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저를 따라오지 말라고 전해 주십시오. 당신들 중 누구도 따라와선 안 됩니다. 절대로.

카른이 처음으로 미로딘의 피렉시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그는 자신을 뒤쫓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겼다. 그것은 의식적인 결정이었다. 타락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다. 미로딘은 카른 때문에 타락했다. 그의 오만함 속에서, 그는 그 차원을 만들었다; 그의 자만심 속에서, 그는 자신의 창조물 중 하나에게 그것을 맡겼다; 그의 무지함 속에서, 그는 차원 전체에 걸쳐 피렉시아의 기름을 추적했다. 그가 좀 더 곁에 있었더라면, 멤나크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았을지도 몰랐다. 그가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그는 자신의 발자취에 기름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곁에 있지도 않았고,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았으며, 미로딘의 타락은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짓뭉갰다. 저를 뒤따라오지 마십시오, 그는 다른 이들에게 그렇게 말했다—이 모든 것이 그의 문제였고, 그것을 해결하면 그가 죽임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옳았다. 벤서가 자신의 불꽃을 희생하지 않았다면, 카른은 죽었을 터였다. 뛰어난 발명가, 끔찍한 농담을 이야기하는 자, 그리고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눈엣가시였던 벤서는 카른이 피렉시아화의 고통 속에 있을 때 그를 찾으러 온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코스와 엘스페스는 벤서가 미로딘의 핵 속에서 그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적의 군단들을 물리쳐 주었다. 멜리라는 벤서가 타락에 면역이 되게 해 주었고, 벤서는 . . .

카른은 벤서의 기억을 기리겠다고 몇 번이고 맹세했다. 벤서는 그에게서 무언가를, 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보았다. 만약 카른이 자신을 죽게 내버려둔다면 그는 그 희망을 저버리는 것일 터였다.

그래서 그가 현재 처해 있는 곤경이 더욱 고통스러웠다. 노른의 합창단에 의해 높이 떠받들어진 슬래그 덩어리—수 년 전에 있었던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코일로스의 동굴에서 그의 차원 이동을 저지한 것과 동일한 물질로 만들어진 것—에 묶인 채로, 그는 다차원의 종말을 완벽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의 몸뚱이 대부분은 고철로 뜯겨져나가 있었다. 카른은 자신이 왜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를 궁금해하곤 했다. "사람들은 뭔가가 비명을 지르면 그것을 해칠 가능성이 더 적지," 우르자는 그렇게 말했다. 피렉시아인들이 사람이 아닌 것이 얼마나 아쉬운 일인지. 카른은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의 모양을 바꾸고, 그것을 무언가 유용한 것으로 만드는 것 이외의 선택지가 없었다: 그것은 그의 남아 있는 몸뚱이에 그를 붙들어 줄 닻이었다. 그가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는 한은, 그는 그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의 실패작들의 승리에 둘러싸인 상황에, 그것만이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이것이 종말이었다—그의 창조물의, 다차원의, 그리고 그의 종말.

노른을 잘 알고 있기에, 이는 빠르게 찾아오지 않을 터였다. 보린클렉스의 끝없는 도발과 진-기탁시아스의 재촉 사이에서, 카른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환상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피렉시아인들은 그를 조각조각 떼어내고 은으로 만들어진 그의 몸뚱이의 용도를 변경했다. 보린클렉스와 진-기탁시아스는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동일했다.

그리고 노른은?

노른은 그가 고통받기를 원했다. 그는 그녀의 송곳니가 가득한 미소에서 그것을 보았다.

"가짜 총대주교여," 그녀가 카른에게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축복받은 광경이 아닌지? 당신이 그렇게 오래 방황하고 난 뒤에, 당신 없이 높은 곳에 올라선 우리를 보게 되다니."

카른은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에게 남아 있는 소중한 힘은 거의 없었다. 남은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기억하고 싶어했다. 그것이 그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었다. 코스는 진-기탁시아스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데도 등을 꼿꼿이 세우고 앉았다. 포로들 중에서, 카른과 눈을 마주친 사람은 그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 자기만의 이유가 있었다. 찬드라는 너무 얻어맞아서 제대로 무릎조차 꿇을 수 없었다. 그리고 멜리라는?

멜리라도 차마 볼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이 아프기는 했지만, 그는 이해했다. 그들이 그토록 노력한 결과가, 불가능에 대항해 고생했던 시간들이, 희생한 것들과 꿈들이, 여기에서 모두 죽게 될 터였다. 그 오래 전 그가 저지른 모든 실수들 때문에. 그가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그 또한 보고 싶어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를 구조하려던 미란인들은 팔다리를 잃은 상태였다; 일부는 이미 새로운 괴물로 접합되어 가고 있었다. 그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그 수가 수십 명은 되었다.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상태였다—코스, 멜리라, 렌, 찬드라, 그리고 스물 남짓한 생존자들 뿐이었다. 그들 나머지는 하나씩 실험을 위해 끌려갔다. 이곳에 남아 있는 자들은 노른이 그녀만의 특별한 이유로 남겨둔 것이었다.

합창단의 구성원 중 한 명이 자신의 새로운 성장에 맞춰 척추를 아코디언처럼 펼치며 몸을 쭉 뻗었다. 그녀는 카른의 머리를 붙잡고 제자리에 고정했다—그가 노른의 얼굴을 강제로 마주보도록 말이다.

"피렉시아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거기에 대답해야만 하지. 이조차도 할 수 없다면 우리를 이끌지 못한 것도 놀랍지 않군."

카른은 피곤했다. 그는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진-기탁시아스가 팔을 들어올리며 내려치려 했다. 그의 사악한 발톱의 반짝임 속에서, 카른은 과거의 유령을 보았다. 이럴 때 누가 그에게 위안을 줄 수 있겠는가? 그는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에 상관없이 곧 그들과 함께하게 될 터였다.

아플 것인가?

잠드는 것 같을 것인가? 그는 항상 잠드는 일을 부러워했다.

쉴 시간이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그의 눈꺼풀에 번쩍이는 금빛이 반짝였다.

나팔 소리가 피렉시아의 거대한 기계가 만들어내는 찍찍대는 소리를 산산조각냈다. 모여든 병력들은 앞으로 일어나려는 일에 대한 찰나의 경고만을 받았을 뿐이었다—그리고 그것이 무엇이 될 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황금빛이 구경꾼들을 집어삼키면서, 카른은 금속이 서로 맞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가장 기이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에, 그는 다리를 뒤흔들고 있는 충격파의 중심부에 나타난 것이 무엇인지를 볼 수 있었다.

빛나는 갑옷을 입은 천사가 황금빛 검을 들고 진-기탁시아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분노한 신의 창처럼 높은 곳에서 그들을 향해 날아들었다—그리고 그녀가 착지했을 때, 그는 자신의 아래에 있던 금속을 짓뭉갰다. 그녀가 만들어낸 충격은 진-기탁시아스의 군단 수십 명을 나락 속으로 굴러떨어지게 만들었다. 합창단의 섬세한 육체 또한 이러한 충격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들도 곧 어둠 속으로 곤두박칠치면서, 카른이 묶여 있는 슬래그 덩어리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여전히, 그는 지켜보았다.

"너는 이 남자를 쓰러뜨릴 수 없디," 천사가 말했다.

잠시만. 그는 설마 . . . ? 그 목소리는 . . .

그것을 알아차린 자는 카른뿐만이 아니었다.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엘레쉬 노른이 새된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너는?!"

빛이 희미해지자, 엘스페스 티렐이 분화구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하지만 카른의 눈 앞에 있는 엘스페스는 그가 여태껏 보지 못했던 엘스페스였다; 빛을 발하는 금빛 날개가 그녀의 양 옆에 있었다. 그녀의 평온한 얼굴에는 더이상 그녀가 과거에 입었던 수많은 상처들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진-기탁시아스는 허겁지겁 뒷걸음질쳤고, 그의 부하들은 그의 탈출을 보호하기 위해 대열을 좁혀들었다. 엘스페스는 그가 가게 두었다. 그녀는 다른 일로 바빴다—그녀는 찬드라의 부어오른 얼굴에 손을 얹었다. 그녀에게서 치유의 빛이 나와 화염술사에게로 향했다. 살점이 다시 맞물렸다.

이미 노른은 왕좌에서 뛰쳐나와 있었다; 그녀는 분노하면서 왕좌를 내팽개쳤다. 그녀의 합창단 중 두 명에 그 육중한 물건 아래에 짓이겨졌다. 카른의 눈에는 그녀가 그들의 죽음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너! . . . 너는 더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못할 터였는데!"

엘스페스는 굳이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녀를 올려다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찬드라에, 그리고 코스에게 주의를 기울였다. 그의 표정에는 그가 받은 충격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희망도 있었다. 그것은 카른의 안에 남아 있던 약간의 희망에도 불을 붙였다. 그가 그 눈으로 희망을 본 것이 언제였던가?

"피렉시아의 힘이자 심장인 우리가 널 해치우겠다!" 노른은 엘스페스에게 왕좌의 일부분을 내던졌다. 카른은 엘스페스가 자기에게 날아와 부딪힐까 충격에 대비했다—하지만 엘스페스는 바위가 그녀의 날개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도 그리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모여든 피렉시아 부대 사이로 무언가 공포 같은 것이, 무언가 충격 같은 것이 퍼져나갔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불 앞에 놓인 동물들처럼, 그들은 물러나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미란인들은 기회를 보았다. 코스가 치유되자마자, 그는 주먹을 땅바닥에 꽂아넣었다. 침략의 나무 밑바닥까지 쭉 이어져 있는, 다리의 불타는 주황색 균열로부터 마그마가 치솟아올랐다. "미로딘!" 코스가 말했다. "나와 함께해라!"

하지만 노른에게는 그들이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손에 붙잡히는 것은 무엇이든—그녀의 왕좌의 더 많은 덩어리들, 울부짖는 보린클렉스에게서 뜯어낸 뿔, 불행한 합창단 구성원의 잘린 머리—무기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엘스페스를 향해 그것들을 전부 던졌다. 엘스페스는 그것들을 피하고, 베어내고, 쳐냈다—그 공격들은 어떤 것도 그녀에게 닿지 못했다. 노른은 다시 한번 새된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진-기탁시아스가 노른의 옆으로 다가왔다. "죄수들이—"

"너와 니사가 그들을 상대해라," 노른이 쏘아붙였다. "우리에겐 더 중요한 일이 있다."

"저 천사 말인가?" 진-기탁시아스가 물었다. "비상식적이군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다. 내 군대가 그들을 상대할 수 있고, 보린클렉스는 우리가 남긴 것을 먹어치우겠지. 이 문제는 넘기고 후퇴하는 게 더 현명할—"

노른은 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반대는 신성모독이다, 총독. 신자들의 혀는 반대로 더럽혀지지 않는다. 우리의 의지가 피렉시아의 의지다. 지켜봐라."

그들이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노른이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특히 그녀가 카른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는 멜리라를 눈치채지 못했으니 말이다. 코스에게 간단히 손을 젓자 갑자기, 카른은 다시 하늘로 들어올려졌다. "괜찮아질 거에요," 멜리라가 말했다.

이 모든 일의 대부분은 믿기 어려웠다.

아주 오래 전, 그는 뉴 피렉시아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 그의 친구들—벤서, 코스, 엘스페스, 그리고 멜리라—의 개입이 그를 살렸었다.

이제 그들 중 거의 모두가 그를 다시 구하러 왔고, 벤서의 불꽃은 그에게 힘을 빌려주었다.

나를 따라오지 마십시오, 그는 한때 벤서에게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벤서의 불꽃은 여전히 그의 안에 있고 여기까지 그를 따라왔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은.


렌은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은.

렌의 대부분은 사라져 있었고, 그들의 전투 병력은 부상당한 생존자 몇 명밖에 남지 않아 있었지만,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더이상 다리가 없다고 해도 무슨 상관이겠는가? 온 세계의 무게가 여전히 그녀의 어깨 위에 놓여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천사의 도착은 놀라움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다른 것은 무엇이 되었든 그들이 모두 죽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할 터였으니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을 터였다. 누군가가 그들을 구하러 왔고, 그것은 물론 새로운 가을의 색을 입은 엘스페스였다. 감상할 시간이 아니긴 했지만, 그녀는 멋져 보였다.

인간들은 밝고 빛나는 것에 산만해지는 일이 많다. 그녀는 피렉시아인들도 똑같기를 바랬다.

"찬드라," 그녀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찬드라, 우린 가야 해요."

화염술사의 두 눈에서 금빛이 뛰놀았다—그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렌이 찬드라의 소매를 물어 잡아당기고 나서야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는 더이상 걸을 수 없어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렌이 말했다.

찬드라에게는 그 설명이면 충분했다. 그녀에게 현실 감각이 다시 찾아왔다. 그녀는 렌을 들쳐안았다. "알겠어. 가자."

둘은 함께 달려나갔다. 미란인들은 그 뒤를 따라가면서, 그들 모두를 구한 여자를—그리고 그들이 피해야 할 군대를—계속해서 뒤돌아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최소한, 렌은 그들이 그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른!" 멜리라가 소리쳤다. "우리는 그도 구해야 해요."

"알겠어!" 코스가 말했다. 카른이 놓여 있는 석판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인 돌이었다—나무가 그녀의 부름에 응답하듯이 그것은 코스의 부름에 응답했다. 카른의 석판이 그들에게 날아왔다. 날아오던 수많은 화살과 창이 석판의 뒤에서 튕겨나갔다. 그것 또한 코스가 한 일이었다: 그는 그것을 퇴각의 방패로 사용하고 있었다.

렌은 얼굴을 찌푸렸다. 무기들이 실제로 카른을 다치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는 그녀에게는 여전히 냉혹한 행동처럼 보였다. 얼마나 오랫동안 싸워 왔기에 그들은 이런 결정을 내린단 말인가?

그들에게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었다.

렌은 그들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고자 했지만, 혼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을 터였다. 테페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고 있을 터였다. 오직 그녀가 그에게 연락이 닫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는 침략의 나무의 도움 없이는 그녀가 닿을 수 없는 어딘가로 가 버린 상태였다. 그녀는 찬드라 없이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고, 찬드라는 . . .

"드라이어드를 내려놓으면 아직 네게도 희망은 있어, 찬드라. 너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널 죽일 거라는 걸 알 만큼 똑똑하지."

찬드라는 니사를 상대해야 했다.

그들 모두가 그래야 했다. 그들이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해도, 니사가 그들을 붙잡는다면 아무 의미도 없을 터였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을 붙잡을 작정이었다. 그 엘프는 쓰러진 자들의 시체를 그들에게 던지고 있었고, 그녀의 걸음걸이는 확실하고 불가피했다. 렌은 그녀가 돌아보지 않았기를 바랬다. 그 눈에는 동정심도, 자비도, 한때 그 자리에 있던 여성의 흔적도 전혀 없었다.

코스는 다른 사람들이 다치는 것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카른은 그녀만큼이나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다. 도망치는 저항군—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피렉시아화된 엘프 플레인즈워커를 상대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엘스페스는 노른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찬드라는? 찬드라는 니사를 해칠 수 없었다. 렌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나무에 접근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할 터였다. 렌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테고,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알 수 없는 것은 그 방법이었다.

그녀가 가진 것은 믿음뿐이었다


피렉시아는 맹위를 떨쳤지만, 그것이 엘스페스 티렐의 평화를 깨뜨리지는 못했다. 그 평화는 그녀의 황금 갑옷만큼이나 확실하고 견고했고, 그녀의 전투의 상처만큼이나 어렵게 얻어낸 것이었다. 도자기 덩어리들이 연이어서 그녀에게 날아왔다;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질 것을 아는 사람의 필사적인 행동들이었다.

엘스페스는 이제 그 모든 것 위에 있었다.

한때, 그녀는 노른이 무섭다고 생각했었다. 한때, 저 바늘같은 이빨들은 그녀를 괴롭혔었다. 노른의 기이한 목소리는 거짓 신의 허세로 그녀의 악몽을 주워섬겼다. 항상 네 겸손함을 기억해라, 피렉시아가 네게 굴욕을 주었으니.

엘스페스는 더이상 그녀가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이상 굴욕을 당하지 않았다. 사실, 엘스페스는 날갯짓 한 번으로 그녀 위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노른은 다차원에 대한 위협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인형 쪽에 가까웠다. 이제는 모든 것이 작아진 것처럼 보였다. 더 멀리 있는 것처럼. 엘스페스의 삶의 모든 찌꺼기가 잘려나가고, 진실만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진실은 피렉시아가 이날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아래에서 미란인들은 나무를 향해 도망쳤다. 코스는 렌을 안고 선봉에 서 있는 찬드라와 함께 퇴로를 엄호했다. 카른은 슬래그 덩어리에 묶여 있었다—그는 감탄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그가 불쌍한 상태에 있기는 했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그를 향해 미소짓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 모든 세월이 흐른 후, 그들은 마침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작정이었다.

엘스페스가 그들이 그곳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게 해 주는 한은. 그녀는 니사를 막아야만 했다. 렌은 반드시 나무에 도착해야만 했다.

하지만 신경써야 할 더 긴급한 문제가 있었다—그녀가 자리를 뜨는 것을 원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었다.

성난 노른은 발톱을 내밀며 엘스페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엘스페스의 다리를 붙잡아 그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우리의 승리의 순간을 망치지 마라!"

엘스페스의 귀가 울렸다; 그녀의 시야가 흐려졌다. 그녀는 눈을 깜빡였다. 노른이 다시 한 번 그녀의 위에 우뚝 서 있었다.

"우리는 이 일에 거리낌 없이 헌신해 왔다. 다차원의 구원이야말로 우리의 정의로운 소명이다. 네가 감히 어떻게 거기에 맞서느냐?"

"나도 나만의 소명이 있다," 엘스페스가 대답했다. 그녀는 일어섰고, 그녀의 망토에서는 먼지가 떨어져내렸다. "넌 날 막을 수 없다."

노른의 웃음소리는 피를 차갑게 식히기에 충분했다. "네 소명은 거짓이다," 그녀가 말을 꺼냈다. 그녀가 말하는 것과 동시에, 쓰러진 피렉시아인들의 시체가 들어올려져 그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조각들은 느릿느릿 날아왔다: 금속 파편, 뼈 파편; 칼날과 면도날, 이빨과 튜브들. 노른은 그 사이를 휘저으며 기괴한 새 갑옷을 만들어냈다. "모든 차원에서, 영원히 빛나는 진실은 오직 하나뿐이다: 모든 것은 하나가 되리라. 연합을 방해하는 자는 완벽한 미래를 가로막는 것이다."

엘스페스는 어깨 너머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도망치고 있었고, 니사는 그들의 뒤를 쫓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여기에 머물면서 노른의 거창한 말을 듣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엘스페스는 그녀의 칼에 집중했다: 파직거리고 있는, 황금빛 신의 선물에. 이것은 진짜의 모조품일 뿐이었다—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모조품이었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노른에게 불타는 광선을 쏘아보내기 위해서는 약간의 집중이면 충분했다. 검의 정화하는 광선에 불탄 노른의 갑옷 덩어리가 떨어져 나갔다. 총독의 어깨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번에는, 노른이 비명을 내지르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발톱을 드러낸 손을 들어올렸다. 그들 주변에 있는 쓰러진 병사들의 시체가—이미 유용한 부분들을 빼앗긴 시체들이—다시 일어나 두 전사를 포위했다.

"피렉시아는 절대로 패배하지 않는다," 노른이 말했다. "네 주변을 봐라. 죽음 따윈 없다, 엘스페스 티렐, 오직 피렉시아뿐이다."

그녀에게는 행동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되살아난 부대가 그녀를 낚아채기 전에, 엘스페스는 다시 한 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그녀가 도망치는 미란인들을 향해 돌아설 때, 벽이 땅에서 솟구쳐 올라오며 그녀의 길을 막아섰다—그 벽은 끝없이 솟아올라 성역의 천장까지 뻗어 있었다.

"너는 우리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노른이 말했다. "우리는 네 발 아래에 있는 땅이며 네가 숨쉬는 공기다. 네가 보는 모든 것이 피렉시아이고, 피렉시아는 우리다. 우리는 온전하다."

엘스페스는 벽을 공격했다. 튀는 불꽃만이 유일한 긍정적인 신호였다: 도자기 갑옷은 그녀의 칼날에도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앞쪽에서는, 니사가 미란인들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찬드라가 그들과 함께 있었다—그들 둘은 가까운 사이였다, 그렇지 않은가? 찬드라가 그녀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인가? 엘스페스는 망설였다. 찬드라가 흔들린다면, 니사가 그들을 막게 될 터였다.

그들에게는 엘스페스가 필요했다. 이 싸움은 방해였다. 그녀는 저 벽을 뚫고 지나가야 했다. 다른 사람들이 단지 몇 초만 버틸 수 있다면 . . .

그녀는 다시 한 번 칼날에 집중했고,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칼날은 더욱 밝게 타올랐다. 그녀의 갑옷 위로 오로라가 반짝였다. 그녀의 뒤와 아래에서는, 보린클렉스와 진-기탁시아스의 되살아난 군단이 공격해 오고 있었다. 그녀의 날개에 채찍이 감겼다. 그들은 하나가 되어 끌어당겼다. 그녀의 근육들이 압박을 받으며 긴장했다.

"왜 그렇게 싸워야만 하지?" 노른이 물었다. "너는 항상 우리에게 맞서 싸워 왔다.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 고향을 원했다면, 우리와 함께 고향을 찾아라. 친구나 연인이 필요했다면, 우리의 군단에 수많은 자들이 있다. 너는 아직 우리와 함께할 수 있다. 네가 굴복하기만 한다면."

엘스페스는 어깨 너머를 쳐다보았다. 노른은 그 어느때보다 키가 컸고, 다리와 쓰러진 부하들로부터 추가한 장갑판들이 그녀를 더 크게 만들어 주었다. 밝은 색의 내장이 표면 아래에서 빛났다: 그녀가 그렇게나 자랑스러워하는, 피부가 벗겨진 살점이었다. 그녀의 몸집을, 그녀의 갑옷의 잔혹한 모양을,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낸 갑옷의 투구처럼 생긴 틀을 볼 때, 그녀는 전혀 고향처럼 보이지 않았디. 엘레쉬 노른은 전쟁과 죽음이었다.

노른이 내뻗은 손에서 두 번째 채찍이 쏘아져나왔다. 엘스페스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가 높은 곳에 머무르고 싶다면, 그녀는 노른을 쓰러뜨려야만 했다. 그녀가 칼을 한 번 내리치자 양쪽 채찍 모두가 잘려나갔다; 머물러 있던 힘은 기탁시아스의 하수인들을 뒤로 넘어지게 했다.

엘스페스는 노른을 향해 날아갔다.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또 다른 채찍이 그녀에게 날아왔다; 그녀는 그것을 피하면서 노른의 팔을 베어내어 이를 되갚았다.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살점이 타는 냄새가 엘스페스의 입가에 달라붙었다. "나는 너와 전혀 다르다."

노른은 엘스페스의 한쪽 날개를 붙잡았다. 새를 붙들고 있는 아이를 추잡하게 모방한 모습으로, 그녀는 엘스페스를 높이 쳐들었다. "너는 목적을 갈망했지—네 자신보다 더 위대한 무언가를 말이야. 네 가장 소중하게 여긴 소망은 네가 있어도 되는 장소, 끝없는 평화의 장소,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결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장소였다. 밝은 미래를. 피렉시아의 미래를 말이다."

노른의 목소리는 기쁜 듯이 역겨웠고 역겨운 듯이 기뻤다. 엘스페스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노른의 손가락을 베었지만, 피가 뿜어져 나오면서도 총독은 그녀를 놓아 주지 않았다.

"이 형체가 네게 주는 것 중에 피렉시아가 주지 못하는 것이 무엇이 있느냐? 평화. 목적. 연합. 하지만 그들은 네게 진실된 마지막 것을 줄 수 없다. 여전히 너는 피부에 얽매여 있다. 피부가 너를 약하게 만든다. 피렉시아인이 되는 것은 그러한 모든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네가 얻은 것은 우리가 완성한 것을 그저 희미하게 모방한 것일 뿐이다. 주위를 둘러봐라!"

그녀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인정하기는 끔찍히 싫었지만, 노른의 말에는 진실이 있었다. 늘어선 군대에서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들은 모두 똑같았다. 숨을 쉬는 자들은 일제히 그렇게 했다—그리고 그 숨소리와 함께, 성소는 딸깍거리고 윙윙거렸다. 그것은 그곳에 있는 주민들의 삶에 맞춰져 있는 기계였다. 니사, 나히리, 아자니 . . . 그들 중 누구도 그들의 새로운 상태에 화가 난 것 같지 않았다. 그들 한 명 한 명에게서 그녀는 황홀감 이외의 것을 보지 못했다.

고향은 어디든 될 수 있었고 누구든 그 고향을 함께할 수 있었다. 그녀가 합류했다면, 그녀에게는 친구가 모자라지 않았을 터였다. 그녀와 아자니는 테로스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심지어 닥소스도 그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죽지 않고, 늙지 않고, 모두 함께—영원히.

"천사들은 신성함의 창백한 그림자지. 우리는 그것의 진정한 빛이다. 이 성소의 높은 곳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본다. 이 전투가 끝나면 너는 더이상 너 자신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너는 그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너는 오랜 세월 동안 공포에 질려 피렉시아화를 바라보았지만, 지금 네 모습을 봐라, 다른 이름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똑같은 것이 아니다!" 엘스페스가 대답했다.

노른은 그녀의 앞에서 엘스페스를 거꾸로 들었다. 엘스페스는 땅에서 몇 미터 위에 매달려 있었다. 노른의 이빨이 엘스페스의 칼날에서 나온 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그렇다면 차이점을 하나만 말해 봐라."

"내 목적은 신성하다."

"내 전도사들은 우리의 신성함을 전하는 검의 역할을 한다. 다시 해 봐라."

"이 변화는 나에 대한 어떤 것도 바꿔놓지 않았다." 그 거짓말은 말하는 순간 그녀의 혀를 더럽혔다.

"네가 가진 그 새로운 날개들은 다른 진실을 말해 주고 있군. 이것이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가?"

"나는 . . ." 엘스페스가 말을 꺼냈다.

등 뒤에서 또다른 목소리가 들려 왔다—익숙한 목소리였다. 진-기탁시아스가 소리쳤다. "이미 여기에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았나? 그녀를 완성시키고 우리가 갈 길을 가자."

"조용!" 노른이 소리쳤다. 곧 그녀의 기분이 격노로 변했다. 그녀는 진-기탁시아스 쪽으로 돌아섰다. 금속이 충돌하고, 살점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진-기탁시아스가 엘스페스 뒤에서 꺽꺽댔다. 그녀는 그가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아이들처럼 말다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의 목적은 이것보다 더 컸다. 그리고 불복종에 대한 노른의 반응은 그들의 차이점에 대해 엘스페스가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

그녀는 노른의 부상당한 어깨에 칼을 꽂아넣었다—그곳은 이곳에서 그녀가 닿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피가 뿜어져 나와 엘스페스의 갑옷 위로 흘러내렸고, 노른은 마침내 그녀를 놓아주었다. 엘스페스는 다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진-기탁시아스는 노른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잇는 기름 웅덩이에 누워 있었다. 만약 그녀가 탈출하지 않았다면, 그곳에 있는 것은 그녀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대신, 엘스페스는 검에 힘을 집중했다. 황금색 빛이 발판 위로 넘쳐흘렀다.

Art by: Livia Prima

"네 말이 맞다, 노른,"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그렇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말다툼을 한다. 우리는 실수를 한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욕구, 꿈, 그리고 욕망이 있다."

노른의 입은 혼란과 혐오감에 비틀렸다. "이 무슨 신성모독이란 말인가? 우리는 오로지 피렉시아의 의지만을 말한—"

노른은 팔을 휘둘렀지만, 엘스페스는 몸을 숙여 피했다. "너는 진-기탁시아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은가? 피렉시아는 네가 나를 무시하기를 원했지만, 너는 다른 것을 원했지."

노른의 목구멍에서 고함소리가 새어나왔다. 쓰러진 병사들의 파편이, 죽은 자들의 칼날이 허공을 갈랐고, 각각이 엘스페스를 겨눴다. "너! . . . 너는 피렉시아에 대해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문제는 내가 너를 너무나도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엘스페스가 말했다. 칼날이 힘으로 웅웅댔다. 그녀는 그것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올렸다. 바로 이것이었다. 이 모든 세월과 이 모든 죽음들 후에—마침내 엘레쉬 노른을 쓰러뜨릴 때가 온 것이었다. 진-기탁시아스는 그녀를 돕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터였다. 그의 군단은 이미 . . .

나무를 향해 돌격하고 있었다. 그들 수천 명을 한 줌도 되지 않는 미란인들이 상대해야 했다. 창들이 마치 우박처럼 다리의 표면에 쏟아져내렸다. 방금 땅바닥으로 쓰러진 사람은—멜리라인가? 몸에 어떤 금속의 흔적도 없이 태어나, 피렉시아화의 공포에 면역을 가진, 저 소녀는 한때 이 차원 전체의 희망을 상징하기도 했었다. 바닥에 쓰러지고 있는 사람이 그녀인가?

코스의 비명이 그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머뭇거리는 것은 옳지 않았다.

엘스페스는 자신의 앞에 있는 총독을 내려다보았다. 칼날들이 마치 도자기로 만들어진 꽃잎처럼 노른의 주위를 휘감았다. "우리는 네 이해와 네 능력을 초월하는 존재다! 우리가 네가 그토록 아끼던 다차원을 정복하면, 너는 우리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우리의 창조물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너는 우리가 이뤄낸 모든 것을 망치지 못할 것이다. 지금으로 영겁이 지나면 너는 잊혀질 것이고, 우리는 영원한 사제인 엘레쉬 노른으로 남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말한 것이다. 너는 사람들이 엘레쉬 노른을 숭배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은가? 네게 피렉시아는 중요하지 않다. 그랬던 적이 없었다. 네가 신경쓰는 것은 오로지 힘 뿐이다."

엘레쉬 노른 주변의 칼들은 잠잠하고 고요했다. 그것들의 뒤에서 핏빛처럼 붉은 분노의 빛이 솟아올랐다. "너 . . . 나는 너를 증오한다!" 마치 군대가 쏘아보낸 화살과 마찬가지로, 칼들이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다리에서, 벽에서, 그리고 피렉시아의 몸 그 자체에서 뽑아낸 파편들이었다.

그녀는 마침내 자신을 대변하는 법을 배운 것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뭐, 그것은 더이상 엘스페스가 신경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칼들은 . . .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다. 엘스페스가 모든 것을 올바르게 해 낸다면 . . .

그녀는 곧장 벽을 향해 날아갔다.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뒤로 물러났다. 추진력이 그녀의 뱃속을 뒤집어놓고 그녀를 붙잡아두려 했지만, 그녀는 방향을 틀어 위쪽으로 벗어났다. 칼날들은 그럴 여유가 없었다.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한 곳에 집중시킨 상태에서, 엘스페스는 마침내 한 줄기 빛을 발했다.

빛이 사그라들자, 그녀는 이미 다리를 향해 반쯤 내려가, 나무를 향해 가고 있었다. 다차원의 희망이 그녀의 깃털 달린 어깨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진-기탁시아스가 몸을 일으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하지만 노른의 비명 소리는 들려 왔다.

"돌아와! 나는 아직 너와 끝을 내지 못했다!"

그녀는 너무 오래 빈둥거렸다. 이제는 옳은 일을 할 때였다.

렌과 찬드라는 나무에 도착하기 직전이었다. 엘스페스는 그들이 반드시 도착하게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