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4: 세례반

Posted in Magic Story on 2022년 4월 4일

By Elise Kova

Elise Kova is a USA Today bestselling author. She enjoys telling stories of fantasy worlds filled with magic and deep emotions. She lives in Florida and, when not writing, can be found playing video games, drawing, chatting with readers on social media, or daydreaming about her next story. Learn more about Elise at her website: www.EliseKova.com

박물관

광을 내고 세심하게 조성되어 있는 이 익숙한 회랑들은 잰더에게 있어서는 교회처럼 신성했다. 크레센도의 전날 밤인 오늘 밤, 그는 마지막으로 그곳을 거닐며 그것들의 화려함을 만끽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정보원과 추측이 맞다면 평화의 순간은 잠깐이었고 새해가 오기 전에 피가 흐르게 될 터였다.

"이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지." 잰더는 아기를 안고 있는 천사의 조각상 앞에 멈춰섰다. "이걸 볼 때마다, 내 어머니 생각이 난다네." 그가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기억해낼 수만 있었다면.

"아름답군요." 안헬로가 맞장구를 쳤다. 잰더는 자신을 따라 박물관을 돌아다니고 있는 그의 장군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안헬로는 시계를 확인했다. "주인님, 제 시간 안에 크레센도에 도착하려면 이제 출발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잰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계속해서 그 여성의 평화로운 모습을 응시했다. 뉴 카펜나에 그런 평화와 평온함이 실제로 존재했던 적이 있던가? 그의 인생에 한 번이라도 그랬었을까?

그는 혼자 나직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나이를 먹으니 나약해지는군."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무 것도 아니네." 잰더는 지팡이 위에 양손을 포갰다. 오늘 밤을 위해 그가 장식한 황금 손톱이 금속에 닿으며 찰캉거리는 소리를 냈다. "크레센도에 가서 내 대신 엘스페스를 확인해 보게."

잰더가 그녀에게 받은 마지막 보고에 따르면, 그녀는 성공적으로 카바레티에 침투했다. 하지만 세례반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녀를 전적으로 신뢰했다. 엘스페스에게는 무언가 독특한 점이 있었다. 그는 그녀가 정말로 패밀리의 일원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그녀에게는 더 큰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것이 결국에 그가 그녀에게 자신의 기록 보관소를 열어주기로 결정한 이유였을 터였다.

"참석하지 않으실 겁니까?"

"올해는 아니야."

"하지만 세례반은—"

"나는 이곳에 남아있고 싶군." 잰더가 말을 가로막았다.

"잰더님, 왜 그러십니까?" 안헬로는 잰더의 팔꿈치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그 손길은 그의 깊은 근심을 드러냈다. "오늘 밤에는 당신같지 않으시군요."

"자네는 걱정이 너무 많아." 잰더는 안헬로의 손을 토닥거렸다. "자네가 나를 대신해 크레센도에 가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네. 내가 없다고 해서 카바레티가 마에스트로스를 경시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둘 수는 없지."

"어차피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마에스트로스의 리더는 제가 아니니 말입니다."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걸세."

"네?"

"어서 가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새해가 지난 후에 더 이야기하지," 잰더가 말했다. 그는 계승에 대해서 안헬로와 직접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언젠가는 그러리라고 추측은 해 왔지만 그것은 아직 먼 날의 이야기라고만 여겨져 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준비할 시간이 없었고 잰더는 안헬로가 준비되어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밤에는 크레센도에 가서 즐기고 이상한 일이 있으면 돌아와서 보고하게, 이건 명령이야."

"정말이십니까?"

잰더는 안헬로가 눈치채지 못하게 힐끗 눈을 옮기면서 동상을 다시 쳐다보았다. 가까워지고 있군. "정말이네. 이제, 가게, 안헬로. 하역장 문으로 나가도록." 대부분은 생각하지 않거나 모르고 있는 뒷문.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안헬로는 고개를 숙여 절한 뒤 자리를 떴다. 잰더는 그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굳이 숨기지 않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기다리면서 그 조각상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그가 오랜 시간 살아온 이 고통스러운 필멸의 고리를 떠나고 나면 자신의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이 늙은 흡혈귀 악마에게 "사후"라는 것이 있을 만큼 영혼이 남아 있을 것인가?

어떤 움직임이 그의 사색을 끝냈다.

잰더는 복도 반대편에 서 있는 살아 있는 그림자를 향해 돌아섰다. 그는 그 어둠을 향해 그는 물었다, "드디어 날 죽이러 왔나, 호적수?"

Art by: Matt Stewart

크레센도

엘스페스는 쟁반을 손에 들고 반톨리오네의 댄스 플로어 위에 서 있었다. 지니는 약속을 지켰다. 잰더가 그녀에게 시켰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몇 가지 사소한 작업을 시킨 뒤 그녀는 엘스페스에게 크레센도를 돕는 자리를 주었다.

플로어 팀의 일원으로서 엘스페스는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방해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었다. 제복을 입은 직원에게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기둥에 매달려 있는 날갯깃이나 그 아래에 있는 무성한 화분처럼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뭐, 그녀가 완전히 눈에 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엘스페스," 지니가 다가왔고, 평상시에 그녀와 동행하는 키트와 지아다가 그녀의 곁에 있었다. "널 볼 수 있어서 기쁘네. 크레센도를 위해 노력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그 이상이죠." 엘스페스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기다려 봐, 진짜 재미는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지니는 엘스페스의 접시 위에서 치즈가 든 페이스트리 두 개를 집어들어 하나를 지아다에게 건넸다. 언제나처럼 그 10대는 입으로는 채울 수 없는 굶주림에 찬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키트의 공연은 벌써 봤어요," 엘스페스가 말했다.

"그리고? 어떻게 생각해? 하나도 빼놓지 말고 말해 줘!" 키트가 생기를 띠었다.

"아주 사랑스러웠어요."

"그건 비평이라고 할 수가 없잖아." 키트는 신음소리를 냈다.

"음악엔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 이상을 말씀드리긴 힘들겠네요." 엘스페스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격려해 주는 미소를 지었다.

"공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 공연에 대해서 뭘 좀 확인해야겠어," 지니가 지아다에게 말한 뒤 또다시 키트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괜찮다면,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

"널 위해서? 싫어."

"잠시만 지아다를 좀 봐 줄래?" 지니가 엘스페스에게 물었다.

지아다는 누군가가 계속해서 보호하고 있어야 할 정도로 어리지 않았다. 하지만 엘스페스는 지난 몇 주 동안 지니가 지아다를 애지중지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엘스페스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관계였다. 그 어린 여성에게서 끊임 없이 발산되고 있는 불편함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그것이 사랑스럽고 자매 같다고 생각했을 터였다.

"문제 없어요," 엘스페스가 말했다.

"고마워, 넌 정말 이쁜이야." 지니는 그녀의 어깨를 꽉 누른 뒤 키트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하나 더 줄까?" 엘스페스는 지아다에게 쟁반을 내밀면서 물었다.

"아뇨, 괜찮아요." 말은 할 수 있었군. "다른 걸 먹으면 토할 것 같아서요."

"몸이 안 좋니?" 엘스페스는 쟁반을 옆으로 치웠다.

"불안해요," 지아다는 인정했다. "이 공연은 지니에게도, 카바레티에게도, 모두에게도 큰 의미가 있어요."

"어떤 공연인데?" 엘스페스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말하려 애썼다. 악의 없는 질문이었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지아다는 힐끗 쳐다보았다. "곧 알게 될 거에요."

"미안!" 지니가 곧바로 돌아와 지아나의 손을 잡았다. "차원을 바꿀 준비가 됐니?" 지아다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지니가 그녀를 끌고 가 버렸다.

불안감이 엘스페스의 뱃속에서 꿈틀거렸다. 무언가가 잘못되었어. 그녀의 모든 세포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 기분은 그녀가 지니와 지아다 뒤에서 마에스트로스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을 때 더욱 복잡해졌다. 그녀는 그 흡혈귀들의 창백한 안광이 서린 표정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피를 노리고 있었다.

엘스페스는 재빨리 메인 플로어에서 빠져나온 뒤 뒷방으로 들어가 쟁반을 내려놓았다. 다른 플로어 담당 몇 명이 그녀에게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그녀는 곧바로 다시 반톨리오네의 메인 홀로 뛰쳐나갔기에 아무도 그녀를 막지는 않았다.

지아다는 이미 무대에 올라 있었고, 지니는 그녀의 뒤에 있었다. 카바레티 남자 넷이 무대 위로 커다란 빈 병을 힘겹게 들고 올라와 지아다 앞으로 가져왔다. 그 병은 거의 지아다와 비슷한 크기였다.

"올해는 카바레티가 다른 어떤 때와도 다른 크레센도를 약속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지니가 선언했다.

엘스페스는 그녀의 코트 안에 숨겨져 있는 잰더가 그녀에게 준 나이프 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것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였고, 웨이터들이 입어야 하는 옷에 숨길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엘스페스는 그것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랬다.

지니가 지아다에게 무언가를 말하자 그 10대 소녀는 거대한 병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결연한 표정으로 긴장한 듯이 숨을 내쉬었다. 지아다는 두 손으로 병을 만졌다.

빛이 폭발했다.

방 안에 있는 모두가 놀라서 헉 숨을 들이쉬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엘스페스도 눈을 깜빡이면서 눈부시게 밝은 빛이 남기고 떠난 푸른 아지랑이를 물리쳐 내고 있었다. 무대가 다시 초점에 들어오자 관중들 사이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퍼져나갔다. 엘스페스를 포함해 아무도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비어 있던 병이 이제는 헤일로로 가득 차 있었다. 작은 금빛 거품이 푸른 색을 띤 바닥에서 장밋빛 꼭대기로 솟아올랐다. 황혼이 물을 통해 흐르는 것처럼 짙은 물살이 그 안에서 소용돌이쳤고, 뚜렷한 안개가 주변의 공기를 흐리게 했으며, 그것은 마치 그 안의 응축된 힘을 유리로 만들어진 용기가 간신히 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엘스페스가 방금 목격한 것에 대한 끔찍한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했다. 병을 다른 것과 바꿀 수 있었을 리는 만무했다. 그것은 그러기에는 너무 거대했다. 그것을 채우는 데에도 번쩍이는 빛 한 번보다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터였다.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지니는 방 안에서 보이는 회의적인 시선에 대응하면서 지아다가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부축했지만, 그 젊은 여성은 피곤한 기색을 확연하게 드러내며 여전히 몸을 약간씩 비틀거리고 있었다. "여러분 모두의 앞에서 속임수나 장난 없이, 에서 헤일로를 만들어냈습니다. 여러분은 이 새로운 질서를 첫 번째로 목도하는 산 증인입니다. 더이상 한계가 없으며 줄어드는 공급에 얽매이지 않는 질서 말입니다." 그녀는 이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말을 잠시 멈췄고, 방 안의 사람들은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지니는 지아다를 향해 손짓을 했다. "여러분, 세례반입니다!"

사람들로부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 사람들은 자원과 도구를, 그리고 자신들을 괴롭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보았다. 엘스페스가 본 것은 지치고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젊은 여성일 뿐이었다.

그들의 "새로운 시대"는 지아다의 목숨을 대가로 찾아는 것이었다.

박물관

잰더에게 다가오는 남자의 뒤로 그림자들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림자들은 그의 깨끗한 줄무늬 정장과 어깨와 가슴을 뒤덮고 있는 갑옷에 부착되어 있는 모든 장식에 드리워져 있었다. 잰더가 한때는 자신의 가족과도 같이 여겼던 전 수행원과 동료들이 무기를 빼어들고 호적수의 박쥐 같은 날개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가 변절자들에게 그 답례로 가장 먼저 내어준 것은 씁쓸한 미소였다. 그 다음으로는, 그들 자신의 심장을 내어줄 터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데리고 있던 충성스러운 장교들 몇 명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이 베어넘겨졌다. 오랜 상처와 아픈 뼈에게 욕설을 날리면서 그는 그 호의에 똑같이 보답할 작정이었다. 비록 그것이 그가 하게 되는 마지막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그는 오늘 밤을 위해 준비를 했다. 무슨 일이 생기든 그는 맞서 싸우지도 않고 쓰러져 줄 생각이 없었다.

그의 전 암살자 중 한 명이 달려들었다.

잰더는 아직 멀쩡한 다리 쪽에 무게 중심을 완전히 실으면서 한 손을 뒤로 뻗었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를 던져서 그 끝을 잡았다. 그가 암살자의 단검을 쳐내자 강철과 강철이 부딪히며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다. 다른 흡혈귀의 눈이 충격으로 휘둥그레졌다.

"내가 네게 그 단검을 주었지," 잰더가 으르렁댔다. "내가 제압하는 방법을 모르는 도구를 네게 줬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가 손목을 비틀어 칼날을 쳐낸 뒤 지팡이의 손잡이로 그 남자의 목을 후려치자 만족스러운 우드득 소리가 들렸다.

다른 한 명이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잰더는 지팡이를 잡고 있던 손을 앞으로 미끄러뜨렸다. 그는 엄지손가락을 튕겨서 비밀 잠금 장치를 풀었고 숨겨진 칼의 칼자루가 칼집에서 툭 튀어나왔다. 잰더는 그것을 잡아 허공을 가르면서 방 반대편에 재를 뿌렸다.

그는 죽음을 교란 수단으로 이용했고 전략적으로 박물관으로 후퇴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그의 뒤를 쫓고 있었다. 하지만 잰더는 다른 누구보다도 길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 곳을 만든 장본인이었고 이곳의 아버지였으며 이곳의 큐레이터였다.

갤러리들 사이에 있는 좁은 출입 통로에서 그는 측면 공격을 방지해 가면서 다가오는 자들을 한 번에 하나씩 떨쳐낼 수 있었다. 그가 다가오는 자들을 기술로 이겨낼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여전히 늙은이였다. 고통을 참아낼 수는 있었지만 그들을 한꺼번에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은 없었다.

잰더는 박물관의 중앙 홀을 가로질러 갔다. 발사음이 들리며 마법이 그의 발뒤꿈치를 따라다녔고 대리석 바닥에 구멍자국들을 만들어냈다. 이 돌을 얻을 수 있는 채석장은 더이상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의 깨끗한 안식처는 오늘 밤이 지나면 더이상 예전 같지 않을 터였다.

그는 계단에 다다랐고 이를 악문 채로 가능한 빨리 그 계단을 올라갔다. 암살자들이 그의 뒤에 빠르게 따라붙었지만, 잰더가 가지고 있는 박물관에 대한 지식이 계속해서 성과를 거두며 그는 간신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가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가자 파크 하이츠의 상쾌한 공기가 그의 얼굴에 위협적으로 불어닥쳤다. 잰더는 숨을 몰아쉬면서 몸을 돌려 전망대로 향하는 문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발코니에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곳은 박물관의 소장품 중 일부와 함께 도시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작은 조각 정원이 될 예정이었다. 잰더는 숨을 고르면서 가장자리로 걸어갔다.

그가 얼마나 이 광경을 사랑했는지.

그의 뒤에서 거대한 날개가 퍼덕이는 소리가 났다.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호적수가 내려앉았다.

"정말로 내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그의 목소리는 순수한 증오 위를 굴러다니는 자갈 소리와도 같았다. "발코니 따위로 말이야!" 그는 가슴을 부풀리고 날개를 펼쳐 이를 강조하면서 포효하듯이 웃었다.

"그런 적은 없지." 잰더는 몸을 돌려 그와 마주했다. "네가 고용한 용병들이 없으면 공평하게 싸울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난 공평한 싸움 따윈 안 해."

그것은 잰더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예고 없이 앞으로 돌진했다. 호적수는 기뻐서 으르렁거리듯이 씩 웃는 표정을 하면서 맨손으로 검을 쳐냈다. 잰더는 속임수 동작을 취해 호적수의 손목에서 칼을 떨쳐낸 뒤 그것을 비틀어 호적수의 턱 아래에 있는 갑옷을 두르고 있는 그의 몸에서 유일하게 드러나 있는 연약한 살까지 치켜올렸다.

하지만 호적수가 더 빨랐다. 아마도 헤일로로 인해 강화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아마도 잰더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악에 의한 것일 수도 있었다.

잰더는 호적수가 자신의 다른 손을 치켜올려 그에게 겨누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

마법의 폭발음이 파크 하이츠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치던 잰더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그에게 수많은 악명을 쌓게 해 준 그가 신뢰하고 있던 칼이 그의 손가락에서 미끄러져나와 땅바닥에 떨어지며 낸 쨍그랑 소리였다. 그의 발이 허공을 갈랐고, 그는 아래쪽에 있는 구름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Art by: Yongjae Choi

크레센도

군중의 환호성이 비명으로 변했다. 그들 주변에서 흥청망청하던 사람들이 패밀리의 깃발과 인장을 벗어 던지고 무기에 손을 뻗었다. 어떤 패밀리도 호적수의 침입으로부터 예외가 되지 못했다.

엘스페스는 잰더가 그녀에게 준 나이프를 빼들고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나가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 있던 카바레티는 헤일로가 담겨 있는 큰 병을 쓰러뜨렸고 귀중한 물질이 지니의 발 아래로 쏟아지면서 무지개빛 폭포를 만들어냈다. 헤일로는 마치 끓고 있는 것처럼 거품이 일면서 점점 증발해 갔다.

"제트미어!" 지니가 군중 너머로 소리쳤다. 잊혀진 지아다는 무대 뒤쪽으로 조금씩 다가가면서 장갑을 낀 손으로 충격에 휩싸인 입을 가렸다.

"제트미어!" 지니의 눈이 저 멀리 방의 중간쯤에 있는 곳을 향했다. 엘스페스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자 한때 카바레티를 지배하던 뿔 달린 레오닌이 수적 열세에 빠져 궁지에 몰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지니는 무기를 뽑아들고 지아다를 뒤에 남겨둔 채로 싸움에 뛰어들었다.

충격과 분노가 엘스페스를 휘감았고 그녀는 그 감정을 전환해 자신을 공격하려던 사람에게 재빠르게 주먹을 날려 순식간에 그를 무해하게 만들었다. 지아다가 바로 그들의 소중한 세례반이었다. 그녀는 카바레티와 그들의 헤일로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있었다. 무엇을 위해서? 버림받기 위해서. 물론, 지니는 그녀에게 카바레티 요원들을 붙여 두었다. 하지만 그들만으로는 무대에 올라오고 있는 다른 일곱 명을 감당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엘스페스는 팔꿈치를 휘두르고, 사람들을 밀치고, 시체를 뛰어넘으면서, 피와 혼돈을 헤치고 무대를 향해 나아갔다. 그녀는 마지막 카바레티 경비대원이 쓰러지던 때에 무대 위로 뛰어올라 지아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호적수의 하수인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엘스페스는 1초도 낭비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이프의 뒷부분으로 그녀의 오른편에 있던 자들 중 한 명의 뒷목을 내리쳤다. 그녀의 왼쪽에 있던 남자가 그녀에게 주먹을 날리려 했지만, 그 동작에 대비하고 있던 엘스페스는 그의 손목을 잡은 뒤 그의 손가락이 축 늘어질 정도로 손목을 움켜쥐었다. 세 번째가 그녀에게 달려들자 그녀는 몸을 빙글 돌려 그 남자를 새로운 공격자에게 내던졌다.

"지아다," 엘스페스는 고조되고 있는 혼란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엘스페스는 지아다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자신의 것과는 다른 그녀의 검은 눈을 바라보았다. "내가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 줬으면 하니?"

지아다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그녀가 희망적인 태도인 것처럼 들리는 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뒷문이 있는 곳을 알고 있어요."

엘스페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선 다음 어깨 너머로 신음 소리를 내며 일어나고 있는 공격자들을 넘겨다보았다. 더 많은 자들이 무대 위에 있는 그들을 확인하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쪽이에요." 지아다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고 엘스페스는 그녀를 따라 무대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녹색 커튼이 쳐진 곳을 지나 건물 깊숙히 달려갔다. 무거운 벨벳이 그들의 발걸음 소리를 가려 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쫓아오는 자들의 발소리도 숨겨 주었다.

엘스페스는 자신들을 쫓아오고 있는 자들의 소리를 듣기 위해 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엎드려!" 엘스페스는 지아다의 손을 잡으면서 발뒤꿈치에 체중을 실었다.

그녀는 소녀가 자신을 보게 한 뒤 그녀의 어깨에 팔을 감은 채로 소녀를 넘어뜨렸고 그와 동시에 그들의 오른쪽에 있는 커튼이 반으로 갈라졌다. 엘스페스는 지아다를 놓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칼자국이 난 곳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녀는 공격자의 체구에 대해 꽤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단검이 그 남자의 복무에 꽃히면서 꿀렁이는 소리가 나자, 그녀는 자신이 옳았음을 알 수 있었다.

엘스페스는 뒤로 물러서면서 지아다를 살짝 밀었다. "계속 가자."

지아다가 몸을 떨고 있었다면, 그녀는 이를 숨기는 일에 탁월했다. 그녀는 어둠 속으로 달려갔고 엘스페스는 그 뒤를 바짝 쫓아갔다. 그녀는 지아다가 카바레티와 함께 있으면서 훨씬 더 안 좋은 일들을 겪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 생각은 그녀를 깊은 슬픔으로 가득 채웠다.

지아다는 그저 아이일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엘스페스는 그것이 좋은 쪽에 가까웠는지가 의심스러웠다. 그녀는 감옥을 보면 그것이 감옥인지를 알 수 있었다. 비록 거기에 창살이 없고 교도관들은 황금과 스팽글로 치장을 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저기에요," 그들이 복도를 따라 늘어뜨려진 커튼에서 빠져나오자 지아다가 왼쪽을 가리키며 속삭였다. 엘스페스는 쌓여 있는 소품과 악기 상자들 사이로 그녀를 따라갔다. 남자 두 명이 그들을 따라잡았지만 엘스페스는 재빨리 그들 둘 모두를 상대했다. 그녀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흔적을 감추기 위해 시체를 숨겼겠지만 지금은 계속 움직이는 게 최선이었다. 일단 바깥으로 나가기만 한다면 도시 안으로 녹아들어가 인파 속에 몸을 숨길 수 있었다.

지아다가 육중한 무대 뒷문을 밀어젖히면서 끙 하는 소리를 냈다. 엘스페스도 그녀를 도와 힘을 실었다. 그 문은 한동안 사용된 적이 없었기에 크게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면서 골목으로 향하는 길을 내 주었다.

그들이 두 발자국도 채 걷기 전에 반대쪽에 있던 괴한들이 그들을 발견했고 경첩 소리 때문에 그들의 위치가 발각되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엘스페스는 자신들의 운을 저주했다. 그들이 여전히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그녀가 그들을 따돌릴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Art by: Bud Cook

"안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지아다가 극장 쪽을 힐끗 돌아보며 말했다.

"나도 알고 있으니 가까이 와서 붙어 있으렴." 엘스페스는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그녀는 그것을 창이나 검을 위해 내어 줄 생각이 없었다.

"도망친 놈이 둘 있는 것 같네," 경비대원 중 한 명이 말했다.

"호적수께서 아무도 저기서 산 채로 나올 수 없다고 말씀하셨어. 아가씨들에게는 미안하군."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증원 요청을 해야 할까?"

"아니, 이 둘은 우리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겠지."

엘스페스는 그들의 웃음기 서린 표정으로 미루어 경비대원들이 그녀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

아무런 경고도 없이 그들의 뒤쪽 어디에선가로부터 녹색 섬광이 뻗어나왔다. 마법과 녹색 불꽃이 가득 차 있던 화살이 폭발하면서 청록색의 유령과도 같은 늑대가 나타나 울부짖었다. 그것은 가장 먼저 공격하려던 자들 중 중 한 명의 등에 내려앉아 그를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그 남자는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면서 몸을 뒤틀어 빠져나가려 했지만 유령 늑대가 그에게 발톱을 박아넣었다.

"이게 무슨—!" 그의 동료는 그 말을 마치지 못했다. 화살 두 발이 더 날아왔고, 늑대 두 마리가 더 소환되었다.

녹색 빛을 띤 야수들은 자신들의 날카로운 이빨을 엘스페스의 나이프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용해 두 괴한을 재빠르게 해치웠다. 그 생물들이 지아다와 엘스페스를 향해 몸을 돌렸을 때, 지아다는 엘스페스의 옆에 반쯤 숨은 채로 달라붙어 있었다. 그 생물들의 유령과도 같은 안개 속에서 비비안이 걸어나왔다.

"널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었잖아."

"비비안." 엘스페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지아다를 바라보았다. "비비안은 동료야, 믿을 수 있어." 엘스페스는 그러길 바랬다.

비비안의 표정은 잠깐 동안 놀란 듯이 보였지만, 그녀는 엘스페스의 주장에 반대를 하지는 않았다. "지난 번에 논의했던 문제에 대해서 알려줄 소식이 있어. 하지만 우선은 어딘가 안전한 곳으로 가자."

엘스페스와 지아다가 골목길 중간쯤에 다다라 거의 비비안과 마주했을 때쯤 그들의 뒤에서 극장 문이 쾅 하고 열리면서 문의 경첩이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금속 문이 큰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며 멈췄다. 지니, 제트미어, 그리고 한 무리의 카바레티 사람들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출입구에서 걸어나왔다.

"오 다행이야, 엘스페스," 지니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아다를 안전하게 지켜 줘서 고마워."

엘스페스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계속해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 지아다도 엘스페스와 같이 움직이면서 그녀를 따랐다. 엘스페스는 소녀를 힐끗 내려다보았고 소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화답했다.

지아다가 무대에 올랐을 때에 엘스페스가 느꼈던 것과 같은 두려움이 다시 엘스페스의 마음 속을 채웠다.

"자, 극장을 빠져나가는 비밀 통로가 있어. 지아다를 이쪽으로 데려와 줘."

아니. 그 말은 엘스페스라는 존재의 깊은 곳에서 울려퍼지면서 분명하고 진실하게 떠올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는 지아다를 이용하고 감금할 사람들에게 다시 지아다를 데려다 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엘스페스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다.

엘스페스는 지아다와 눈을 마주치면서 아무 말 없이 그녀와 소통을 시도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녀는 지아다가 원하는 것을 알기도 전에 과감하게 카바레티를 거스를 생각은 아니었다. 너는 어떻게 하길 원하니?

지아다의 손이 그녀의 손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처음에 도주를 시작했을 때처럼 그녀의 손을 살짝 끌어당겼다.

"우리는 안전한 곳으로 갈 거에요. 조용해지면 돌아올게요," 엘스페스가 대답했다.

"우리가 '안전한 곳'이야." 평소에는 쾌활하던 지니의 성격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아래에는 제트미어의 양녀이자 그의 오른팔의 지위를 얻은 여성이 있었다. 뉴 카펜나에서 그녀만큼 높은 자리에 올라선 자들 중 자신의 뒤에 피의 흔적을 남기지 않은 자는 없었다.

"떨어져 있는 게 나을 거에요, 지금은."

"지아다를 이쪽으로 데려와." 지니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나이프를 쥐고 있는 엘스페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지니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 여성은 엘스페스에게 불친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또한 지아다를 도구로 만들어 버릴 사람이기도 했다. 엘스페스가 싸울지 도망칠지 결단을 내리기 전에, 녹색 화살이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화살은 폭발하면서 늑대보다 훨씬 더 큰 야수로 변했다. 청록색 불길로부터 비늘로 뒤덮인 용이 기어나오면서 골목길을 가득 메웠다. 거대한 날개 두 개는 인근에 있는 건물의 꼭대기까지 뻗어 있었다. 엘스페스는 유령 용의 뒷모습만을 볼 수 있었지만, 앞모습이 이 모습의 절반만큼이라도 위풍당당하다면 지니가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엘스페스가 어깨 너머를 쳐다보자 비비안이 활을 내리고 있었다. 초록색 깃이 달린 화살이 그녀의 화살통 속에서 연기를 내뿜으면서 그녀의 머리 옆으로 땋은 머리칼을 비추고 있었다.

"갈까?" 비비안이 씩 하고 살짝 웃었다.

그들 셋은 밤의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박물관

"이제는 그렇게 우쭐댈 수 없겠지, 그렇지 않은가?" 오브 닉실리스는 자신의 손에 뭍은 재를 닦아냈다. 마에스트로스의 강력한 우두머리, 악명 높은 잰더, 암살의 대가. 이제는 그 어떤 것의 대가도 아니었다. 오브 닉실리스는 코웃음을 치며 자신의 발밑에 놓여진 훼손된 시체에 침을 뱉었다. 그 흡혈귀는 추락한 후에 거의 알아볼 수가 없는 상태였고, 특히 오브 닉실리스가 그 흡혈귀의 짜증나는 끈질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후에는 더욱 그랬다.

"보스." 한 청년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다가 참극을 보자마자 멈춰섰다. 그는 마에스트로스였다. 오브 닉실리스는 그 남자가 한때 그렇게 존경했던 암살자의 훼손된 시신을 보았을 때 그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생각이 지나가고 있을 지를 알고 싶었다.

"뭐지?" 오브 닉실리스가 캐물었다.

"저 . . ." 젊은이는 힘겹게 침을 삼키며 잰더의 유해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크레센도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오브 닉실리스는 그 남자의 흔들리는 시선과 불확실한 태도로 그 소식이 좋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쁜 소식을 들어야만 한다면 그는 먼저 이 소년을 괴롭혀 쩔쩔매게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재미를 추가하고 싶었다. "좋아. 내 승리에 대해 이야기해 봐라."

"지시하셨던 대로 모두가 제 자리에 있었습니다. 저희는 빠르게 반톨리오네의 상황을 통제했습니다."

"하지만?" 오브 닉스는 재차 물으면서, 그의 목소리를 위험할 정도로 조용하게 낮췄다.

"하지만 . . ." 그는 오브 닉실리스의 시선에 눌려 주저앉으며 힘겹게 말을 이어 갔다. "세례반이 도망쳤습니다."

오브 닉실리스는 그 남자의 멱살을 잡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오브 닉실리스가 착용한 손목보호대를 움켜쥐면서 힘없이 발을 휘젓고 누더기 인형처럼 이리저리 휘둘렸다. "말해 봐라, 모두가 '있어야 하는 곳에' 있었다면 세례반은 어떻게 도망친 거지?"

"저희—저희는..그곳에 파악되지 않았던 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컥컥댔다.

오브 닉실리스는 그의 손에 살짝 힘을 더 주면서, 잠시 그 남자의 머리를 세게 쥐어짜 머리가 코르크 마개처럼 튀어나가게 하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그는 손에서 힘을 풀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더러운 일을 해 줄 이 쓸모 없는 아마추어들이 여전히 필요했다. 남자는 땅바닥에 쓰러져 이미 멍이 들어 있는 목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였다.

오브 닉실리스는 다시 잰더의 유해를 쳐다보았다. 그는 얼굴을 찌푸렸지만 그것은 자신이 저지른 참극 때문이 아니었다. 아니 . . . 그는 자기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다. 그는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었다. 무덤 너머에서조차 잰더는 그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문제없다," 그가 으르렁거렸다. "이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어야 한다고 해도 찾아낼 테니까."

"보스, 카바레티는 거의 무력화됐습—" 다른 장교 네 명이 박물관에서 뛰어나와 숨을 헐떡이고 있는 친구에게서 몇 발짝 떨어진 곳에 멈춰섰다. "이미 알고 계시는군요."

"그래, 이미 너희들의 실패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오브 닉실리스는 악문 이 사이로 단어들을 밀어냈다. "마에스트로스는 손에 넣었다. 다른 곳은 어떻지?"

"제트미어는 도망쳤지만 중상을 입었습니다. 카바레티는 그가 쓰러지면 무너져내릴 테고 그는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한 명이 보고했다.

"브로커즈와 옵스큐라는 자신들의 구멍과 그림자로 기어들어갔지만 그들 또한 뒤쫓고 있습니다. 리베티어즈는 완전히 침투되었습니다. 칼다이아에서 전투가 한창이고 곧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겁니다."

오브 닉실리스는 손가락의 마디를 꺾으며 머리를 빙글 굴렸다. "나는 패밀리의 수장들의 머리를 원한다. 그들 모두의 머리를. 하나도 남기지 말고 가져와라, 목 위에 붙어 있든 아니든."

"세례반은 어떻게 합니까?" 유일하게 그 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장군 한 명이 물었다.

"너희 둘이 가서 제트미어와 지니 추적을 지휘해라. 세례반을 추적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자가 있다면 그건 그들일 것이다. 나머지 둘은 수색대를 구성해 세례반을 찾아라. 그리고 세례반을 찾았으면, 내게 데려와라. 그러면 네 컵은 항상 가득 채워져 있고 네 패밀리는 더이상 아무 것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뉴 카펜나의 거리

도시는 불타고 있었다. 패밀리들은 전쟁 중이었다.

엘스페스, 비비안, 그리고 지아다는 거리를 통해 도망쳤고 철제 계단을 뛰어오르고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어다니며 메지오를 가로질렀다.

"일단 균형이 깨지고 나면 상황이 얼마나 빠르게 통제 불능인 상태가 되는지에 항상 놀라게 된다니까." 비비안이 숨을 돌리면서 말했다.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요?" 지아다가 물었다.

엘스페스는 머리를 쥐어짰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숨어 있던 장소들은 이제 불타고 있었다. 마에스트로스 또한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내게 생각이 있어요." 엘스페스는 잰더에게 받았던 두 번째 임무를 떠올렸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버려진 창고가 있어요. 그곳은 안전할 지도 몰라요."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네," 비비안이 엘스페스만 들을 수 있게 숨을 죽여 말했다. "이 패밀리들 간에 불화는 진정한 위협이 아니잖아."

"지금은 패밀리들을 걱정하는 게 아니에요." 엘스페스는 지아다로부터 얼굴을 돌려 그녀가 듣지 못하게 했다. "난 위험에 처해 있는 어린 여성을 걱정하고 있는 거에요." 지금까지 받아 온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엘스페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자신을 위해 싸워 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무엇이든 다 내 주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 때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아다를 위해 그 역할을 맡는 것은 엘스페스에게 있어 그 순환의 고리를 깨는 것처럼 여겨졌고 엘스페스의 영혼 깊은 곳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겁에 질린 채로 갇힌 소녀에게 희망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 그녀가 안전한 걸 확인하면 물러나자고." 비비안이 팔짱을 꼈다. "너와 난 처리해야 하는 더 시급한 문제가 있어. 우리 같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 말이야."

엘스페스는 비비안이 알아낸 것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수천 개는 됐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꾹 참았다. 그들이 더이상 목숨을 걸고 도망치지 않게 되면 물어볼 시간도 있을 터였다.

"알겠지?" 비비안은 직설적이지만 불친절하지는 않게 물었다.

"더할 나위 없이요. 지아다가 안전한 걸 확인하면 다음으로 넘어가죠."

"좋아. 자, 이제 그 창고로 안내해 줘."

"그럴게요, 하지만 먼저 마에스트로스의 본거지에 돌아갈 거에요." 엘스페스는 가까이에 있는 사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나이프보다 더 좋은 무기가 필요해요. 당신들 둘은 내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요. 일이 틀어지면 파크 하이츠에 있는 벤치에서 만나고요."

"알겠어." 비비안은 엘스페스가 말하는 벤치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뭐라구요?" 지아다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저도 따라갈래요."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널 다른 패밀리의 소굴로 데려가는 건 너무 위험해," 엘스페스는 부드럽게 말했다.

지아다는 잠시 생각한 뒤 엘스페스를 놓고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여기에서 비비안과 함께 기다리고 있을게요."

엘스페스는 큰 문제 없이 도시의 엘리베이터 중 하나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중에 그녀를 공격하려는 실수를 범한 기회주의자들이 몇 명 있었지만 엘스페스는 그들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박물관에 접근한 순간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 앞에 경비대원이 아무도 없었다. 입구의 계단을 재가 뒤덮고 있어서, 그곳을 뼈처럼 창백한 색조로 만들고 있었다. 오늘 밤 호적수의 공격은 크레센도에게만 향했던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잰더의 수집 목록에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도록으로 만든 시간이 그녀에게 박물관에 대한 깊은 지식을 제공해 주었다. 그녀는 측면에 있는 하역장 문을 사용해 안으로 들어갔고 나이프로 자물쇠를 부수면서 칼날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그녀는 이제 새로운 무기를 찾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

엘스페스는 어두운 복도를 기어갔다. 죽음의 악취가 대기에 짙게 깔려 있었다. 그녀는 불길한 존재가 아직 만난 적 없는 적의 모습으로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마자 숨은 뒤 서로 이어져 있는 방 두 개를 이용해 그 소음의 주위를 돌아 무기고 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

어떤 무기를 골라야 하지? 엘스페스는 자신의 선택지를 훑어보았다. 단검과 채찍, 들이 있었다.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게 정말 신참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안 그래? 잰더가 홀딱 반했다는 녀석 말이야?"

엘스페스의 배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그 남자가 잰더와 박물관의 상태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 . . 그녀는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말아쥐었다.

"그녀인 것 같았어."

"호적수는 그녀를 최우선 목표로 간주했고 카바레티도 그녀는 이제 끝났다고 말하고 있잖아. 그녀가 세례반을 데려간 사람이든 아니든 더이상 돌아갈 곳이 없어. 얼마 안 있으면 죽겠지."

그들은 이제 모두 그녀를 뒤쫓고 있었고 무기고로 빠르게 접근해 오고 있는 두 명은 그 시작일 뿐이었다. 그녀는 결심을 굳히고 무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지금부터는 그녀의 기술과 능력을 숨기거나 깎아내리는 일이 무의미할 터였다. 검이 적당해 보였다.

그녀는 어떤 검이 자신의 체격에 가장 적합한지를 세심하게 평가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이 검들 중 하나가 그녀와 잰더가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가 암시했던 무기일지를 궁금해하면서 두 손으로 자루들을 어루만져 보았다. 목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녀는 본능만으로 하나를 골라 밤의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그 남자들의 말투는 그녀가 쉬운 표적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녀는 그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작정이었다.

Art by: Rémi Jacqu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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