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안녕하세요, 스키플 선생님"

"오늘은 구술 발표 첫 날이구나. 오늘의 주제는 정부란다. 이름을 부르면 일어나서 앞으로 나오렴. 자기소개를 하고 자기 주제가 무엇인지를 말한 다음에 시작하려무나. 발표 방법, 내용 그리고 질문에 답변하는 능력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단다. 나머지는 청중으로써의 자세를 잘 지켜 주기를 바래요. 그럼, 시작하자. 마르티나?"

"안녕 얘들아. 난 마르티나야, 오늘은 카르타 사이언티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 바블로비아 역사에서 가장 오래 된 문서지. 카르타 사이언티아는 '과학 헌장'이라는 뜻이야. 가장 유명한 구절은 '우리는 우리 주변의 세계를 이해하기 전까진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야. 간단히 말해 과학이 엄청 중요하다는 이야기지. 엄청, 진짜 엄청 중요하다고. 그래서 모든 유형의 과학에 전부 정부가 필요하다는 규칙이 써 있어.

"내 생각엔 기본적인 과학, 그러니까 생물학, 화학, 물리학과 같은 과목별로 정부가 필요하다는 개념인 것 같아. 아쉽게도 이걸 쓴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은 잘 이해하지 못했던 모양이야. 사람들로 하여금 과학을 세상을 보는 도구로 인식시키는 대신, 사람을 조종하는 도구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그래서 지금 우리에겐 다섯 개의 본조 정부가 있고, 각 정부는 알면 알 수록 이상한 것들 뿐인 데다가, 마치 광기 어린 과학이 미덕인 것인 양 받아들이고 있지."

"마르티나, 과제는 사실을 전달하는 거지 편집하는 게 아니란다."

"진짜요? 그럼 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어요? 정해진 거짓말만 따라 배우고 우리 세대한테 떠먹여 주는 과학만 배우라고요?"

"사실만 말해 줄 수는 없겠니?"

"사실을 원하세요? 좋아요. 카르타 사이언티아는 바블로비아를 새롭고 최근의것에만 집착하는 세계로 바꾸어 버린 중요한 문서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기계나 동물로 바꿔 버리거나, 이웃을 염탐 또는 협박하거나, 아니면 이웃을 그냥 날려버리고 싶나요? 잘 됐네요, 그런 정부가 있답니다. 그리고 그게 맞는 일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여려분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 줄 새로운 장난감들이 있답니다."

"마르티나, 카르타 사이언티아의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아, 그건 모든 걸 바꿔 놨죠. 안 좋은 쪽으로 말이에요! 발표 끝!"

"아니 마르티나, 그러면... 그래, 알았다. 다음 발표자로 넘어가자. 애나벨?"

"안녕, 난 애나벨이고 정부의 구조, 그 중에서도 메타 정부에 대해 기술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해. 바블로비아는 현재 5두 정치로 알려져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5두 정치는 다섯 개의 서로 다른 단체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그룹을 형성해 지도자나 정부를 가지고 있지. 바블로비아를 이루는 다섯 개의 단체는 위젯 결사단, S.N.E.A.K. 요원, 사악한 파멸회, 고블린 폭발술자들, 교차교배 연구소야. 흥미롭게도, 각 단체는 각기 다른 정부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위젯 결사단은 기술주의, 혹은 기술에 의해 지배되는 정부야. 이들의 지도자는 그랜드 캘큐트론인데, 절대적인 권력으로 결사단을 통치하는 기계야. 결사단을 어떻게 운영하는 지에 대한 모든 결정은 그랜트 캘큐트론이 해. 결사단의 헌법에 따르면, 인간, 기계 또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기술이 자기 스스로를 드러내면, 그 즉시 지도자로 선출된다고 해. 어떤 인간이나 사물도 아직 위젯 결사단에서 그랜드 캘큐트론의 지위에 도전한 적은 없어.

"S.N.E.A.K. 요원은 절도주의, 즉 도둑에 의해 지배되는 정부야. 이들의 지난 주 부터의 지도자 피비는 황금 잣대를 지닌 자가 지도자가 된다는 이들의 헌법에 의거해 스스로 S.N.E.A.K.의 지도자 자리에 올랐어.. 이로 인해 정부 지도자가 수시로 바뀌는데, 작년엔 열 여섯번이나 바뀌었지만 실제로 지도자는 세 명 뿐이었어. 대부분의 변화는 X라고만 알려진 배후의 인물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각기 다른 세력에게 돈을 받으면서 황금 잣대를 훔치고 있지.

X
X | 일러스트: Dmitry Burmak

"사악한 파멸회는 과두주위로, 소수의 사람들이 지배하는 정부를 이루고 있어. 현재 파멸회를 이끄는 집단은 악의 군단이라는 도당이야. 이 도당의 멤버는 본 카운트 백작, 빅 아이디어, 그루실라, 마리 오킬 이야. 악의 군단은 수 년 간 그 구성원이 눈에 띄게 바뀌었어. 지배하는 도당 그 자체도 파멸회의 역사에 따라 수없이 바뀌어 왔지. 악의 군단 전에는 비열한 사회가 지배했어. 비열한 사회 전에는 잔혹함의 무리였고 잔혹함의 무리 전에는 악의의 사람들이었어.

"고블린 폭발술자들은 사실상 정부가 없어—최소한 고블린이 아닌 사람들이 정부라고 이해할 만한 건 없어. 일부분은 힘으로 지배하는 강자주의이고, 일부분은 바보가 지배하는 극악주의면서, 일부는 민주주의지. 가끔은, 한 고블린들이 용감히 뭔가 하면 나머지가 따르는 식이야. 아닐 땐, 정말로 투표를 해서 정해. 고블린들은 망치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보통은 망치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어 보이는 쪽이 투표에서 승리해. 현재의 고블린 우두머리는—그를 지도자라고 부르기엔 뭐하지만—올 버즈바크라는 이름이야. 매우 파괴적이고 폭발술자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지.

"교차교배 연구소는 천재주의야, 지성이 지배하는 정부지. 학교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 보다 똑똑한 사람이 교사이자 지도자처럼 행동해. 현재 교차교배 연구소의 수장은 줄리우스 점블모프 박사야. 그는 처음으로 유전자 접합 기술을 완성한 과학자들 중에 한 명으로, 그 기술 덕분에 교차교배 연구소가 분리되어 나와 자체적인 정부를 수립하게 되었지. 보통 이 사람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야.

"바블로비안 법에 따르면, 법 체계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이 다섯 세력의 동의를 받아야 해. 오랫동안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 마지막으로 기록에 남은 건 잔혹함의 무리가 이끌던 사악한 파멸회가 날씨 기계로 다른 세력들을 협박한 사건이야. 꽤 오래 전 일인데, 해당 사건의 기록은 사라졌어. S.N.E.A.K. 요원 쪽에서 훔쳐간 거라고 추정하고 있지. 리더 격인 통치 주체가 없기 때문에, 각 정부들은 자신들이 지배하고 있는 영역에서 독재를 하고 있고, 지역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

"정부 구조에 대한 내 발표는 여기까지야."

"잘 했다, 애나벨 몇 가지 질문을 하마. 이런 정보는 어디서 알아낸 거니?"

"위젯 결사단에 엄청나게 큰 도서관이 있어요."

"거기서 이런 단어들을 다 배운 거니?"

"네, 맞아요."

"넌 다섯 정부 중에 어느 곳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니?"

"위젯 결사단이요"

"어느 정부의 사람들이 가장 자유롭다고 생각하니?"

"고블린 폭발술자들이요"

"네가 정부에서 일한다면, 어느 정부에서 일하고 싶니?"

"사악한 파멸회요"

"그래? 어쨰서니?"

"도당의 일원이 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그렇구나, 고맙다 애나벨."

"카림, 네가 다음이란다."

"내 이름은 카림이고, 너희에게 해 줄 이야기가 있어. 위젯 결사단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야. 이 조직은 54년 전에 캘빈 그랜더슨이란 사람에 의해 설립됐어. 지금은 굉장한 사람이지. 캘빈은 휴가 중이었는데 너무나도 토스트가 먹고 싶었어, 토스트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이지. 아쉽게도 숙소에 빵이 있긴 했지만, 토스터가 없었어. 바블로비아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캘빈도 발명가였고,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서 휴가를 갈 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토스터를 만들었어.

"다음 휴가 때, 캘빈은 자기가 만든 휴대용 토스터를 가져갔지만 중간에 다른 장소인 포트 기즈모에 하루 동안 가야만 했어—아직 안 가봤다면 멋진 곳이야—그리고 거기에 있는 동안엔 토스트가 필요 없겠다고 생각해서 토스터를 놓고 갔어. 하지만 이건 나중에 큰 실수로 밝혀지지. 잠들기 직전에 너무 토스트가 먹고 싶어진 거야. 누군들 안 그러겠어? 오랫동안 고민하던 캘빈은 상식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게 돼. 자기 왼손을 토스터로 바꿔 버린 거야. 캘빈은 오른손잡이였기 때문에 왼손을 거의 쓰지 않았어. 그래서 왼손을 토스터로 바꾸면 휴가 중에 언제든지 토스트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거지.

"토스터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캘빈은 오른쪽 허벅지에 냉장고 유닛을 달았어.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 먹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야—당연한 이유지—이렇게 해서 캘빈은 항상 잘 보관된 버터를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됐어. 그리고 그 다음에는 오른손 검자를 버터 바르는 칼로 바꿨지.

"캘빈의 이런 행동이 주변에 알려지자,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어. 버터 바른 토스트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다른 사람들은 자기들도 업그레이드를 시작했지. 손, 팔, 다리, 몸통—가능한 모든 부위를 기능적으로 업그레이드했지. 우리 반에도 결사단원들이 많으니,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잘 알거야. 이러한 유행은 하나의 운동으로 변했고, 캘빈은 이 기술적이고 철학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어. 그는 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인 수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기관으로써 위젯 결사단을 만들었지.

"결사단을 위해, 캘빈은 수 년에 걸쳐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했어. 몸을 완전히 바꿨지—토스터, 냉장고, 버터칼은 물론 남겨두고—단체를 운영하기 위한 연산 유닛들이 들어가게 됐어. 그가 몸의 90%를 교체했을 때, 그는 이제 그의 이름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어. 캘빈 그랜더슨이 캘큐트론 그랜더슨이 되었고 나중엔 그랜드 캘큐트론이 된 거지. 그는 54년 간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어. 이제 사실상 기계가 된 그 사람은, 오늘날에도 원하는 때에 토스트를 먹을 수 있어"

"고맙다, 카림. 흥미롭구나.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위젯 결사단에 가입했다고 생각하니? 토스트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

"사람들을 돕고 싶었던 것 같아요. 캘빈이 자기 자신을 캘큐트론으로 바꾼 것 처럼 말이에요. 결사단원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을 열심히 돕는답니다."

"왜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얘기하지 않았니?"

"아빠가 토스트 얘기가 더 재밌대요."

"그래, 고맙구나, 카림. 이제 앉으렴. 다음은 화니타구나."

"안녕 얘들아. 내 이름은 화니타고 오늘 S.N.E.A.K. 요원에 대해 이야기할 거야. 이들은 비밀 스파이 조직이고 하는 일은 . . . 뭐, 아무도 모르지."

"비밀이라 모른다는 거니?"

"아니, 아니, 아니에요. 전 이 발표를 위해 요원들을 서른네 명 만났어요. 아무도 모르더라구요. 이 얘기를 할 때마다, 이들은 누군가가 S.N.E.A.K. 요원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 적이 있냐고 물었어요.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는 건 좀 이상했어요."

"아마도 비밀이라 너한테 말해주지 않았나 보구나."

"그들은 비밀을 지키는 데에 소질이 없어요. 그사람들 비밀 기지에 '비밀 기지'라고 써 있는 간판이 달려 있어서 찾았거든요."

"그럼 네가 찾은 걸 말해 주지 그러니."

"S.N.A.E.K. 요원은 일거리 공유 게시판에서 시작됐어요. 사람들이 해야 되는 일을 게시판에 붙이면 누군가 돈이 필요한 사람이 처리하는 거였죠. 여긴 바블로니아니까, 사람들이 그런 이들이 더 일을 쉽게 하도록 돕기 위한 장비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임무를 처리하기 위해 받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장비에 투자하고 있었던 거죠. 이로 인해 사람들이 장비를 사려고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죠. 사람들이 게시판의 다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점점 더 광기에 휩싸인 의뢰가 게시판에 넘쳐났고, 게시판은 어느샌가 조직적인 범죄의 중심이 되었어요."

S.N.E.A.K. Dispatcher
S.N.E.A.K. Dispatcher | 일러스트: John Thacker

"화니타, 의뢰 게시판의 존재는 어떻게 알았니?"

"아직도 있거든요. 이들이 비밀 기지라고 부르는 곳에 있어요. 제가 봤어요. 놀라우면서도 좀 실망스러웠어요. 가격만 맞으면 어떤 일을 의뢰해도 누군가는 해 줄 거에요. 진짜 뭐든지요."

"그게 그들의 목적일지도 모르겠구나."

"아뇨, 게시판은 그냥 취미 같이 보였어요. 제가 알아낸 바로는, S.N.E.A.K. 요원의 가장 흔한 활동은 서로를 감시하는 거였어요. 이 사람들은 피해망상이 심하고 스파이 용품에 대해 엄청나게 집착하고 있어요. 그들은 서로를 더 잘 감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뭔가를 발명하고 있지요.

"그래서, S.N.E.A.K. 요원이 원하는 게 있니?"

"멋진 신식 장비나 최신 비밀 말고는 없는 것 같았어요. 제가 인터뷰한 사람들의 1순위 목적은 모두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를 알아내는 거였어요. 그 중 절반 정도는 정부 그 자체가 다른 세력 중 하나가 하고 있는 정교한 농담이 아닌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우리가 알아야 할 만한 게 또 있니?"

"제 생각엔 그들 중 일부가 지금도 우리를 염탐하고 있어요. 제가 정말로 학생이라는 걸 안 믿었거든요. 지금 듣고 계신 분들, 보세요, 저 진짜로 학생이에요."

"그래, 고맙다, 화니타."

"해롤드, 다음은 네 차례란다."

"내 이름은 해롤드고, 내 과제는 사악한 파멸회에 관한 거야. S.N.E.A.K. 요원이랑은 다르게, 이들의 목표는 매우 분명해—세계정복이지. 딴 딴 딴!"

"어떻게 그렇게 할 계획인 거니?"

"그게 현재 파멸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장 큰 주제에요. 누구는 모두를 죽여버리자고 하고, 누구는 노예로 삼자고 하고, 누구는 겁을 주고 싶어 하고, 누구는 최면을 걸고 싶어 하고, 누구는 신기술에 의존하게 하자고 하죠. 파멸회에 속해 있는 사람 만큼이나 많은 계획이 있어요."

"파멸회는 어떻게 생겨나게 된 거지?"

"흥미롭게도, 파멸회는 처음에는 슈퍼악당을 지원하는 모임으로 시작되었어요. 모노로그 대령이라는 사람이 도시의 상수도에 독을 풀려고 했지만, 의도치 않게 독이랑 불소를 바꿔치면서 사람들의 치아를 건강하게 해 줬지요. 모노로그는 낙담했고, 그는 동료 악당들을 모아 그들의 다양한 불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의외로 슈퍼 악당들은 일반 시민들보다 실패 비율이 훨씬 더 높았죠. 이 지원 모임에 대한 소식이 자라났고, 이곳은 슈퍼악당의 성지가 되었어요.

"모임은 점점 커져서 다양한 분야의 하위 조직이 생겼지요—은행 문제, 종말의 날 기계 고장, 비밀 기지 사고 같은거 말이에요. 하위 모임 중 하나인 엉성한 함정 설치 모임이 악의의 사람들이 되었고, 이 모임을 공식 단체로 만드는 첫 번째 절차를 시작했어요."

"현재 파멸회의 임무는 뭐지?"

"대체로는 슈퍼악당 자격을 관리하고 있어요. 사람들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협박하던가, 착한 사람을 납치하거나, 정교한 테마가 있는 강도질을 연속으로 저지르거나 하려면 리그를 거쳐야 하는 거죠. 그렇지만, 슈퍼 악당을 위한 도구도 많이 있어요. 부하 고용 서비스도 시작했고, 기계 부품 공동 구매도 있고, 도시 전체에 걸친 수요가 서로 충돌하지 않게 일정 관리도 하고 있어요."

"파멸회에 대해 배우면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뭐였니?"

"아주 훌륭한 인턴쉽 아웃리치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번 여름엔 저도 말리볼런스 박사의 냉동 광선을 만드는 걸 도와 볼 생각이에요."

"고맙구나 해롤드. 많은 걸 알 수 있었단다."

"괜찮아요. 재미있는 과제였어요. 파멸회가 얼마나 멋진지 전에는 몰랐으니까요."

"밍나 네 차례구나."

"안녕, 난 고블린 폭발술자들에 대해 발표할거야. 어, 내 이름은 밍나야, 당연하지만."

"괜찮단다, 밍나. 긴장하지 말렴. 그냥 고블린 폭발술자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된단다."

"모든 건 수년 전에 스팀플로거 공업과 함께 시작되었어. 그 당시엔, 그냥 제철 공장이었지. 강철을 만들고 주조하고 가공하는—아주 평범한 곳이었지. 바블로비아의 특성 상, 강철에 대한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매우 바빴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은 안전 장치를 줄였고 매상은 올랐지. 이로 인해 공장의 악명이 높아졌고, 직원을 구하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했어. 이 때 토르나 그래블러라는 공장 여사장이 급진적인 생각을 하게 되지.

"토르나는 고블린들과 이야기하러 산으로 올라갔어. 당시에는 고블린들은 산에만 살았지. 토르나는 고블린 종족 하나를 전부 모은 다음, 이들이 번쩍이는 물건을 좋아하길 바라면서 다양한 신기술을 보여줬어. 계획은 성공이었지만, 그녀가 예상한 대로는 아니었어. 고블린들이 홀린 물건은 그녀가 물건들을 조립하기 위해 가져간 것이었어—망치 말이야. 고블린들은 전에 망치를 본 적이 없었고, 이내 홀딱 반해 버렸지. 토르나는 공장에 망치가 많이 있고 다른 흥미로운 기술도 많이 있다고 하면서, 고블린들이 그것들을 다 다뤄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 고블린 부족 전체가 공장에 와서 일하는 걸 택했지.

"처음엔 모든 게 완벽하게 돌아갔지. 고블린들은 새 일자리를 받아들이고 망치와 고철로 일하는 걸 즐기면서 토르나가 다른 직원들에게 주던 임금보다 적게 받았지. 그러나 곧 고블린의 습성이 드러났어. 실험을 시작한거지. 실험은 종종 재앙으로 이어졌지만, 새로운 대담한 발견을 하기도 했지. 많은 고블린이 죽었지만, 왕성한 번식을 통해 그들의 수는 실제로는 늘어났어."

"공장에서 고블린들을 몰아내려는 정치적 시도가 있었고, 그래서 토르나는 이들의 실험을 이용해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었지. 그녀는 고블린들이 이름을 고르게 했고 결론적으로 고블린 폭발술자들이 된 거야. 자신만의 세력을 가지고 나서 고블린들은 이전보다 더 자유롭게 실험을 하게 됐지.

"고블린의 수가 많아지면서 실험의 위험성도 커지게 되자, 고블린이 아닌 직원은 전부 그만두게 됐어. 관리직도 마찬가지였지. 고블린들이 점점 그 자리를 차지했어. 최종적으로는, 토르나도 포기하게 됐지. 고블린들이 스팀플로거 공업을 장악한거야. 그때부터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지. 고블린들이 철만 생산하는 대신 보다 복잡한 장치를 만들기 시작했어."

"스팀플로거 공업은 지금 뭘 만들지?"

"아무도 정확히는 몰라요. 고블린들은 판매엔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만 가지고 짐작해야 하죠. 수 년 전에 어쩌다 마을에 내려온 스팀플로거 대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여러 가지 추측만 나돌고 있어요."

"넌 그들이 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저도 몰라요. 어쩌면 진짜, 진짜 큰 망치일지도요."

"고맙구나, 밍나. 잘 했다. 나디마, 네 차례야."

"안녕 여러분! 난 나디마고, 내 주제는 교차교배 연구소야. 이 이야기는 28년 전에 한 대학교의 연구실에서 시작돼. 줄리우스 제임슨 박사, 루이자 로드리게즈 박사, 하나 타나카 박사는 암 치료법을 연구하는 중이었어. 그들은 대학에서 서로를 만났고 해당 분야의 선구자들이라고 여겨졌지. 이들의 연구는 남부 지역에 사는 어떤 이구아나가 특정 세포 변이에 면역을 가졌다는 걸 밝혀냈어. 그들의 목표는 이 면역 체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에게 이식하는 것이었지. 그 대신, 실험 대상에게 꼬리가 자라났어.

"로드리게즈 박사와 타나카 박사는 이걸 실패로 보았지만, 제임슨 박사는 굉장한 걸 찾았다고 생각했어. 이들의 기술로 동물의 요소를 사람한테 심을 수 있게 된거지. 제임슨 박사의 동료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했지만 박사는 인류를 재구성할 수 있는 발견을 했다는 걸 깨달았어—심지어 인류에 그치지 않고, 모든 종을 말이야. 과학이 개인에게 뭐든 원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준다면 어떨 거라고 생각해?

Clever Combo
Clever Combo | 일러스트: Kev Walker

"자신의 주장을 보여주기 위해서, 제임슨 박사는 날개를 다는 수술을 받아. 그는 항상 하늘을 날고 싶었고 이제 자기 자신이 그걸 직접 보여주기로 한 거지. 시술 과정은 대학교 학생들에게 공개되었고, 그 인기는 엄청났어. 동물을 고르면 그 동물이 될 수 있다. 하나만 고를 필요도 없다. 일부는 거북이, 일부는 재규어가 되고 싶다면 그래도 된다.

"대학교는 이런 새로운 삶의 방식의 중심이 되었고 바블로비아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여기에 동참했지. 동물들은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있었고 동물의 요소를 갖고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에서 살게 되었지. 제임슨 박사는 수많은 시술을 걸쳐 여러가지 동물 요소들을 더해 갔어. 공룡의 DNA를 추가하고 나서, 그는 자기 이름을 줄리우스 점블모프 박사로 개명했지."

"교차교배 연구소는 정확히 뭘 하니?"

"그들은 두 가지 서약을 했어요 첫째로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바꿔줄 것, 그리고 둘째는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제공할 것."

"그게 어쩌다 자신만의 정부를 갖게 된 거지?"

"이런 변화를 불법으로 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점블모프 박사는 몇몇 정치인들의 진짜 모습을 찾아주면서 이들을 설득했죠."

"교차교배 연구소를 연구하면서 뭘 배웠지?"

"저의 진짜 모습은 반은 오소리고 반은 몽구스일 지도 모른다는 거요."

"흥미롭구나. 고맙다, 나디마.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

"저는요?"

"스튜어트, 미안하구나. 실수로 너는 다음 주에 넣어 놨구나. 앞으로 나오렴."

"안녕, 난 스튜어트고 내 주제는 다람쥐야."

"네가 받은 주제는 그게 아닌데."

"받은 주제만 하기엔 삶은 너무 짧아요."

"숙제는 그렇게 하는 게... 그래? 알겠다. 다람쥐에 대해 얘기해 보렴."

"바블로비아는 과학을 사랑하지. 정말, 정말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이 사랑의 영향에 대해 말하지는 않아. 그래서 내가 다람쥐를 택한 거야."

"그러니까 . . . 아니다, 계속 하렴."

"과학의 주춧돌 중 하나는 실험이야. 실험을 하려면, 대상이 필요하지. 수 년 간, 과학 실험에는 흰 쥐가 쓰였어. 완벽한 선택이었지. 쥐들은 다양한 변수에 잘 반응하고, 기르기도 쉽고 흔했으니까. 여러 해가 지나면서, 바블로비아는 점점 더 과학에 집중했고, 실험도 점점 더 많이 하게 됐어. 흰 쥐가 더 많이 필요해진 거지.

"그러다 보니 흰 쥐의 번식 속도보다 실험이 생겨나는 속도가 빨라졌어. 아무도 너무 늦기 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 과학계가 흰 쥐의 멸종이 다가왔다는 걸 알았을 땐, 그걸 멈추기엔 정말로 너무 늦어 있었어. 파멸회가 쥐들의 복제를 시도했지만, 우리는 그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다들 알지. 결국, 마지막 흰 쥐는 13년 전에 죽었어.

"처음엔 누구도 뭘 어째야 할 지 몰랐지만, 교차교배 연구소가 흥미로운 답을 내놨어. 필요한 요소를 갖춘 가장 가까운 동물은 바로 다람쥐였던 거야. 다람쥐도 흰 쥐처럼 멸종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에, 이를 위해 다람쥐를 더 튼튼하고, 강하고, 빠르게 번식하는 종으로 만드는 작업이 있었어. DNA도 조작해서 가장 적합한 실험체로 만들었지."

"스튜어트, 흥미롭긴 한데, 이게 정부랑 무슨 관계가 있지? 오늘은 바블로비아 정부를 공부하는 날이란다."

"다람쥐의 DNA 조작이 다람쥐가 단순한 실험체의 수준을 뛰어 넘게 했다는 많은 논의가 있었어요. 거의 영장류에 가까운 수준까지 진화시켰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죠."

"그래서 그게 정부와 무슨 관계가 있지?"

"전 다섯 단체가 비밀리에 다람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말을 다 들어 주기엔 내 월급이 너무 적구나. 스튜어트, 흥미로운 생각을 알려 줘 고맙구나 . . . 어, 그러니까 다람쥐 말이야."

"잠시만요, 아직 안 끝났어요. 제 주장에 대한 근거가 있어요. 뭐, 정확히 증거는 아니고 추측이지만, 바블로비아가 운영되는 방식에 대한 거라면 이야기할 가치가 있어요."

"아쉽지만, 스튜어트, 오늘 수업이 끝날 시간이구나. 발표한 친구들 모두 잘 했다. 모두 흥미로웠단다. 월요일엔 다양한 도시에 대해 이야기할 테니, 발표자들은 준비해서 오려무나. 다들 수고했다. 수업 끝!"