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창문을 처음 본 것은 아니었지만, 이 짧은 순간 동안 그는 그것을 감상할 수 있었다. 꼭대기에는 환희에 겨워 미소 짓고 있는 올리비아 볼다렌이 있었고, 피가 가득 찬 기울어진 잔 두 개가 나머지 창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올리비아의 자아를 기리는 이 기념비를 완성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린 것인가? 그녀의 입술의 곡선, 보석, 속눈썹 하나하나를 그려내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쓰인 것인가?

다른 가문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후손을 집중 조명하는 반면, 올리비아는 그 관심의 대부분을 자신에게 돌렸다. 아, 여기저기에 깃털, 비늘, 이빨 같은 다른 것들도 흩뿌려져 있기는 했지만 모든 것의 핵심은 다름아닌 그녀였다. 꼭대기의 창을 시작으로 중앙에 있는 초상화에 이르기까지 . . . 그리고 지금 창가에 서서 에드가르 마르코프와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까지 말이다.

Edgar, Charmed Groom
Edgar, Charmed Groom | Art by: Volkan Baga

슬픔에 찬 신령들로 만든 드레스를 입은 그녀와 결혼 예복을 입고 있는 그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장엄한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는 그들을 보면서 이것들이 스테인드글라스의 세부 요소들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자리에 모여 그를 무관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그의 친척들과, 피만큼이나 극적인 상황에 목말라있는 하객들, 그리고 노략당한 그의 할아버지까지도. 이렇게 조각이 서로 맞춰졌다: 흡혈귀들이 만연하자, 그는 천사를 창조했고, 천사가 소멸되자, 그는 굴욕을 당했고, 그가 남기고 간 힘의 공백은 올리비아가 메웠다.

피가 담긴 잔을 들이키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를 가리키며 그녀의 눈은 그것이 무엇이었더라도 상관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약점의 징후가 어떤 것이었더라도 그것으로 충분했을 터였다. 이니스트라드에게 닥친 재난이 어떤 것이든 그녀가 비집고 들어올 충분한 공간을 열어주었을 터였다. 이 여성은 식물이 빛을 갈구하듯 힘을 갈구했다.

올리비아의 삶의 큰 그림은 언제나 이 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환영합니다, 환영해요! 아, 이렇게 많은 손님들을 맞이하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군요. 신랑 측 하객들 없이 결혼식을 올릴 수는 없었으니 말이에요. 그랬다간 정말 실례였겠죠."

할아버지가 열렬히 그녀의 손을 쓰다듬는 모습에 소린은 비명을 지르고 싶어졌다. 에드가르 마르코프는 첫 번째 부인이 살아있을 때 거의 말을 나누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 여성에게 이러한 친절함을 보이려 한다는 것은 . . .

그의 대가족으로부터 공손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들은 그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그들의 한결같은 조롱이 마치 자신의 목에 단검이 겨눠진 것처럼 느껴졌다.

"자, 여러분 모두 이곳에 있는 것이 무척 영광일 테고, 본 행사가 진행되기를 죽을만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해를 구하죠. 거기에 앞서 좀 다른 것을 계획해 둔 것이 있으니 말입니다. 말하자면 약간의 전채이자 내 사랑하는 에드가르를 위한 선물이랍니다. 노예들아!"

그녀는 손가락을 튕겼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노예들이 마침내 그녀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었다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그의 마음 어딘가에서 깜빡이며 빛났다.

하지만 그녀는 숨을 쉬는 것만큼이나 간단하게 이 불씨 또한 꺼버렸다.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위쪽을 가리켰다.

샹들리에를 보라고? 스테인드글라스 못지 않게 인상적인 예술 작품이기는 하겠지만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다는 것인가? 그녀의 얼굴 표정으로 미루어 보아 그녀가 준비한 것이 무엇이든 . . .

그랜드 홀의 천장에는 다른 무언가가 매달려 있었다.

무언가가 붉은 커튼에 감싸인 채 아래로 드리워졌다. 그 형태는 새장을 떠올리게 했고 그는 그녀가 누군가를 시켜 선물로 흉물을 봉합하게 한 건 아닐까 생각했다. 신자들을 고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성향으로 볼 때, 천사의 날개를 뜯어내어 성가대 단원에게 붙였을 가능성도 있었다. 보아라, 명금을.

그러나 새장이 내려올수록 그는 익숙한 냄새를 맡았다. 천사의 피 냄새였다. 추억이 함께 떠올랐다: 그의 할아버지, 마르코프 저택, 가족과 가장 가까운 측근들이 모인 무리에 대한 추억이. 그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던 두려움과 그의 어깨를 짓눌렀던 기대의 무거운 무게가. 그의 할아버지는 자랑스럽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피가 가득 담긴 컵이 들려 있었다.

마시고 영원한 삶을 얻어라.

그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 구리같이 비릿하고 지독한 냄새가 그의 입맛을 더럽혔다. 그리고 그곳에는 마치 새처럼 쇠사슬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천사도 있었다 . . .

마치 새처럼.

수 세기 전의 그날에도 그녀는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향해 있었던 소린의 시선은 곧 그녀에게로 옮겨갔고 그녀는 간절히 애원했다: 마시면 안 돼. 구해줘

시간은 그의 기억을 많이 씻어냈지만, 그녀의 흐느낌, 그녀의 피 냄새, 그의 할아버지가 그에게 잔을 들이키라고 강요했을 때의 그녀의 표정은 마치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를 가로막고 서 있는 산맥처럼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

그는 커튼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무엇을 보게 될 지를 알고 있었다.

그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시가르다를 보호해 줄 새장은 없었고 피투성이로 엉망진창이 된 날개는 그녀가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녀의 상당한 힘을 조롱이라도 하듯 붉은 리본이 그녀를 구속하고 있었다. 그녀는 거꾸로 매달려 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전임자가 당한 것보다 더 편안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이라고 해도 천사의 영혼을 박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그는 그것을 몸소 깨달았다. 시가르다는 여전히 몸부림 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깃털 투성이 감옥 안에서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그가 기억하고 있던 애원하는 표정과 같았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더라도 칼날이 무뎌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가슴에서는 통증이 느껴졌고 그의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었다. 마시고 영원한 삶을 얻어라, 그의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이 이것이었단 말인가? 역사를 반복하는 것?

다른 생각이 그 뒤를 따랐다: 올리비아가 그저 선물로 주려고 시가르다를 이곳에 데려왔을리는 없었다.

Sigarda's Imprisonment
Sigarda's Imprisonment | Art by: Bryan Sola

천사의 상처에서 떨어져내리는 피가 그에게 소리쳤다. 그는 그 피가 그들에게도 소리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재능 있는 혈마법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소린은 의식적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가능성을 모색했다. 만약 이런 의식이 그의 직계 가족을 흡혈귀 가문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면, 이번 의식은 . . .

간단한 문제였다, 그렇지 않은가? 인간의 피를 조종했다면, 그를 조종한 것이다. 천사의 피를 조종했다면, 그녀를 조종한 것이다. 물론 그 많은 힘을 감당하려면 장로 흡혈귀이어야겠지만 . . . 그 피를 마시고 자신의 일부분이 되었다면, 천사도 조종할 수 있을 터였다. 살아남았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생각만큼 간단하진 않았다. 시가르다가 가장 오래된 천사들 중 한 명이라는 점은 꽤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은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그 피를 구속시킬 수 있는, 그만큼 오래되고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상적인 것은 은달빛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는 마법적인 에너지를 담는 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엘드라지조차도 이에 저항하지 못했다.

아를린과 다른 자들이 찾고 있던 은달빛 열쇠 같은 것을 말이다.

이제 올리비아가 들고 있는 은달빛 열쇠는 공양 그릇 같아 보였다. 태양황금 자물쇠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 둘이 합쳐져 구체가 형성됐다. 소린은 공포에 질린 채로 할아버지가 그녀의 손을 잡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함께 지배의 열쇠를 들어올렸다.

이니스트라드의 모든 천사를 조종하는 올리비아 볼다렌이라니. 그에 비하면 영원한 밤 따위는 문제도 되지 않았다. 이니스트라드는 많은 것을 견뎌낼 수 있었지만 이것만은 견딜 수 없었다.

분노와 공포가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것들에 맞서 몸부림쳤지만, 쇠사슬이 그의 살에 더 깊이 파고들 뿐이었다. 아바신교의 사제 복장을 한 사악한 흡혈귀들의 행렬이 다가왔다. 높은 모자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주교 역할을 한 흡혈귀가 두 사람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이 그를 모욕해야만 하는 것인가?

다시금 군중의 시선이 그를 향했고, 다시금 그를 손가락질했고, 다시금 그가 무엇을 할 지 지켜보았다.

마시고 영원한 삶을 얻어라, 그의 할아버지는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마치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마치 그가 영생을 얻고 싶어 하기라도 했던 것처럼.

"소린, 네가 우리의 초대를 계속 거절한다면, 더 이상은 초대장을 보내지 않을 거야," 그의 이모들 중 한 명이 그렇게 적었다. 마치 그녀의 파티가 이 다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네가 전혀 재미없다는 생각을 해 보진 않았니?" 이것은 몇 년 전 삼촌에게서 들은 말이었다. 그 삼촌은 지금 여자 둘을 옆에 낀 채로 늘씬한 젊은 노예에게서 피를 뽑아내고 있었다. 그는 고양이가 우유를 핥듯이 피를 핥았다. 그가 생각하는 재미란 이런 것이었다.

천장에는 천사가 매달려 있는데 저 남자는 한순간의 쾌락 말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니.

고통 위에 고통이 뒤덮였다.

올리비아는 가짜 사제에게 양피지 한 장을 건넸다. 그는 그것을 높은 음조의 조롱 섞인 목소리로 읽었다.

"친애하는 하객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 이니스트라드에서 가장 신성한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오셨습니다. 왜가리는 평생 동안 짝을 하나만 둔다고 합니다. 우리와 같이 불멸하며 변하지 않는 존재에게 있어, 그러한 약속은 필멸자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지에 있습니다. 가장 저명한 가문의 올리비아 볼다렌 부인은 에드가 마르코프에게 그녀의 마음을, 그리고 그는 그녀에 대한 그의 영원한 사랑을 서약했습니다. 결혼을 위해 소린 마르코프가 그의 할아버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 맞습니까?"

"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어!" 소린은 다시 몸을 뒤틀며 저항했다. 경비병들이 그를 뒤로 끌어당겼다. 더욱 불행히도 군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애는 신경쓰지 말게," 에드가르가 말했다. "파티에서 저 아이가 어떤지는 잘 알 테니까."

"접대 감각이 없지요," 올리비아가 맞장구를 쳤다.

사제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좋습니다. 자. 두 분은 준비해 온 서약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이야기하십시오."

그는 누가 먼저 할 것인지 묻지 않았다. 그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올리비아가 말하기 시작했다.

"에드가르. 사랑하는 에드가르. 우리는 수 세기 전에 만나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잊혀진 지 오래에요. 하지만 나는 우리가 함께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만큼은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지요. 소린은 당신의 관을 무방비하게 내버려두었고, 저는 속으로 이런 사람을 방치하다니 바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제는 제가 당신을 보살필 것이고 우리는 함께 이니스트라드를 지배할 것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거절하기 전에 최소한 잠시라도 당신의 의견을 고려할 것을 약속할게요, 에드가르. 당신의 의상에 보이는 실수는 눈감아 줄 것을 약속할게요. 그리고 제 남편이 되는 영광을 당신에게 줄 것을 약속할게요."

"감사합니다, 가장 저명한 볼다렌 부인. 서약을 듣고 있으니 눈물이 날 것만 같군요," 수 세기 동안 울어 본 적이 없었을 것 같은 사제가 말했다. "마르코프 경, 서약이 있습니까?"

소린은 으르렁댔다. 경비병들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를 제지했다. 그는 탄력만으로 제단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들은 힘을 모아 그를 계단 위로 집어던졌다. 그는 트레이벤에서 구걸하는 거지처럼 대리석 바닥 위로 널부러졌다. 사슬은 이제 두 개뿐이었다: 하나는 그의 어깨를 관절에서 뒤로 뽑아낼 것처럼 당기며 그의 팔을 한데 묶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그의 목을 감고 있었다.

그는 안간힘을 쓰며 두 발로 일어섰다. 사슬이 그의 기도를 으스러뜨리려는 듯이 조여왔다. 상관없었다. 그는 견뎌낼 터였다. 그는 올리비아 볼다렌의 머리를 그녀의 몸뚱이에서 뜯어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녀가 이처럼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것을 보느니 . . .

수천년 전, 에드가르 마르코프는 소린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 주었다.

오늘 밤, 소린은 그 은혜를 갚을 작정이었다.

나무꾼, 대장장이, 늑대인간, 흡혈귀, 천사의 것이더라도 피는 피였다.

그가 그릇 안에 있는 어둠을 부르자 어둠은 그에게 화답했다. 검붉은 칼날이 다른 여느 칼처럼 쉽게 쇠사슬들을 잘라냈다. 관성으로 인해 그들이 포개고 있는 손에서 그릇이 튕겨져 나갔다.

피가 그의 셔츠에, 그의 피부에, 그의 손에 흥건했지만 그는 이제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난 반대한다."

"소린," 올리비아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말했다, "넌 내 특별한 날을 망치고 있어."

Arterial Alchemy
Arterial Alchemy | Art by: Caio Monteiro

"어,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찬드라가 말했다.

아를린은 씩 웃었다. 문 밖에 서 있던 그들은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새 경비병들이 기존 경비병들과 교대했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말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데?"

"흡혈귀 결혼식이잖아, 안 그래?"

"맞아," 카야가 위험을 감지하며 말했다. "흡혈귀 결혼식이지."

"거기에도 케이크가 있을까?"

아델린은 반은 한숨이고 반은 웃음인 소리를 내뱉었다. 카야는 콧잔등을 주물렀다. 테페리는 조용히 키득거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아를린은 잠시 동안 생각했다. "있어야겠지, 안 그래? 노예들을 위해서?"

"아니, 그들이 하인들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건 상상이 안 되는데," 카야가 말했다. "테페리, 당신은 이런 행사에 와 본 적이 있어?"

"아니, 흡혈귀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 . ."

"뭔가 비슷한 것이었나?" 아델린이 물었다.

"비슷한 것이었지," 테페리가 말했다. 그는 턱을 문지르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게 결혼식의 특징이지. 전통이 어떻든간에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아. 결혼식이란 사람들을 한데 모이게 하는 것이지."

"그게 흡혈귀라고 해도 말이야?" 찬드라가 말했다.

테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흡혈귀라고 해도."

그들이 안에 들어갔을 때에도 상황이 아마 그렇게 나쁘지 않을 터였다.

그때까지 그들은 시린 발가락을 부여잡고 있어야만 했다.


그의 초자연적인 감각이 무언가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고, 그는 머리가 날아가기 직전, 찰나의 순간에 그것을 피했다. 뒤쪽에서 황금빛 창이 그의 시야로 들어왔다. 그를 이런 식으로 붙잡으려 하다니, 얼마나 비열한 수법인지. 하지만 그것은 정체를 숨긴 선물일 수도 있었다. 결국 그는 무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창날을 대에서 부러뜨려 떼어낸 뒤, 이제는 날이 없어진 창을 집어당겼다. 창병이 다시 균형을 잡기 전에 소린은 한 바퀴를 빙글 돌면서 날카로운 칼날을 그의 겨드랑이 오목한 곳에 찔러넣었다. 뼈가 금속과 만나 갈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창병은 멈추지 않았지만 소린의 마법은 그를 멈추게 했다. 한 번 힐끗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를 얼어붙게 하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그를 방패로 만들기에도 충분했다.

경비병들은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음으로 한 검객이 자신의 행운을 시험해 보았고 그의 무기는 인간이 다룰 수 있는 그 어떤 무기보다도 더 무거웠다. 사악한 동물의 신음소리가 포로의 갑옷에 충격이 가해질 것을 예고했다. 소린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방금 그건 였지? 검이라기엔 몽둥이 쪽에 가까웠다. 소린에게 이와 관련해 선택지가 있었다면 그는 좀 더 균형잡힌 무기를 골랐을 터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들은 소린을 사슬로 구속했을 때 그의 검을 빼앗아갔다.

이것 말고는 달리 사용할 것이 없었다.

그는 피를 흘리고 있는 포로를 검객 쪽으로 던졌다. 순식간에 그는 검객의 뒤로 이동해 그의 목을 부러뜨리는 것을 다른 경비병이 보았다. 소린은 검을 떼어냈다. 역시나 무게가 전부 어긋나 있었고, 어쩐지 그의 손만큼이나 두껍고 온통 금으로 뒤덮여 있었다.

역겨웠다.

진정으로 역겨웠다.

올리비아를 죽이기에 완벽한 무기였다.

새로운 무기의 무게에 짓눌려 세 명이 연달아 쓰러졌다. 그는 그들에게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여성을 제외하면, 그를 붙잡고 있는 자들은 더 이상 아무 상관이 없었다.

경비병 다섯 명이 더 접근해 왔고 그에게는 한 번 더 검을 휘두를 시간이 있었다. 이 거대한 물건을 휘두르는 일은 그리 아름답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 이후에 일어날 지 모르는 일들도, 은달빛 열쇠도, 영원한 밤도, 할아버지의 얼굴에 나타난 절망적인 공포조차도.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

올리비아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둘이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은달빛 열쇠에 잠겨져 있는 힘이 마치 그녀를 구할 수 있는 것마냥 그것을 그 어느 때 보다 세게 움켜쥐었다.

소린은 검을 치켜올렸다.

온 힘과 체중을 실은 무시무시한 호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늘에 떠 있는 올리비아에게 점점 가까워졌다. 상관없었다. 그는 그 거리를 메울 만큼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는 이 모든 일을 지금, 바로 이곳에서 끝내려고 했고—

적어도 그는 그러고 싶었다.

한 줄기 불빛이 번쩍이며 그를 날려버렸다. 터져나간 칼날 끝이 올리비아의 시폰 가운과 장갑을 스치고 지나갔다. 땅에 떨어진 열쇠를 주워들려고 하는 올리비아는 불같이 화를 냈다. 그것이 자신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자 더욱 그랬다.

"결혼식 날에 신부를 공격하다니! 네놈이 얼빠진 놈이란 건 알았지만, 이럴 줄이야! 이게 얼마나 얼빠진 짓인지를 이야기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하겠구나," 그녀가 그를 내려다보며 조롱했다.

그의 할아버지의 손이 그의 어깨 위에 얹혀졌다.

"소린, 이건 네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단다. 우리에겐 이게 필요해. 그 열쇠는—세상에, 저건 뭐지?"

그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 올리비아의 발 바로 아래에서 은달빛 열쇠가 기이한 광채를 내며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제단 위로 열쇠로부터 어떤 심령이 뛰쳐나왔다. 아니, 심령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언가 다른 것이었다. 그는 다른 차원에서 이런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이것은 자신의 육체로부터 분리된 누군가의 영혼이었다. 머리에 쓰고 있는 장신구의 모양으로 미루어 보아 마녀인 것 같았다.

"누가 초대했지?" 올리비아가 쏘아붙였다.

그 영혼은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영체의 눈 위에서 눈썹이 찌푸려졌다. "당신이."

Katilda, Dawnhart Martyr
Katilda, Dawnhart Martyr | Art by: Miguel Castañón

마녀의 팔에는 유령 같은 꽃들이 감겨 있었다. 그것들은 순식간에 자라나 꽃을 피우고 죽었다. 그 영혼은 이것을 흥미로운 듯이 지켜보았다.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덩굴이 꽃들과 만났다. 불과 몇 초 만에 그녀는 지팡이를 키워냈고, 지팡이의 수많은 가지들은 각각의 목적을 가지고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수확철의 장식처럼 방 중앙에 달려 있는 천사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역겨움과 공포가 한데 뒤섞였다. 그 표정은 곧 이해로 바뀌었고 그녀의 불타는 듯한 시선은 이제 올리비아 볼다렌에게 향했다. "이렇게까지 비굴해지려는 거냐?"

소린의 어깨를 붙잡은 에드가르의 손에 힘이 들어갔지만, 그의 말은 둘 사이의 틈을 더 멀어지게 할 뿐이었다. "올리비아, 당신이 그녀를 막아야 해!"

소린은 자신의 할아버지를 옆으로 밀쳤다. 그는 에드가르가 한 말들은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했다: 올리비아가 저 영혼을 막으려 한다면, 그는 올리비아를 막아야만 했다. 그는 가능한 모든 힘을 다해 열쇠와 그녀의 사이로 달려들었고 거칠게 검을 휘두르며 그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그녀가 내뻗은 팔에 박힌 칼날도 그녀를 막아서기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다가왔다. 그는 계속해서 맞서 싸웠다. 소린은 그 영혼이 필요로 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 자신의 힘을 쏟아부으며 올리비아를 저지했다.

그의 어깨 너머로 비치는 한 줄기의 부드러운 신록의 빛이 그가 성공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올리비아의 손톱이 그의 뺨을 긁으며 파고들었고 기이한 방식으로 다정한 계모의 모습을 따라하는 듯이 그의 얼굴을 붙들었다. 그녀의 눈에서 불타오르는 불길은 진화하기 매우 힘들 터였다. 영혼이 하려는 것이 무엇이든 효과가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때 그는 무언가를 들었다. 그의 필멸의 삶에 대한 끔찍한 기억을 들춰내는데도 그를 희망으로 가득 채워 주는 소리를.

천사의 날개가 거룩하게 펄럭이는 소리였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는 몰랐다. 하지만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좀 전에 지나간 빛이 시가르다를 구속하고 있던 것을 정화한 것이 틀림없었다. 소린은 올리비아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손톱이 더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그 고통은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네 시시한 파티는 이제 끝난 것 같군,"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시선이 그의 뒤에 있는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기쁘게 지켜보았다.

소린은 그녀를 집어 던지며 몸을 돌려 떠오르는 천사를 마주했다.

천사를 만드는 것은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드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시작하기 전부터 그녀가 어떤 존재가 될 지를 알고 있어야만 한다.

소린은 시가르다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아바신을 만들기 전에—이것이 그가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찾았던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그는 그녀를 연구했다. 브루나는 사려가 깊고 잘못된 행동에 말을 아낀 반면, 시가르다는 완벽함이 선한 자들의 적이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녀는 누가 선의 편이고 누가 악의 편인지 알았을 때 행동했다. 그러나 그녀는 죄인들에게 기셀라처럼 화를 내지도, 불과 유황으로 벌하지도 않았다. 시가르다를 하나로 붙들어 놓고 있는 강철의 틀은 인류에 대한 자랑스러운 사랑이었다.

그는 아바신도 그녀와 같기를 바랬다. 자신이 그것을 재현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그 사랑의 복제품이라도.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예를 들어 시가르다는 종종 너무 사려가 깊어 무자비함이 이니스트라드 사람들을 더 잘 도울 수 있었던 상황에도 자비를 베풀었다. 그는 그녀가 너무나도 감정적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그녀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하지만 지금 볼다렌 저택의 스테인드글라스 틀을 뒤로 한 그녀의 모습을 보니, 소린은 자신이 시가르다를 만들지 않은 것이 더 나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였다면 그녀에게 이렇게나 많은 정의의 분노를 불어넣지 않았을 터였다.

그녀의 날개에서는 피가 흘러내렸고 주변에 있는 공기는 황금빛 에너지를 발하며 빛났다. 그가 그녀와 싸웠을 때 낸 모든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상처는 이미 많았고 그는 올리비아가 어떻게 그녀를 사로잡았는지 궁금했다. 어떤 일이 있었든 그들은 이제 그것을 열 배로 갚아 줄 것이었다. 그녀는 아래에 모인 대중을 순수하고 억제되지 않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심지어 가장 장로한 흡혈귀들조차— 한때 그들이 두려워했던 존재를 대체할 새로운 상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시가르다는 자신의 날개를 펼쳤다. 백색 에너지의 충격이 그녀의 주변을 감쌌다.

"너희들 모두가 유죄다," 천사는 그렇게 말했다.

소린은 숨을 들이마셨다.

그것만으로는 그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비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새벽녘처럼, 설화석처럼, 희망처럼 밝았다. 두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신성한 빛이 그의 두 눈을 불태웠다.

그녀의 뒤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결실을 맺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다. 벽을 뒤덮고 있는 장식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는 샹들리에는 몇 달, 몇 년의 시간과 몇 명의 목숨이 바쳐졌던 것인가? 그것을 아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조차도 올리비아의 뒤틀린 수집에 들어간 수년간의 노동을 헤아릴 수는 없었다.

매년, 매월, 매시간이 모두 식간에 산산조각났다.

빛은 그를 눈부시게 만들었지만 그는 갈라진 틈들과 유리 사이에 맺히는 불의 핏줄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빛이 자신을 불태우고 있음에도 차마 그곳으로부터 눈길을 돌리지 못했다. 이 모든 광경은 어딘가 아름다움이 서려 있었다: 큰 조각들은 각각이 거울처럼 그들 사이의 영원함을 비추었고, 작은 조각들은 치명적인 눈이 되어 내려앉았으며, 핏방울들은 모여든 군중 위로 불경한 비가 되어 떨어져내렸다.

그 뒤에는 힘이 그들을 강타했다.

혼돈이 마치 창과도 같이 볼다렌 저택을 관통하며 솟구쳐올랐다.

에너지의 폭발이 그를 압도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는 피웅덩이에 내던져졌다. 그리고 그는 운이 좋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혈마법은 그가 떨어져내리는 피를 이용해 들이닥치는 유리 파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방어막을 만들 수 있게 해 주었다. 다른 모두가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주변에는 온통 바늘꽂이 방석 같은 모습이 된 파티 애호가들이 있었다.

소린은 그들 사이에 서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두 가지를 알아차렸다. 우선 올리비아와 그의 할아버지는 불행히도 거의 상처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산산조각난 것은 유리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Sanctify
Sanctify | Art by: Kasia 'Kafis' Zielinska

찬드라에게는 질문이 천 개는 있었다. 아델린은 오백 개 정도의 대답과 이백 개 정도의 추측이 있었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이 대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볼다렌 저택 바깥에서 그녀는 손에 턱을 괴고 찬드라가 이야기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끔찍한 상황이라고 해도, 그곳이 아무리 불경하더라도 찬드라의 눈 속에서 빛나고 있는 빛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델린은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보고 있었기에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찬드라의 뺨을 물들이는 밝은 황금빛을 발하는 새로운 빛을.

그것은 마치 . . .천사 같았다.

"잠깐만. 저기, 저건 뭐야?"

아델린은 저택 쪽을 바라보았다. 건물 안에서 빛이 스며나오고 있었다.

보호진이 무너지고 있었다.

찬드라가 씩 웃었다. "파티가 시작되려고 하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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