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군단의 행진 | 에피소드 2: 숨 참기
찬드라는 기다리는 것이 싫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이 싫었다: 그들 모두가 안에 갇혀 있는 은신처가, 매일마다 최악의 상황을 듣기를 기다리면서 다른 플레인즈워커들을 확인하는 일이, 타격이 올 줄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 지는 모르는 극심한 고통이. 지난 일주일 동안 그들은 '산다'는 말의 의미와는 동떨어진 채로 지냈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은 그것이 계획이었다. 2주 동안 그들은 도미나리아에 있는 릴리아나의 오두막에서 기다릴 작정이었다. 그녀는 그것들이 곧 재건될 베스 장원을 위한 단순한 자리 표시를 하는 물건이라고 맹세했지만, 그곳에는 악마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 종류의 보호진들이 뒤덮여 있었다. 찬드라는 릴리아나가 그렇게 많은 보호진들을 알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추궁을 받자, 릴리아나는 그저 자신이 투자한 것을 보호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을 뿐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이 2주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으면 그들은 모두가 죽었다고 가정하고 그에 따라 진행을 해야 했다. 그들이 그 전에 소식을 받는다면—뭐, 소식에 따라 행동할 터였다. 소식이 좋은 내용이라면, 그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게 될 터였다.
좋지 않다면,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하게 될 테고 말이다.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기다림을 더 잘 받아들인다—그녀보다 말이다. 비비안은 안에 있을 때보다 바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서, 모두에게 숨쉴 틈을 조금 만들어 주었다. 그녀의 요리도 훌륭했다. 렌도 보통 바깥에 있었지만, 그리 멀리 가지는 않았다. 그녀는 기다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찬드라는 그녀가 점점 맥이 풀려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렌이 드라이어드이긴 했다—하지만 그녀의 안에도 불길은 존재했고, 불은 항상 더 많은 것을 갈망하니 말이다.
거기에 릴리아나도 있었고, 그녀도 찬드라만큼이나 기다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상처를 벌리는 일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에 대해 그다지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해 눈치를 챘다. 찬드라가 렌과의 대화를 마치고 오후에 돌아오면, 릴리아나는 종종 그녀를 위한 이야기를 준비해 두곤 했다. 때로는 조용했다—그녀는 찬드라가 기다리는 동안 그곳에 앉아 고대의 책을 읽거나 집 수리 계획을 검토하곤 했다. 어떻게 지금 같은 상황에 그런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말인가? 모두가 정상인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지만, 정상인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로 소식이 있는지를 묻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찾아와 소식을 들어 달라고 하는 경우에는, 대개는 릴리아나가 대신 대답하면서 찬드라의 수고를 덜어 주었다.
하지만 매일마다 더 기분이 나빠져 갔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피부 위에 칼날이 올려져 있고 매일마다 누군가가 그것을 조금씩 긋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피는 그녀가 입 밖으로 내지 않은 단어들,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두려운 생각들이었다.
피렉시아의 무기. 검은 기름. 영원히 저들에게 빼았긴 아자니와 타미요는 불과 몇 달 전의 그들의 모습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런 자들로—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짓을 하려는 사람들로—가득 찬 차원. 어쩌면 그들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반격하고 싶었다. 최소한 그녀가 그 한복판에 있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을 터였다. 비록 그 대답이 좋은 것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최근에는 좋은 대답은 하나도 없었다. 만약 니사가
무엇보다도, 그녀는 기다림이 끝나기를 바랬다.
지금으로서는, 렌과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호흡에 집중해야 해. 불도 우리처럼 공기가 필요하거든," 찬드라가 말했다. 자야는 상황이 나빠졌을 때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해 주곤 했다: 그녀가 호흡을 조절할 수 있다면 불을 조절할 수 있고, 그녀가 불을 조절할 수 있다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말이다.
자야는 죽었고, 아자니가 그녀를 죽였으며, 찬드라는 모든 일이 두번 다시 잘 될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야 했다. 렌은 숨을 쉬는 일을 썩 잘 하지 못했다. 찬드라가 그녀에 대해 반감을 가지지는 않았다—그녀는 결국 드라이어드였으니 말이다. 그들 대부분은 폐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인간의 호흡과 비교하는 일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군요," 렌이 말했다. 그녀의 나무껍질 피부 사이로 불길이 새어나왔다. 분명한 고통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는 명랑했다.
"그렇네," 찬드라가 말했다. 그녀는 뒤통수를 긁적였다. 니사는 나무와 대화를 나눴다. 그녀라면 아마도 수많은 드라이어드 친구들이 있기도 할 터였다. 그녀라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터였다—하지만 그녀는 이곳에 없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더 낫군요," 렌이 말했다. 불길이 깜빡였다—하지만 찬드라가 원했던 것만큼 사그러들지는 않았다.
그녀는 스승이 해야 하는 일이라 여기면서 렌의 어깨에 손을 얹었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한 생각은 그다지 없었다. 자야는 그녀에게 수많은 가르침을 내려 주었다. 찬드라는 자신이 그것들 모두를 내면화했는지를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가 어떻게 그 모든 것을 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른 누군가가 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터였다. 더 나이가 많은 누군가가, 말하자면
아자니 같은 사람이.
찬드라는 그 생각을 지워버렸다.
"같이 해 보자고," 그녀가 말했다. "내가 네 곁에 있을 거야. 불길 중에는 공기를 줄 가치가 없는 것들이 있어. 그게 어떤 것인지를 알아차리는게 요령이지."
"알겠어요," 렌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불길에게 매우 실례인 일처럼 보이네요."
찬드라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서, 그녀의 콧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에 집중하라는 자야의 잔잔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녀는, 어설프고 품위 없게, 자신에게 들려 오는 그 단어들을 따라했다. 불길과 이야기를 해야 해. 그것이 무엇을 하려는 지를 파악해.
그런 뒤 이내 타이바르의 도착을 알리는 전쟁뿔나팔 소리가 그들의 사이에 도끼처럼 떨어져내렸다.
그들 둘은 안전가옥 쪽을 쳐다보다가 문을 통해 절뚝거리며 나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 찬드라의 숨이 턱 멎었다.
그녀와 렌 사이에는 더이상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찬드라는 안전가옥 쪽으로 달려가는 것과 동시에 어두운 회색 하늘을 향해 조명탄을 쏘아올리면서 그것이 비비안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하기를 바랬다.
그리고 기다리는 것을 그토록 싫어했음에도, 찬드라는 문턱에서 망설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들 중 세 명만이 돌아왔다. 어쩌면 처음 세 명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세 명이란 말인가? 그녀는 머리 속으로 가능성들을 훑어보았고, 그러고 있는 자신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다. 소식은 그 내용이 어떤 것이 되었든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누구란 말인가?
이곳에만 있으면 절대로 알 수 없을 터였다.
찬드라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안전가옥 안으로 들어갔다.
"나무에 대한 우리의 말이 맞았네. 그들도 그들만의 나무를 가지고 있더군. 그건 타락했고, 뒤틀렸으며—"
"그들은 우리보다 더 계획적이었어. 모든 것에 답을 가지고 있었—"
"현실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목소리는 세 개였다. 그중 니사의 것은 없었다. 또 다른 상처.
찬드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생각해 봐야 할 다른 것들이 있었다—이 계획은 그들 중 어떤 개인보다도 훨씬 더 컸다. 대체로 멀쩡한 카이토는 흉상에 기대어 있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카야와 타이바르는 피와 먼지, 기름에 뒤덮인 채로 소파에 주저앉아 있었다. 하필이면 릴리아나가 부상당한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그녀의 앞에 있는 바닥에는 액체가 담긴 작은 병들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액체를 천에 조금 부은 뒤 그것을 타이바르의 상처에 문질렀다.
찬드라가 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릴리아나였다, "좋은 소식은 아니야."
"그럴 것 같더라고," 찬드라가 말했다. "이보다 더 구역질나는 것은 본 적이 없네," 타이바르가 말했다. 그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칼드하임에서 훔쳐낸 세계수의 정수를 괴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사용했어. 그것은 심지어 살아있지조차 않았네."
"그들은 다른 차원들을 침략하는 데에 그것을 사용하고 있어." 카야는 더이상 앉아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일어서서 서성였다. "전군을 이동시키고 있어. 무기들은 우리거 전에 본 적이 없는 것들이고. 뉴 피렉시아에는 그 기계들의 악몽 말고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 머지않아 그것들이 어디에나 있게 되겠지."
"하지만 반격할 사람들은 여전히 남아있잖아, 안 그래? 다른 차원에 있는 모두를 데리고 와서, 저것들을 포위하고, 뉴 피렉시아로 다시 쳐들어가 노른을 쓰러뜨리는 거야," 찬드라는 자신이 말을 주절거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공기, 그녀는 생각했다. 공기—계속 숨을 쉬어야 한다고. 여기에는 공기를 불어넣을 가치가 있었다. "이건 끝나지 않았아. 끝나서는 안 돼."
카야의 눈가에 동정심이 서렸다. "그래, 그럴 순 없어."
"더 이야기하기 전에 비비안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카이토가 끼어들었다.
찬드라는 그 말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건 충분히 했어. 그들이 그걸 어떻게 조종하는 거지?"
"내 말은—" 카야가 가능한 한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
"카야. 부탁이야," 찬드라가 말했다. 그 목소리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들리는지에 그녀 자신도 놀랐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해 줘."
카야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이 니사를 붙잡았어."
그 말과 동시에, 찬드라는 숨을 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니사가 일행과 함께 있지 않았을 때
그녀가 무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들 뒤에 있는 문이 열렸다.
"소식이 있는 건가?" 비비안이 그들 뒤에서 말했다. "잠깐만
"유행을 따라서 늦나 보지," 릴리아나가 말했다. 그녀는 타이바르의 가슴에 감긴 붕대를 묶었다. "조만간 이곳에 올 거야."
카야는 눈을 감았다. "아니, 오지 않을 거야."
최소한, 릴리아나의 얼굴에는 괴로운 기색이 비쳐 보이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튀어나온 목소리는 날카롭고 상처받아 있었다—그것은 찬드라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그는 용감하게 싸웠지만, 이 짐승들이
"상대가 지치지도 않고 실수도 하지 않을 때 용감함은 크게 중요하지 않지," 카이토가 말했다. 그는 바닥에서 눈길을 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그렇게 멀리 갔을 때에도 말이야."
"그건 말이 안 돼," 릴리아나가 말했다. 그녀는 일어서서, 떨리는 손을 감추기 위해 유리병이 담긴 쟁반을 집어들었다. "이 말도 안 되는 모든 일이 그의 생각이었어. 그는 그냥 실패할 리가 없어. 그는 그러지 않아."
"마지막에는, 그가 더이상 그가 아니었다고 생각해. 그는 그들 중 하나가 되었어," 카이토가 말했다.
릴리아나는 숨을 더 깊이 들이마셨지만, 그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우리에겐 세세한 일에 휘말릴 시간이 없어," 비비안이 끼어들엇다.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나히리는 젠디카르로 가고 있고, 방랑자는 달아났을 테고, 엘스페스는 이미 테로스로 갔겠지—"
"피렉시아인들이 나히리도 사로잡은 것을 보았네," 타이바르가 말했다.
"엘스페스도 성공하지 못했어," 카이토가 덧붙였다. "방랑자는 아마 고향으로 돌아갔겠지만, 엘스페스가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
"엘스페스 티렐이 뉴 피렉시아에서 죽었을 리가 없어," 비비안이 말했다.
카야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릴리아나를 휙 쳐다보았다. "그냥 말해 버리자고: 우리가 엘스페스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그녀의 검이 제이스의 등에서 튀어나오고 있었어." 그녀는 콧등을 꼬집은 뒤에 말을 이어나갔다. "그 빌어먹을 나무는 최소한 열두 개의 차원과 연결되어 있었어. 그가 성배를 기폭시켰다면, 우리는 그 차원들 모두를 잃었을 수도 있다고. 그 물건은 이 세상의 종말을 향해 째깍거리며 움직이고 있었고, 시간은 없었다고. 그래서 그녀는
카야는 말끝을 흐렸다. 타이바르가 그 말을 이어받았다. "엘스페스는 그를 통과해, 성배를 집어든 뒤, 공허한 우주로 차원이동을 했네. 고귀한 희생이지—그녀는 지금쯤 발키리들과 잔치를 벌이고 있을 게 틀림없어."
"아, 좀 닥쳐," 릴리아나가 쉭쉭댔다.
안전가옥 안의 공기가 싸늘해졌다. 제이스와 니사 둘 모두 떠나버렸다. 나히리도. 심지어 엘스페스조차도 마지막에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들이 보낸 모든 사람들 중에서 오직 넷만이 돌아왔고, 넷 중 세 명이 여기에 있었다. 그들이 두려워했던 모든 것이 실현되고 있었다: 피렉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들은 비비안은 당당하던 표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심각하군."
"그게 우리가 이곳에 있는 유일한 이유야. 우리가 무엇을 상대하고 있는 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 카야가 말했다. "다차원 전체가 이해해야만 해. 내가 말했던 것처럼—"
"뭐, 난 신경쓰지 말고 계속해."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끼어들었고, 목소리에는 말하는 사람의 떨림으로부터 주위를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이상할 정도의 힘이 실려 있었다. 릴리아나는 이미 문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나는 스트릭스헤이븐에 소식을 전하겠어."
"자네도 이야기를 들어야 하네—" 타이바르가 말을 꺼냈지만, 릴리아나는 이미 고개를 젓고 있었다.
"난 이미 그런 종류의 이야기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 고귀한 희생은 내게 결코 어울리지 않아."
찬드라는 손을 펼쳤다가 주먹을 꽉 쥐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찬드라는 사람들이 릴리아나의 날카로운 성격과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그것들이 한 수 접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지금 릴리아나의 고개가 약간 기울어지는 것은 결코 날카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눈에 담겨 있던 야망은 깊은 동정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넌 거기로 직접 돌아가려는 거지, 안 그래?"
모두의 시선이 찬드라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방식을—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예리하게 의식했다. 물론 그렇겠지. 그녀는 충동적이잖아. 찬드라는 설교가 시작되려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그녀는 이미 거기에 싫증이 나 있었다. 그녀는 세상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것에 지쳤다.
"맞아. 그러고 싶어," 그녀가 말했다. "세계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너희들은 다 끝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잖아."
카야는 손바닥을 두 눈에 대고 눌렀다. 그녀는 숨을 들이마셨다. "네가 돌아가게 놔둘 수 없어."
"놔둔다고?" 찬드라가 말했다. 그녀는 그녀 쪽으로 한 발짝 걸어갔다. "넌 내가 뭘 하든 말든 그러라고 놔둘 수 없어."
"계획은 다른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리는 거야," 비비안이 말했다. 그녀는 더 멋지고 더 침착했지만, 그녀가 찬드라의 생각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우리는 병력을 집결시켜서 반격할 방법을 찾을 수 있어. 하지만 섣불리 달려들게 되면 그렇게 할 수 없지."
"너희들은 그렇게 하면 되지," 찬드라가 맞받아쳤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해. 하지만 우리가 이미 그곳에 있는 것과 싸우는 일만 계속한다면, 어떤 진전도 이뤄낼 수 없어. 그들을 뿌리째 잘라니지 못하면 그들은 계속해서 나타날 거야."
다른 이들은 시선을 교환했다. 쇠소한 그들은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릴리아나는 처음에 보였던 이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떠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는 찬드라와 문 사이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은가? 그녀는 이곳에 있는 누구보다도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잘 이하하고 있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다음으로 말은 꺼낸 사람은 카야였다. "찬드라, 네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말하는지는 이해해. 진심이야. 하지만 너는 뉴 피렉시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히해할 수 없을 거야. 이건 그냥 계획 없이 들이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우리는 계획을 했는데도 간신히 살아나왔어. 나는 여러 해 동안 암살자 생활을 했는데도, 거기서 거의 날아갈 뻔 했지. 나히리는 엘드라지를 상대했어; 우리는 그녀도 잃었어. 네가 그곳에 가면, 넌 그냥 죽는 게 아니야—네 살점은 벗겨지고 뼈는 금속으로 변한 다음, 네 정신이 그들의 병든 세계관에 맞춰져서 비틀리게 될 거야. 다음에 우리가 만날 때 너는 우리에게 피렉시아와 하나가 되는 기쁨에 대해서 말해 주게 되겠지. 비비안의 말이 맞아—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른 사람들을 더 잃는 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거야. 여기서 일을 마치면, 너는 칼라데시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를 알려줘야 해. 그게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야."
그녀의 정신이 멈춰세우기도 전에, 찬드라의 입에서 대답이 튀어나왔다. "넌 나를 어린애 취급하고 있어."
"널 어린애 취급하는 게 아니야. 널 보호하려는 거야. 이곳은 라브니카와는 달라. 영생자들은 노른의 살점 없는 군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야. 네가 좋은 의도라는 건 알고 있어. 모두를 돕고 싶은 거지. 넌 다차원을 구하고 싶은 거야—좋아. 하지만 우리 팀 전체가 끝내지 못한 일에 다시 파고드는 것보다 그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어."
카야는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찬드라에게는 다 똑같은 소리로 들렸다. 카야는 요점을 이해하지 못했다. 타이바르라면 이해해 줄 터였다, 그렇지 않은가? 그는 큰 도전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와 눈을 마주쳤을 때, 그는 시선을 돌렸다.
"용맹함은 칭찬할 만한 일이네," 타이바르가 말했다, "하지만 어떤 전투가 자신의 것인지를 아는 것 또한 그렇지. 카야와 나는 단지 자네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해 주러 왔을 뿐이네. 자네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자네의 일을 하고, 자네의 고향이라 여길 수 있는 곳에서 죽게."
"이건 모두의 전투야," 찬드라가 말했다.
"즉 모두가 발언권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비비안이 말했다. "그리고 내 의견은 잘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일에 더이상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거야."
"네 기분이 어떤지 알아. 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건 쉽지 않지," 카이토가 말했다. "하지만 우린 싸움에서 졌을 뿐이야. 우리가 우리의 고향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전쟁에서 이기는 거야."
찬드라는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명백한 일이었는데도 그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거나 보려 하지 않았다. "뉴 피렉시아에 갇힌 사람들은? 그 사람들은 거기에 그냥 남겨 둘 거야?"
거기에 대답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직접적으로는. 그때 안전가옥 안을 뒤덮은 침묵은 또 다른 형태의 기다림에 불과했고, 찬드라는 이 모든 상황에 싫증이 나는 것만큼 그것이 싫었다. 만약 그녀가 이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수만 있었다면—그 불길 안에서 새로운 시작을 찾아낼 수만 있었다면—그녀는 그렇게 했을 터였다. 이곳에 서 있는 일은 그녀의 영혼을 근질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말해 봐. 그들은 그냥 버리는 거야? 숨쉬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것인지 쉬워 지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숨소리는 이제 크고 날카로워져서 그녀의 뱃속에서 자라나는 불을 키우고 있었다. 열기가 그녀의 눈가를 그을렸다.
"찬드라," 릴리아나가 눈 위에 드리운 그림자처럼 부드럽게 말했다, "그녀라면 네가 안전하기를 바랄 거야, 그렇지 않니?"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찬드라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를 썼고, 자신의 상상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릴리아나가 그 생각을 밖으로 꺼냈다. 니사를 상상하는 일은 불길을 불러내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찬드라는 그것을 매우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니사의 얼굴에 드러난 결심을, 그녀의 눈이 숲 지붕의 녹색으로 변한 것을, 그녀의 귀의 각도를. 그녀는 니사의 손이 자신의 어깨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끼와 소나무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으며, 상상하고 싶지 않았더라도 그 단어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아팠다.
몹시 아팠다.
그녀는 자신이 모두의 앞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데도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찬드라는 한 번 더 숨을 들이쉬었다. 공기, 그녀는 생각했다. 그저 계속해서 숨을 쉬어야 한다고.
"누군가를 잃으면, 그들의 기억에 경의를 표해야만 해," 릴리아나가 말했다.
"난 그녀를 잃지 않았어," 찬드라가 쏘아붙였다.
카야의 분노는 시시각각 커져 가고 있었다. 그녀는 지쳐 있었고, 그것은 그녀의 얼굴 구석구석에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죽었어, 찬드라."
"아니, 그렇지 않아. 우리가 피렉시아인들을 저지하고 그걸 멈출 방법만 알아낸다면
"이건 누구 한 명보다 중요한 일이야," 비비안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숲 전체를 돌보려는—"
"내가 그걸 모르는 것 같아?"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시야 가장자리를 비추는 희미한 빛이 그녀가 불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상관없었다—어쩌면 좋은 일일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감정은 어딘가로 향해야만 했으니 말이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내가 모를 것 같아? 그개 내가 돌아가려는 이유야! 우리가 도망치기만 한다면 우리는 결코 이길 수 없어!"
"찬드라—" 카야가 말을 꺼냈지만, 이미 너무 늦어 있었다. 그녀에게는 더이상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난 떠나겠어," 그녀가 말했다. "너희들은 원한다면 다른 차원으로 가서 경고할 수 있지만, 난 내 친구들을 두고 떠나지 않을 거야."
"혼자서 가겠다고?" 타이바르가 물었다.
"너희들 중 아무도 따라오지 않을 테니까, 맞아, 혼자서 갈 거야," 그녀는 문 쪽으로 물러서면서 말했다. "하지만 그곳에 도착하면 혼자가 아니겠지."
"그렇다면 네 계획은 정확히 뭔데?" 카이토가 소리쳤다.
찬드라는 돌아서지 않았다. "나무를 쓰러뜨릴 거야. 다른 건 그 과정 중에 알아내겠지. 쉬워."
습지가 기다리고 있었다—그녀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릴리아나뿐이었다. 하지만, 릴리아나는 그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니었고, 문지방에 기대서서 그녀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넌 진심이구나," 그녀가 말했다.
"맞아. 그리고 넌 도망치는 일에 진지하지, 안 그래?"
릴리아나 베스가 몸을 움찔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살인도 불사하려는 사람이 수없이 많았다. 기이하게도, 찬드라에게는 그 일이 승리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 중 아무 것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그리고 그것은 최악이었다.
"내가 그럴 거라고 생각해? 난 도망치지 않아. 난 그저 장례식 종소리를 들으면 그걸 알아차릴 뿐이야. 네 시시한 모험이 잘 되길 바랄게."
"기다려," 찬드라가 말했다.
하지만 릴리아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거의 뒤로 눈길도 주지 않고 직접 습지로 걸어나갔다. "오, 기다릴 시간 같은 건 없어. 네가 그렇게 이야기했지 않니."
오늘은 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찬드라는 손을 다시 한 번 폈다가 쥐었다. 그녀는 자신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명확히 하고 싶었다—릴리아나가 따라와 준다면 큰 도움이 되어 줄 테고, 어쩌면 그들이 함께 해답을 찾아낼 수도 있으며, 어쩌면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그것에 맞서는 일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릴리아나에게 그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라고 요구하는 일일 터였다—그리고 그들 둘은 서로에게 그런 일을 묻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이해하고 있었다.
릴리아나는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찬드라 날라르는 걷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서 떨어져내리는 눈물은 뜨거웠지만, 습지의 차가운 공기는 그녀의 피부 위에서 눈물이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녀는 몸을 떨지 않기 위해 불길을 더 거세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 차원을 떠나기 전에 얼마나 더 멀리 걸어가려고 하는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사실, 그녀는 멀리 갈 필요가 전혀 없었다. 원하기만 하면 여기서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 동안 걷고 싶었다. 바람을 느끼고, 끔찍한 습지의 냄새를 맡고, 칙칙한 회색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다. 그녀가 떠나면, 한동안은 다시 하늘을 볼 수 없을 지도 몰랐다. 이곳의 하늘은 칼라데시처럼 활기찬 푸른색이 아니었다. 이곳의 구름은 나선형이 아니었다. 사실, 이곳에는 구름이 전혀 없었다—사방이 온통 회색인 습지일 뿐이었다. 그녀는 오존이나 가판대 음식의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시장의 시끄러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이곳은 고향이 아니었다. 이곳은 그녀가 기억할 장소가 아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녀는 돌아올 작정이었다. 다른 곳들이 있을 터였다. 그녀는 그렇게 할 작정이었다. 세계수가 쓰러지고 나면, 갈 수 있는 수많은 다른 곳들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끝나고 나면 괜찮아질 터였다.
그녀는 처음으로 시야에 들어온 나무 앞에 멈춰섰다. 그 나무는 그렇게 튼튼하지도, 심지어 건강하지도 않았다: 그것의 껍질은 검게 변해 있었고, 텅 빈 가지는 하늘을 할퀴려는 발톱인 것마냥 뒤틀려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무였고, 그녀는 숨을 돌리기에는 아마도 그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찬드라는 찾아보기 힘든 나무그늘 아래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혔다.
뉴 피렉시아에 가는 것은 옳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괜찮을 터였다. 그녀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아마 한때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들이었던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사악한 제국의 입 안으로 차원 이동을 해 걸어들어가면서 고함을 내지를 시간도. 그녀가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의지했던 사람들. 그들은 해낼 수 없었다—그리고 이제 그녀는 그것을 혼자서 해내려고 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시원함과 나뭇잎들의 흔들림이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훌쩍이면서, 찬드라는 얼굴을 찡그렸다. "저리 가."
"오,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하잖아요."
아, 렌이었다. 최소한 카아가 다가와 그녀를 설득하려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찬드라는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행이 생겼기에 그렇게 훌쩍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흐느껴 울었다.
"저는 돕고 싶어요."
찬드라는 코 끝을 문질러 닦았다. "그래?"
"그래요.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말하던 것을 보고 있을 때는 참 이상하더군요. 저는 당신이 하는 말이 이치에 들어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뭇가지가 썩으면, 나무가 어떤 상황인지를 평가하기 전에 그 나뭇가지부터 잘라내야 하죠."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 일인지를 몰랐다. 이전까지는, 분노가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달랐다. 지금은 마치 땅속으로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렌이 말하고 있는 것이 진심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지원 같은 건 없을 거야."
"너무 그렇게 확신하지 마세요," 렌이 말했다. "우리에게는 7호체도 있죠—그리고 제 생각에는 테페리도 있을 것 같아요."
테페리라고? 하지만 아무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심지어 그가 아직 살아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혼란스럽군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의 표정은 혼란스러움인 것 같아요. 때로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표정만으로는 알기 어럽거든요."
"바로 맞췄어," 찬드라가 말했다. "좀더 자신을 가지는 게 좋을 거야. 우리에게 테페리가 있었다면
"그런 것 같아요," 렌이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7호체는 생각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다시 얽힘 속에 빠졌지만, 우리가 해걸할 수 없는 일은 아니에요. 저눈 우리가 이 곳에 있는 동안 그가 걸어내려간 꼬여 있는 길들을 연구했죠. 저는 그에게 닿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혼자서는 그 일을 할 수 없을 거에요."
"뭐, 너는 혼자가 아닐 거야," 찬드라가 말했다. 희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두려움 또한 사라지고 있었다. 테페리가 어디에 있든지 그녀가 그를 그곳으로부터 데리고 나올 수 있다면, 그들의 가능성은 상당히 향상될 터였다. "나와 7호체, 그리고 우리가 그곳에서 찾게 될 사람들이 너와 함께 할 거야."
하지만 렌은 7호체의 나무껍질에 손을 얹은 채로 시선을 돌렸다. "7호체는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해 주었죠—하지만 그는 이 일을 할 수 없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힘을 제게 빌려줄 수는 없죠. 그것은 불이어야만 하고, 그것은 세계수여야만 해요."
자야는 불을 다루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이 나를 다루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일이라고 항상 말해 왔다. 불을 안내하고, 불에게 제안하고, 불을 위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할 수는 있다—하지만 결국에 불은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불이 원하는 것은 시시각각 바뀐다. 무언가를 이룰 생각이라면, 그리고 친구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생각이라면 불과 대화를 나눠야만 했다. 그것은 나무를 상대하는 일과는 정반대였다.
찬드라도 니사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니사는 그녀에게 때때로 일어나는 격동적인 성장은, 즉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유형의 성장은 불과 같을 수 있다고 말해 주곤 했다. 처음에는, 찬드라는 그녀를 믿지 않았다. 불은 상처를 내고, 자연은 양육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 후 그녀는 젠디카르의 탁류가 어떠한지를 보았고 그제서야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때로, 그 둘은 똑같았다. 그녀는 자연이 자신을 놀라게 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니사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을 듣는 일을 좋아했다.
그녀는 니사가 그녀를 도와준 방식으로 렌을 도와주려 노력했지만, 가르치는 일은 듣는 일보다 훨씬 어려웠고, 렌의 불은 정상적인 불길이 아니었다. 그녀가 그곳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그녀가 가진 힘의 증거였다. 만약 그녀가 정말로 그 힘을 풀어놓을 작정이라면, 세계수야말로 그 힘을 다를 수 있는 유일한 것일 수도 있었다. "확실해?"
"확실해요," 그녀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틀렸어요—그 나무는 살아있어요. 여기에서도 그 나무의 노래가 들려요. 그건
찬드라는 작고 슬픈 미소를 지었다. "영웅이란 말이지? 나도 겁이 나—하지만 지금은 동료가 있으니 덜하네."
"당신도 7호체와 같은 친구를 찾는 게 좋아요," 렌이 말했다. "그러면 외로울 일이 없을 거에요."
그 친구가 사악한 적들로 가득 찬 차원에서 쓰러진 것이라면, 그녀는 정말로 외로워질 터였다.
찬드라의 미소는 더욱 슬퍼질 뿐이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감추려는 듯이 몸을 쭉 뻗었다. 그녀는 7호체의 나무껍질을 툭툭 쳤다. "나가자."
렌은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처럼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 순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그들은 메마른 나무의 그늘을 떠났다. 아무도 그들을 배웅하러 오지 않았다.
어쟀든, 그들이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공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누군가가 안전가옥을 지켜보고 있었고, 안전가옥 안에서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목적과 방향을 찾고 있었다. 빛이 장난을 치면 그들의 모습이 드러날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예민한 코라면 그들의 냄새를 알아차릴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이 모든 일은 마치 가사가 사라진 지 오래된 노래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계속해서, 그들은 기억해내려 노력했지만 단어들은 흩어질 뿐이었다. 오직 다가올 일에 대한 탄식이자 고통스러운 찬가의 멜로디만이 남아 있었다.
주시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보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다른 이들이 있었다. 주시자가 그들 중 한 명에게 물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이지? 우리는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이지?"
그에 대한 대답은 전쟁의 뿔나팔 소리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종말의 시작을 목격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