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은 책상 너머로 창문 바깥을 쳐다보면서 가을 바람이 안뜰에 쌓인 낙엽들을 휘젓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랗고 빨간 옷을 입은 프리즈마리 학생들이 따뜻한 음료를 홀짝대면서, 웃고 떠들면서 지나가고 있었다. 그의 눈길이 마침내 에테르 조작 윤리학 과제로 다시 되돌아왔을 무렵, 문제들은 아직 저절로 해결되어 있거나 하지는 않은 상태였다. 그가 한숨을 쉬고 연필을 다시 집어 든 바로 그때, 그의 기숙사 방문이 삐걱대며 열렸다. 로완이 머리칼은 바람에 휘날리고 헝클어진 채로 영문을 모르겠는 미소를 띠고서는 방 안에 들어왔다.

Explosive Welcome
Explosive Welcome | Art by: Mathias Kollros

"왔어," 윌은 이미 짜증이 난 채로 말했다.

"아! 안녕."

"어디 있었던 거야?"

"아우버나인이랑 플링크와 함께 있었어," 로완은 미소를 거두며 대답했다.

"네 위더블룸 친구들 말이야?"

"맞아." 그녀는 방을 가로질러 옷장으로 간 뒤 안을 헤집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옷장을 나눠 썼지만, 로완이 쓰고 있는 절반 부분은 새가 옷가지로 둥지를 튼 것보다 좀 나은 수준이었다.

윌은 책상에서 일어났다. "에테트 조작 윤리학 과제는 벌써 다 끝낸 거야?"

"응," 로완이 겨울 교복을 이리저리 내던지며 말했다.

"그리고 주말 대비는 다 된 거고? 오닉스 교수님의 시험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잖아."

로완은 버클을 만지작거렸다. "교수님이 뭐라고?"

"시험 말이야. 앞으로 이틀만 있으면 보게 되는 건 알지?"

"오. 그랬지."

윌은 두 손을 들었다. "로완, 넌 이걸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잖아! 우리가 여기 있는 건 영예로운 일이야. 그걸 모르겠어?"

그녀는 그를 향해 몸을 휙 돌렸고, 그녀의 눈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아, 넌 내가 너무 멍청해서 이 모든 것의 눈부신 위대함을 이해하지 못할 거다, 그 말이야?"

"로완, 내 말은—"

"너 말고도 스트릭스헤이븐에서 설교를 늘어놓는 사람들은 차고 넘치거든!"

윌을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은 그 말이나 갑작스러운 분노가 아니었다—누이의 느슨한 머리카락 사이로 전기를 내뿜는 고리들이 튀어 다니는 것 때문이었다.

그가 할 수 있었던 거라곤 "로완," 이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그녀의 표정이 분노에서 혼란으로, 그런 뒤 창피함으로 바뀌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억지로 표정을 바로잡았고 불꽃은 흐트러져 사라졌다.

"괜찮아?" 그가 물었다.

"난 괜찮아," 그녀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가 다른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는 겨울 교복의 망토를 집어 들고 문 바깥으로 나가 버렸다.


이틀 후, 그는 자신의 방을 비블리오플렉스에 있는 공동 연구 영역 중 한 곳으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오닉스 교수의 과제를 완성하는 데에는 전혀 진척이 없었다. 윌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손바닥으로 눈을 문질렀다. "누가 날 당장 그냥 영원이나 뭐 그런 걸로 바꿔 주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될 텐데 말이야."

테이블 반대편에 있는 퀸트가 읽고 있던 책에서 눈을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두 손을 오므려 찻잔을 쥔 채로, 그 위로 떠오르는 김을 긴 주둥이로 즐거운 듯이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에테르 고정 때문에 그래?"

윌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에테르가 싫어. 난 고정도 싫어. 이 발상 전체가 다 싫어."

"까다로운 개념이지," 퀸트가 동의했다. "일-사마르에게 물어보는 게 어ㄸ—"

윌은 그의 친구가 제목을 읽을 수 있게 자신이 읽고 있던 책을 쳐들었을 뿐이었다.

". . .물질 조작에 대한 논문이라. 흠."

"도와주려고 한 건 고마워," 윌이 말했다.

"뭐, 어떻게든 되긴 할 거야," 퀸트가 쾌활하게 말했다.

잠시 동안, 그들 사이에서는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때때로 차를 홀짝거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이런," 시간이 좀 지난 뒤 퀸트가 말했다. "이건—잠깐만, 이건 전에 본 적이 있어." 그는 다른 책을 집어 들고, 자신이 원하는 페이지가 나올 때까지 책을 휙휙 넘긴 후, 자신의 앞에 놓인 두 고서를 비교해 가면서 쓰여져 있는 글귀들을 눈으로 훑어 내려갔다. "이럴 줄 알았어! 위대한 아르텔라스와 지평선탐색자 베이로드는 동일 인물이었어."

여전히 오닉스 교수의 풀려지지 않는 수수께끼에 가로막혀 있는 채로, 윌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퀸트는 숨이 가쁜 듯이 웃어제꼈다. "이 비전 문양을 못 알아볼 수가 없지! 이건 놀랄 만한 일이야—이건 지저 왕국들의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다시 정렬되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거라고—아이쿠!"

퀸트의 차가 컵에서 찰랑거리다가 그의 앞에 놓여 있는 책 앞에 떨어지면서 고대의 양피지가 흠뻑 젖게 되자 윌이 자리에서 뛰쳐 올랐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하지—? 이사보우가 우리를 벌 받는 늪지에 한 달은 가둬 놓을 거야!"

"이걸 못 봤으면 아니지." 퀸트는 얼룩진 페이지 옆에 자신의 찻잔을 내려놓았다.

"얼룩은 못 지워," 윌이 말했다. "잉크도 같이 지워질 거야."

"맞아,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면—"

퀸트의 손가락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찻잔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뒤, 그 손가락으로 책을 만졌다. 쏟아진 차가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작은 물방울들이 페이지에서 떠올라 다시 퀸트의 컵으로 되돌아갔다. 그는 씩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이건 우리가 발굴지에서 부서진 조각들을 발견할 때 사용하는 주문들 중에 하나야."

윌이 킥킥 웃으며 페이지를 만져 보며 부드럽고 건조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동안 퀸트는 다시 모은 차를 홀짝 들이켰다. "인상적인걸."

퀸트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언제든 거기에 맞는 주문은 있으니까."


로완은 아우버나인과 플링크와 함께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이물의 끝 안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오늘로 일주일 동안 수업이 끝난 뒤에 이곳에서 위더블룸 마녀들을 만나 왔고, 이곳은 순식간에 그녀가 캠퍼스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과일 맛을 즐기면서 부글거리는 물약을 한 모금 들이켰다.

"어제 결투 얘기 들었어? 딘즐리의 시험 구조물이 파괴됐대," 플링크가 음식을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 실버퀼 마법사는 녀석을 불붙이는 게 나았을걸. 그게 덜 아팠을 거야."

"제대로 하면 훨씬 아프지," 로완이 씩 웃으며 말했다.

"난 걔들이 왜 마도사의 탑 경기 날까지 그냥 기다지리지를 못하는지 이해가 안 돼. 프리즈마리, 실버퀼—그러면 얼마든지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상대를 날려 버릴 수 있는데. 이 결투들은 죄다 의미 없는 허세일 뿐이야," 아우버나인이 말헸다.

다른 여자들도 웃으며 동의했지만, 로완은 웃지 않았다. 결투는 스트레스를 풀기 딱 좋은 일인 것처럼 들렸다. 그녀와 윌이 스트릭스헤이븐에 온 첫날에 학장들이 결투를 제지했던 이래로, 그녀는 이를 해소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곳에 온 후로 유일하게 보람 있는 일이었다—뭐, 거기에 위더블룸에 있는 그녀의 친구들도 더해서 말이다. 윌은 물론 여기에서 그의 인생을 만끽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그녀가 부르기라도 한 것마냥, 윌이 문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는 방을 훑어보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곧장 테이블을 향해 걸어왔다. 로완은 한숨을 쉰 뒤 물약을 꿀꺽 들이켰다. "아이구야."

"뭐?" 윌이 막 테이블에 도착했을 때 플링크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오, 네 쌍둥이 남매구나! 안녕 윌."

윌은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로완에게 몸을 돌렸다. "오닉스 교수가 시험 점수를 붙였어."

로완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넌 간신히 통과했어, 로완," 윌이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나한텐 도움은 필요 없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통과했잖아, 안 그래?" 로완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네가 상관할 이유는 하나도 없지만."

"준비할 시간은 몇 주나 있었어." 윌은 얼굴을 찌푸렸다. "지금쯤이면 이런 건 알고 있어야지.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면서 그렇게 바쁘지만 않았어도 내가 나머지를 도와줄 수도 있었을 거야. 쟤들이 네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를 알기나—"

"바깥으로 나가. 당장," 로완이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윌은 위더블룸 마녀들을 힐끗 쳐다본 뒤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로완은 그를 따라잡으면서 윌의 팔을 붙잡았다. "왜 이런 데서 날 부끄럽게 만드는 거야?"

"쟤들은 네가 화나면 네 마법이 불처럼 타오른다는 건 모르나 보네." 윌은 고개를 저었다. "로완,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의 힘을 더 잘 조종하는 법을 배우러 온 거야, 더 나빠지게 만들려는 게 아니고! 그리고 그냥 재미있는 시간이나 보내려고 온 건 확실히 아니야. 우리는 켄리스 가문이라고! 그건 여기에서도 여전히 의미가 있어."

"윌, 실제로는 없어," 로완이 말했다.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엘드레인을 들어 본 적이 없어. 난 여기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윌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면서 어머니처럼은 되지 않고 싶다고 그러지."

로완의 눈이 매섭게 불붙은 불씨처럼 변했다. "뭐라고 했어?"

윌은 자신을 둘러싼 허공에 전기적인 에너지가 흐르면서 자신의 팔에 있는 털들이 곤두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해,"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내가 말하려던 건—"

로완은 그녀의 남매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아니, 윌. 다시 말해 봐. 내가 우리 어머니와 어디가 똑같은지 말이야."

이물의 끝의 문이 열리면서 아우버나인과 플린크가 만면에 미소를 띠고 그들에게 달려왔다. "전환 방법을 알아냈어! 위더신스에 가서 재료를 구할 거야."

로완은 그들을 힐끗 쳐다보면서 친근한 미소를 만들어냈다. "기다려. 나도 같이 갈게."

위더블룸 마녀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먼저 출발하면서 서로 미친 듯이 말을 주고받았다. 그들의 목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로완은 다시 윌을 향해 돌아섰고, 미소는 사라져 있었다. "날 내버려 둬, 윌.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윌은 얼굴을 찌푸렸다. "난—"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로완은 그를 밀치고 그녀의 친구들을 따라잡으러 떠났다.


방을 같이 쓰고 있기는 했지만, 그는 그 후로 로완을 거의 보지 못했다. 매일마다, 윌이 일어날 때쯤에는, 그의 누이는 그녀가 하려는 것(그게 뭐였든 간에 공부는 빼고)을 하러 이미 나가고 없었다. 고대해 온 프리즈마리와 실버퀼 팀의 마도사의 탑 경기가 시작될 때쯤에는, 그녀와 이야기를 하지 못한지 이미 몇 주가 지나 있었다. 선수들이 원소를 이리저리 날리면서 경기장으로 달려들어 오는 것을 보면서, 윌은 그녀가 어떤지를 궁금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의 옆에서는 퀸트가 숨을 헉 들이마시며 자리에서 뛰쳐 올랐다. "믿을 수가 없어! 위클이 제 4 지구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저 난장판 한가운데에서! 엄청나게 쉬워 보이게 하고 있잖아!"

윌은 퀸트와 함께 프리즈마리 선수가 흙과 풀이 섞여 있는 둔덕을 둥그런 대형으로 일으켜 세워 상대편에게 날리며 주문을 가로막는 것을 지켜보았다. 운동장 반대편에서는 실버퀼 선수가 갑자기 몸을 돌려 자신을 밀어 올리는 검은 불길로 허공에 호를 그리며 공중으로 뛰어올라, 떠다니면서 몸을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마스코트인 잉클링을 낚아챘다. 그들 주변에 있는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윌은 퀸트에게 얼굴을 돌렸다. "저건 어때?"

퀸트는 얼굴을 찌푸렸다. "잘 모르겠어. 아마도 아놀트의 연소를 응용한 거 아닐까?"

운동장 너머에서 실버퀼의 주문이 한 차례 더 날아오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윌의 마음속에는 이곳에 온 첫날에 그들이 목격했던 결투의 기억들이 떠돌았고, 어쩔 수 없이 로완의 기억이 그 뒤를 따라다녔다. 그는 이물의 끝에서 둘이 싸운 후로 그녀가 캠퍼스에서 결투를 몇 번 했다는 것을 소문으로 들었다.

갑자기, 퀸트가 그의 옆에서 긴장하며 자리에서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안돼"—퀸트가 눈을 경기장에 고정시킨 채로 몸을 더 곧추세웠다—"저건 실패할 게 분명해."

윌은 그의 시선을 따라 프리즈마리 선수가 상대 팀을 향해 돌진하면서 마스코트를 붙들고 있는 선수에게 곧바로 달려드는 것을 지켜보았다.

관중 모두가 그 프리즈마리 선수가 새빨간 빛으로 둘러싸인 손을 내뻗는 것을 보았다. 잉클링이 빛을 내기 시작하면서, 그 검은 머리 위에 붉은빛으로 만들어진 광륜이 나타났다. 갑자기, 그것은 몸을 숙이며 실버퀼 선수의 손에 자신의 기다란 액체 송곳니 두 개를 박아넣었다.

"아야!" 그녀는 소리를 치면서 잉클링을 떨어뜨렸다—그 때를 맞춰 프리즈마리 선수는 그것을 낚아챘다.

대회장 전체가 환호성으로 가득 메워졌다.

Team Pennant
Team Pennant | Art by: Anna Fehr

"마스코트를 가로챘어! 멋지다!" 퀸트는 윌을 붙잡고 그를 꼭 껴안으며 다른 관중들과 함께 기뻐했다.

"최면을 건 걸까?" 윌이 기뻐하면서도 혼란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잉클링의 조종권을 모두 가져온 거야. 너도 알겠지만, 간단한 트릭이지—소환해낸 생물에게만 효과가 있어—하지만 대단하잖아!"

윌은 몸을 돌려 학생들과 교수들, 심지어 마을 사람도 몇몇 끼어 있는 관중석을 쳐다보았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흥분을 감상하다가, 통로 반대편에 서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로완을 마주하고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뒀다.


"밖으로 나가자," 로완이 말했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안 끝ㄴ—"

플링크는 아우버나인이 그녀를 팔꿈치로 찌르며 조용히 시키자 툴툴댔다. 그녀는 통로 반대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플링크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 그쪽을 쳐다보았다. "오."

"인사는 해야지," 아우버나인이 말했다.

"아, 그래야 돼?"

플링크는 그녀의 팔을 토닥였다. "남매잖아.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건 좋지 않아."

로완은 눈을 부릅떴지만, 그녀의 결의는 두 친구의 시선 아래에서 부스러져 내렸다. "좋아."

그녀는 자신의 줄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 옆으로 빠져나와 통로로 나왔다. 잠시 후, 윌은 그곳에서 그녀와 마주했다. 그들은 잠시 어색하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는 채로 그곳에 서 있었다.

"그래서," 윌이 말했다. "어떻게 지내?"

"뭐," 로완이 말했다. "잘 지내지."

"여전히 위더블룸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는 거야?" 윌이 그녀의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로완의 입술이 굳게 다물어졌다. "그게 문제 될 건 아니잖아, 그렇지?"

"아니지. 아마도 네가 학부를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하는 것뿐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뭐, 넌 학업에는 아주 관심이 없잖아. 그리고 쟤들은 자연 마법사들이고—쟤들은 네가 힘을 조종할 수 있건 말건 상관하지 않겠지."

"난 조종할 수 있어," 로완이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자 봐, 지금 널 번개로 태워 버리지 않고 있잖아?"

"아, 그래서 지난 몇 주 동안 캠퍼스에서 싸움을 벌이고 다닌 게 충분하지가 않았나 보네? 그럼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 봐, 거기에 '공부'가 없었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윌은 이렇게 그녀를 괴롭히는 게 최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그는 지난 몇 주 동안 자신을 혼자 내버려 둔 그녀에게 화가 나 있었다. "하고 싶은 게 싸우는 게 전부였으면, 그냥 카일렘에 남아있지 그랬어!"

그의 말은 진심은 아니었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그는 로완의 머리 위로 머리카락이 움찔거리고 에너지를 파직거리면서 곤두서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그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뭘 배웠는지가 그렇게 궁금하면 보여줄게."

윌은 그녀가 내뻗은 손에서 불꽃이 튀어나와 순식간에 그의 전신을 통과한 것을 느꼈다. 근육들이 경련을 일으키며 경직되면서, 그는 옆으로 쓰러졌다.

"내가 카일렘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좋아. . .넌 계속 죽어 있지 그래!" 로완이 소리쳤다.

"야!" 그는 퀸트가 그의 뒤편 어딘가에서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윌은 팔을 거의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자신의 다른 감각을 내뻗을 수 있었다. 로완은 그녀의 신발 주변에 서리가 엉겨 붙으며 다리를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자 숨을 헉 하고 들이마셨다.

그는 나직이 중얼거렸고, 안개가 그의 얼굴을 감쌌다. 로완은 에너지가 파직거리고 있는 다른 손을 앞으로 내밀었지만, 그것을 쏘아내기도 전에 얼음 막이 그녀의 주먹을 감쌌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냉기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멈춰!"

순식간에, 관중이 조용해졌다. 로완은 주변에 있는 학생들을 둘러보았지만, 아우버나인과 플링크가 뒤로 물러나는 것만이 보였을 뿐이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비키면서 길을 내자, 윌의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위를 올려다보자, 오닉스 교수와 시선이 마주쳤다.

"너희들은 모두 자리로 돌아가 앉거라," 그녀는 고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너희 둘은, 날 따라오도록."


윌과 로완은 오닉스 교수를 따라 위더블룸 건물들 중 한 곳의 어두운 회랑을 걸어갔다. 이곳의 그림자들은 너무 어두워 자세한 것들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복도를 구성하고 있는 돌들 사이에서는 무언가 유기물이 자라나 있었고, 꽃 냄새와 썩은 냄새의 중간에 위치한 것 같은 향기가 사방에서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어느 모로 보나, 오닉스 교수에게 안 좋은 쪽으로 걸리는 상황은 피해야만 했다. 프리즈마리 기숙사에서는 그녀에 대한 수많은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돌아다녔고, 윌은 자신들이 육식성 언데드 버섯을 기르는 사육장이 되리라는 생각은 그다지 안 하고 있었지만 그 생각을 완전히 제외할 준비도 아직은 안 되어 있었다. 더 나쁜 건, 그들이 쫓겨나기라도 한다면?

그들은 그녀를 따라 그녀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오닉스 교수가 손짓을 해 양초 몇 개에 불을 붙이자, 그것들은 보라색 불길을 발하며 타올랐다. "아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Professor's Warning
Professor's Warning | Art by: Kieran Yanner

"아무것도 아니에요," 로완이 평상시와 같은 어조로 말했다. "남매 둘이 스트레스 해소 좀 한 거죠."

"내가 알기론 번개를 집어던지는 일은 형제자매가 다투는 것보단 심각한 상황일 때 발생하던데," 교수가 말했다. 그녀는 로완을 노려보았다. "남매간의 갈등은 특별한 고통이지. 그리고 그걸 그렇게 되게 하는 데에는 특별한 바보가 필요하고."

윌은 로완이 모욕적인 말을 듣고 몸을 떠는 것을 보았다. 그는 목청을 가다듬었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로완이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느꼈지만 계속 앞만을 바라보았다.

오닉스 교수는 그들 둘을 번갈아 쳐다본 뒤,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자로 가서 앉았다. 잠시 동안, 윌은 그녀가 매우 지친 것처럼 보인다고 확신했다. "이 장소—고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에 큰 피해를 입히려는 자들이 있어. 우리가 서로 싸우면, 그들의 일이 훨씬 쉬워지겠지."

"교수님," 윌이 말했다. "누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녀는 그 보랏빛 눈동자를 그에게 고정하며 그를 잠시 쳐다보았다. "오리크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니?"

"입학시험을 통과 못 한 낙오자들이죠," 윌이 대답하기도 전에 로완이 말을 꺼냈다. "아니면 낙제해서 쫓겨났던가요. 맞죠?"

오닉스 교수는 웃었지만, 윌에게는 그 소리가 전혀 기쁘게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을 과소평가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스트릭스헤이븐은 이 차원에서 힘을 독점하고 있지 않으니까."

그 소리에 윌은 의자에서 몸을 곧추세웠다. 이 차원이라고? 그러면 오닉스 교수님은. . .

하지만 그녀는 그저 미소를 짓기만 할 뿐이었다.

로완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여전히 오리크에 대한 말을 곱씹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뭔가 공격을 계획하고 있거나 하면, 교수님들이 뭔가 대책을 세우거나 하겠죠. 그렇지 않나요?"


로완을 따라 위더블룸 건물 밖으로 나온 로완의 가슴 속으로 차갑고 맑은 상쾌한 공기가 들어왔다. 그의 누이는 이미 길을 따라 카페 쪽으로 걸어가면서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중에 봐."

"뭐? 방금 교수님이 뭐라고 했는지 못 들었어? 우리도 뭔가 해야 해!"

"뭐를?" 로완이 몸을 돌리며 물었다. "여긴 저 사람들의 학교야. 저 사람들이 알아서 하게 놔둬."

윌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여기에 있는 교수님들의 수에도 한계는 있어, 로완. 그리고 그분들이 우리 모두를 다 지켜 줄 거라고 의지할 수도 없고. 우리가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우리가 왕족이었던 게 고향에서 우리가 거의 죽을 뻔했던 일을 막아 주지도 않았고 말이야." 윌은 고개를 저었다. "최소한 여기에는 비블리오플렉스가 있잖아. 이 모든 지식들이 있으면—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을 거야. 난 다시 무기력해지고 싶지 않아."

윌은 로완이 몸을 부르르 떠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어깨를 펴고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그들의 아버지와 오코에 대해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지금까지도, 그것은 그들이 완전히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로완은 그를 자신의 어깨 너머로 쳐다보았다. "넌 네가 하고 싶은 만큼 그 책들을 살펴봐, 윌. 난 뭐가 다가오든 간에 내 방식대로 준비할 테니까."

로완이 몸을 돌려 떠나자 윌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나 혼자 해야겠네. 또다시.


카스미나는 캠퍼스 바깥에 있는 숲속에 조용히 앉아 자신의 올빼미가 보여 주는 비블리오플렉스 근처 작은 안뜰의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 아래에서 켄리스 가의 소녀가 잔디밭 위로 갈라진 번개를 내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근처에서는 위더블룸 학생 두 명이 지켜보고 있었다. 한쪽은 박수를 쳤고, 다른 한쪽은 그녀가 알아듣지 못한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안뜰의 영상 가장자리가 흐려지면서 사라졌고, 이내 완전히 다른 지형의 영상으로 바뀌었다. 카스미나는 자신의 정신을 다른 올빼미에게 집중시켰다. 쌍둥이는 그림자가 되어 사라졌고, 이제는 붉은 돌이 영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루카가 가면을 쓴 오리크 요원과 서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요원은 자신의 망토 아래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것을 플레인즈워커에게 내밀었다. 카스미나의 올빼미는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사람의 해골 모양을 한 은제 가면이었다.

루카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얼굴이 변하고, 피부는 어두워졌으며, 그의 귀는 그의 여우 동료의 특징처럼 뾰족하게 길쭉해졌다. 그는 오리크 요원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가—갑자기, 몸을 돌려 올빼미를 곧장 쳐다보았고, 이에 카스미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눕혔다.

그녀는 정신을 통해 올빼미에게 명령을 보냈고, 올빼미는 날아올라 오리크 동굴을 빠져나왔다. 확인은 필요한 것 이상으로 충분히 했다.


로완은 아우버나인의 방에 앉아 그녀가 책상에서 빛나는 포션을 따라 휘젓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녀는 지쳐 있었다. 몇 주 동안 자신의 몸속을 흐르는 힘을 조절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련해 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

고음의 비명 소리에 로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는 아우버나인이 유리병 속에서 지렁이처럼 생긴 생물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게 뭐야?"

아우버나인은 그 생물에 계속 집중하면서 그것을 금속 접시에 내려놓았다. "평범한 소금대식가야. 이렇게 큰 걸 찾는 데에는 한 시간이나 걸리긴 했지만."

"그걸로 뭘 하려ㄴ—"

로완의 말은 아우버나인이 손을 해충 위에 올려놓고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하자 중간에 가로막혔다.

그 생물은 수많은 구슬 같은 검은 눈들을 크게 뜬 채로 잠잠해졌다. 아우버나인의 목소리가 방안을 채우자, 그 지렁이는 접시에서 일어나, 통통한 몸에서 빛나는 에너지를 뿜어내면서 몸을 이리저리 뒤틀고 떨어 댔다.

로완은 그 생물의 생명력이 허공으로 뽑혀 나와 친구의 물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입을 틀어막았다. 액체는 환해지며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짙은 보라색에서 밝은 빨간 색으로 색이 바뀌어 갔다. 아우버나인이 주문을 마무리하자, 소금대식가는 접시 위에 축 늘어져, 힘겨운 듯이 숨을 들이쉬었다. 로완은 얼굴을 찡그렸다. "방금 그건 소름 끼쳤어."

"조금은," 아우버나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녀는 물약을 집어 들고 내용물을 검사했다. "이 물약은 순수하게 약초학으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하거든. 하지만 제대로만 하면, 이걸로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대의를 의해서라면 작은 희생은 필수적이잖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로완은 해충에 다시 시선을 보내며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그녀의 어머니에 대한 달갑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녀는 그 생각을 곧바로 억눌렀다. 희생이라. 그래.


로완은 비블리오플렉스에서 고서와 두루마리 속에 파묻혀 있는 윌을 찾았다. 윌은 손을 뻗어 다른 책을 집은 뒤, 무언가를 숨죽여 중얼거리면서 페이지들을 휙휙 넘겼다.

"이건 훈련이라고 부를 만한 건 못 되겠는데."

그는 확연히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잠시 후, 그의 시선은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책들로 되돌아갔다. "오리크가 사람들이 말하는 것만큼 위험한 녀석들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주문들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어," 윌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더 추가하는 일에 집중해야 해."

"아니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힘을 더 싣는 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윌은 페이지를 넘기며 눈으로 글귀들을 훑기만 할 뿐이었다.

로완은 그의 말은 무시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 건너편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프리즈마리 학생 옆에, 해파리처럼 생긴 생명체—순수한 비전 에너지로 빛나는 혈관 속에 마법이 부여된 물이 주입된 구조물인, 정령이었다—가 떠 있었다. 로완은 아우버나인이 했던 일에 대해 느꼈던 것과 비슷한 역겨움을 조금 느꼈지만, 이를 꿀꺽 삼켰다. 그저 다른 것들과 똑같은 주문일 뿐이야.

"로완, 뭘 하고 있는 거야?" 윌이 마침내 책에서 눈을 떼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녀는 그를 조용히 시켰다. 그녀는 정령에게 정신을 집중했다. 전기가 그녀의 손가락에서 파직거렸고, 그 정령의 동력선이 물 같은 표면 속에서 그녀 쪽으로 잡아당겨졌다. 그것은 마침내 흔적도 없이 내려앉아 돌 바닥 위에 물웅덩이만을 남겼다. 그녀의 손바닥에 모여든 에너지는 파직거리며 빙빙 돌다가, 갑자기 번개가 되어 폭발하며 그녀의 머리칼을 바짝 세웠다. 프리즈마리 학생은 자신이 앉아 있던 의자에서 거의 떨어질 뻔 했고, 책을 챙겨 달아나면서 로완을 노려보았다.

"로완!" 윌이 쉭쉭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데서나 마법을 꺼낼 수는 없어! 게다가, 우린 누출 이론과 관련해서는 수업을 들었던 적이 없잖아! 너 자신이든 다른 사람이든 누군가는 다치게 될 거야."

"윌, 오리크는 강의 계획서나 캠퍼스 지침을 따르는 것 따위를 신경 쓰지 않아," 로완이 말했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진 뒤에 이제서야 처음으로, 그녀는 차분하고 고른 어조로 말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떤 대가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어. 그건 우리도 똑같이 해야만 한다는 걸 의미해."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 건 책임이야, 로완. 그게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의 일부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힘을"—윌은 힘겹게 자신이 두려워하는 일을 말로 옮겼다—"이기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 사악한 목적을 위해서 말이야. 우리 어머니나 오코로부터 아무것도 배운 게 없는 거야?"

"아니," 그녀가 쏘아붙였다. "규칙을 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다는 걸 배웠지. 넌 책이나 잘 뒤져 봐." 그녀는 그를 내버려 두고 떠났다. 몇 분 후 로어홀드 사서가 다가와 책더미들 사이에서 잠깐 솟구쳐오르며 주변을 밝힌 번개에 대해 물어봤을 때, 윌이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카스미나는 올빼미가 지팡이 위에 내려앉는 것을 느꼈지만, 그녀의 시선은 지평선에 고정되어 있었다. 안뜰 가장자리에서, 저무는 햇빛을 받아 어두운 윤곽만이 보이는 한 형체가 나타났다. 그녀는 그의 어깨—그가 보이는 엄격한 군대식 행동—를 보고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의 발치에 서 있는 여우 또한 알아차렸다. "당신 같은 사람이 이렇게까지 타락한 것을 보자니 참 안타깝군요. 옛 리더가 다른 누군가가 꾸미는 음모의 장기말이 된 것을 알면 당신의 부대원들이 뭐라고 생각할까요?"

"내가 보기엔 그리 많은 생각은 안 할 것 같은데," 루카가 말했다. "반은 땅속에 묻혀 있고 나머지 반은 내가 죽길 바라니까. 당신과 당신의 그 가짜 새는 날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던 거지?"

"이 길은 더 많은 고통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는 길게 지켜봤지요," 카스미나가 말했다. "당신에게도,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말이에요. 난 당신이 그렇게 하게 내버려 두지 않겠어요, 루카." 그 순간, 그녀의 목소리는 현명하지도 자애롭지도 않았다—그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어떻게 살아야 한단 소리는 질릴 만큼 들었어," 그가 으르렁댔다. "그리고 난 누구의 장기말도 아니야. 이 학교를 운영하는 마법사들은 자기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나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그리고 전 세계가 그걸 납득하면서 살아가고. 내가 그들에게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겠어."

"난 아직은 당신이 동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어요. 당신이 가진 재능을 공공의 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에요." 카스미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당신을 과대평가했다는 걸 알겠군요."

루카가 대답하기도 전에, 카스미나의 올빼미가 그녀의 어깨를 뛰쳐나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것이 날개를 퍼덕이자, 루카의 여우 주변에 있는 공기가 바람이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구체로 응축되었다. 바람이 동물의 주위를 회전하면서 소용돌이치는 것과 동시에, 카스미나는 압축된 공기로 만들어진 낫을 루카의 가슴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려 보냈다.

그는 간신히 몸을 숙여 보이지 않는 칼날을 피했고, 그것은 그를 곧장 그를 지나 뒤에 있는 나무들을 쓰러뜨렸다. 루카는 밀라를 힐끗 쳐다보았고, 그가 그녀와 연결하려 하면서 그의 얼굴은 더욱더 날카로워지고 갸름해졌지만, 그런 동물적인 특징들은 나타나려던 것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졌다.

카스미나는 팔을 휘둘러 한 번 더 그를 향해 바람 공격을 내보냈고, 이번 공격은 좁고 뾰족한 창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루카는 한쪽으로 몸을 굴린 뒤, 칼을 꺼내 들면서 몸을 바로잡았다.

그는 짐승 같은 속도로 카스미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지팡이를 치켜들어 그의 칼을 나무 지팡이로 막아냈다. 그녀의 눈이 은빛으로 빛났지만, 그녀가 다른 주문을 내보내기 전에 루카가 몸을 돌려 빠져나오며 자신의 검을 낚아챘고, 그녀는 중심을 잃고 앞으로 휘청였다.

"용들이야," 루카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용 경비대원들도. 그들은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었어. 사람들이 그림자 하나하나를 두려워하게, 낯선 얼굴 하나하나를 두려워하게 만든 게 그들이라고. 그들이 뒤쫓는 게 오리크뿐만이 아니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 대상이 그들이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들 모두가 된다면?"

카스미나는 몸을 돌려 루카가 내리치는 칼을 향해 손을 내뻗었다. 푸른 빛을 내뿜는 벽이 그들 사이에 생겨나, 그녀를 감쌌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고통 너머를 볼 수 없어요, 루카. 엑스투스가 그 모든 걸 바꿀 거라고 생각해요? 그가 당신에게 힘을 나눠 줄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싸울 뿐이에요."

루카는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로 자신의 무기를 빛의 벽에 내리쳤다. "솔직하게 말해 줄까? 난 그가 이후에 하는 일이 모두 불타서 깡그리 사라진다고 해도 신경 쓰지 않아."

Test of Talents
Test of Talents | Art by: Lie Setiawan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고, 보호막은 루카를 뒷걸음질 치게 했다. 그는 자신의 검을 계속해서 내리쳐서 억지로 길을 만들어내려 했지만, 카스미나가 그녀의 손을 휙 저었다. 빛이 바뀌면서, 섬광들이 뿜어져 나오며 루카의 복부를 가격했다. 그는 뒤로 날아가 갇혀 있는 여우 옆에 떨어졌다. 그가 일어나기도 전에, 카스미나가 이미 가까이 다가와서는 그녀의 지팡이를 그의 턱 아래에 가져다 대고 있었다.

"항복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끝났어요."

루카의 비틀어진 입술 사이로 야만적인 웃음이 터져 나왔다. "끝났다고? 오, 아니야—이제 시작일 뿐이야."

카스미나는 말을 멈췄다. 치열하게 전투가 진행되는 중이었기에, 그녀는 올빼미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일을 멈췄었다. 그녀가 지금 보게 된, 학교 바로 외곽까지 다가와 있는 것들이, 그녀에게 얼어붙는 것 같은 충격을 주었다.

"난 당신을 쓰러뜨리려고 온 게 아니야," 루카가 씩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내가 그럴 수 있다고 믿을 정도로 멍청하진 않지. 하지만 저것들은 할 수 있을걸."

그들의 발밑에 있는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지평선이 천천히 움직이며 모습을 바꾸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나무들 사이로 키틴질의 딸깍거리는 소리를 내는 형태들의 무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분절되어 있는 몸에서는 역겨운 자줏빛 빛이 새어 나왔다—마치 숲 전체가 비정상적인 불길로 타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마도사 사냥꾼들이야," 카스미나가 속삭였다. "무슨 짓을 한 거죠?"

"했냐고? 말했잖아," 루카가 고개를 돌리고 입안에 든 피를 뱉었다. 그는 피로 얼룩진 이를 드러내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마도사 사냥꾼들은 점점 더 가까워지며 더욱더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카스미나는 눈을 감고 다른 차원의 다른 장소에 집중했고, 하얀 깃털들의 구름이 그녀를 휘감은 뒤, 그녀는 사라져 있었다.


루카는 일어서서 먼지를 털었다. 가벼운 발소리가 그를 향해 다가왔고, 곧 엑수투스가 그의 옆에 나타났다.

"제어되고 있는 것 확실한가?" 오리크의 지도자가 물었다. "오리크 중에는 누구도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녀석들을 조종한 적이 없네."

루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당신의 다른 마법사들과는 달라."

그의 뒤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나머지 오리크 요원들이 안뜰의 가장자리에 도착해 서 있었다. 요원들은 준비된 채로 서서, 엑스투스의 명령을 기다렸다. 엑스투스는 어깨를 펴고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을 시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